이이화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 한국사 1 -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 초기까지
이이화 지음 / 파란하늘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이이화 선생님의 [한국사 이야기 22권]에 대하여는 귀동냥으로 들은 바가 많지만 사실 직접 만나 읽어보지는 않던 차였다. 적지 않은 분량에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다 아는 역사 이야기를 무에 그리 디립다 팔것인가라는 나름대로의 깜냥이 있었던 게다. 그러던중 이번에 이 책 [이야기 한국사 1,2]를 만났다. 사전지식 없이 책을 만나는 경우가 많은 나는 이번에 1,2로 나온 책이라 시리즈로 이어져 나올 것이라 지레짐작하면서 책을 펼쳤다. 하지만 이 책은 딱 2권의 단촐한 내용으로 우리 겨레의 5000년 역사, 아니 70만년전 이야기부터 1987년 민주화 항쟁까지를 모두, 잘, 아우르고 있다. 
 
  언뜻 생각하면 2권의 책에 겨레의 모든 역사가 담겨있다면 수박 겉핥기처럼 제목만 또는 연표만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오해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 책에는 그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다른 기술법을 사용하였다. 정확한 전문용어는 모르겠지만 1권에서 서술되는 선사,역사가 70만년전부터 1550년경까지로, 2권에서는 1550년 이후부터 1987년까지로 기간에따른 서술이 아니라 사안에 따른 역사 서술의 집중을 달리 하였다. 그러다보니 근세 이후의 주요한 사항들은 거의 이야기되고 있는 셈이다. 핵심을 짚어가면서 시간을 빠르게 지나가는 방식이라 읽기에도 부담이 없지만 중요한 부분만 압축하여 볼 수 있게 한다. 프로야구 경기를 다시 볼 때에 만나는 하이라이트식이라고나 할까? 지나온 역사를 어찌 하이라이트식으로 바라볼 수 있으랴만 개인에게도 같은 1년이라도 길고 짧게 느껴지는 시간이 있듯이 역사도 그러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다면 이런 서술방식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제2부 남북국시대가 열리다 / 제3부 북쪽으로 향한 굳은 의지 / 제4부 외세의 간섭과 자주정신이 맞서다 (이상 "1권"에서) // 제6부 왕조의 모순과 자기반성이 일어나다 / 제7부 민중의 저항이 불붙다 / 제8부 망해 가는 나라와 항쟁의 불길 (이상" 2권"에서)
 
 시대구분을 해놓은 10부의 제목만 대충 훑어보아도 지은이가 어떤 관점에서 우리 역사를 서술하고 있는지 알 수 있듯이 기존의 왕조중심의 역사서가 아닌 민중, 백성들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춘 살아있는 역사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이다. 그래서 제목도 그냥 한국사,어쩌구저쩌구 한국사가 아닌 [이야기 한국사]인 것이다. 거친 세월을 겪어오신 할아버지가 무릎아래에 손주들과 막내 아들을 앉혀두고 들려주듯이 이야기되는 우리네 선조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때로는 가슴아프고 부끄러운 역사도 있고 불의에 항거하며 일어난 뿌듯한 백성들의 이야기도 있다.  
 
  책 속에는 이야기가 전개되는도중 모자라는 부분을 보충하고자 {조금 더 생각해 보아요}라는 별도의 쪽이야기가 곳곳에 등장하여 우리의 궁금증을 풀어주며 더 깊은 이야기로 우리를 끌어당긴다. 또한 오른쪽 왼쪽 가릴 것 없이 이야기에 필요하면 등장하는 갖가지 사진과 유물,유품, 지도는 읽는 이들에게 이보다 더 상세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 하는 듯 하다. 마치 교과서에 참고서에 문제집까지 핵심을 한 권에 축약한 느낌이 든다면 적당한 표현일까? 읽는 내내 떠오른 생각은 이 책을 우리 청소년뿐만이 아니라 해외에 우리 역사를 소개하는 교재로 번안된다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1차적으로 교포3세들을 대상으로 이 책이 번안, 공급되어 유용도를 확인해보면 좋을 것이다. 적당한 분량으로 우리 겨레의 역사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책은 많치 않을 것이기에 이 책을 교재로 강의/수업을 한다면 한학기로 중요한 우리 역사에 대한 궁금증을 많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신생출판사인 것 같아 엄두를 내기가 어렵겠지만 분책?분철?하여 외국의 초중등 역사교재로 공급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은 책의 활용이 아닐까한다. 물론 우리네 역사교재로는 더 말할 나위가 없고.  참, 각 부의 앞에 요약된 연표만 따로 복사하여 10장으로 만나보아도 주요 史實을 얼추 아우른다. 시험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전체적으로 한 시대를 조감할 수 있어 이 연표가 더욱 맘에 든다. 연도만 외우는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각 부의 도입부에 등장하는 『한국사 연표』와 곳곳에 나타나는 각종 지도만으로도 훌륭한 역사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참으로 잘 만든 훌륭한 책이라는 감탄이 절로 난다.
 
 하지만 재미있게 읽어나가는 중에 옥에 티가 몇가지 보이는데 그것은 {조금 더 생각해 보아요}의 서술 방식에 관한 것이다. "1,2권" 합쳐 50여편 이상 등장하는 - 직접 세보지는 않았음^^-  이 쪽지글은 '~하였습니다'라는 존칭을 써서 여러 사람에게 직접 이야기 하듯이 기술되어 있다. 그런데  몇몇 꼭지는 '~ 했다'체로 서술되어 있어 서술의 일관성이 흐트러져 있다. 아래 그 꼭지들의 목록이다.
 
 서희장군과 소손녕의 담판(72) , 경국대전(130) , 소수서원(144) (이상 "1권"에서) / 소현세자(28), 일성록(30), 통공정책(36), 격문의 내용(88), 한국전쟁으로 인한 피해~ (194) (이상 "2권"에서)
 
 특히 이 가운데 몇 꼭지는 '~습니다'로 이야기를 끌어가다가 난데없이 '~ 했다'로 마무리가 되어 읽는이를 당황하게 하는데 이는 새로운 판의 출간시 반드시 바뀌어야 할 부분이다. 그리고 이왕 손을 대어 바꾼다면 이 꼭지들의 색인을 각 권 끝에 덧붙이면 더 친절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이 편집상의 오류만 제외하면 이 책, 정말 괜찮은 책이다. 겨레의 선사+역사를 간단하면서도 핵심적으로 정리하고플 때 우리가 한 번씩 들여다 보아도 지나온 역사에 대하여 정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상식정리용으로도 좋다. "1권의 우리 역사책을 본다면 이 책을 만나보시라"고 감히 강추! 하는 바이다.
 

2008. 6. 15. 늦은 밤, 서술만으로도 달라지는 우리 역사,

                      역사는 발전한다!
 
들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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