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란 것은 그 시대의 산물이라고 하지요. 이를테면 어느 고을에 행실이 고약한 계모가 어머니를 여읜 어린 자식을 구박하여 죽게 한 일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직접 보았거나 전해들은 누군가가 정성껏 곰삭여 새로운 이야기로 만듭니다. 이때 이 이야기 속에 그 시대의 풍경이 자연스레 담기게 된답니다. ('머리말'에서)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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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뿔사, 이 이야기를 내가 처음 만나는 것인가? 당연히 잘알고 있는 옛이야기인줄 알았는데 도대체 뭘 알고 있었다는건지…. 스스로를 돌아보며 부끄러워지는 책읽는 시간이었다. 우리 전래동화이고 늘상 들어왓던 이야기라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로 전개되는줄 알았었는데..원본(?)에 가깝게 장 정리한 이야기를 만나니 새로운 사실들을 만나게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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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화와 홍련이 죽음에 이르는 안타까운 장면, 미리 천벌을 받는 이복동생 장쇠의 모습, 그리고 다시 그 못난 아버지의 딸로 환생하고야 마는 딸들의 지극한 효심…다 처음 만나는 이야기들이다. 그런데도 나는 이 이야기를 대충 다 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으니…배우고 또 익히는 시간들이 아직도 많이 필요함을 새삼 깨닫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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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이야기를 들려주듣 자세히 묘사되는 장면장면과 그에 맞춘 그림의 전통스러움!이 잘 어울려 책을 읽으면 '우리 이야기를 만나고 있구나!'하고 편안한 맘으로 보게된다. 이야기는 장화와 홍련의 죽음으로 가슴 아픈 사연이 되지만 끝끝내 복수하고 환생하고 있으니 해피엔딩+권선징악 이라 할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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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엮은이도 언급하였듯이 그 시대의 한계을 반영하는 내용들이 곳곳에 눈에 띄니 어쩔 수 없는 시대상황이리라. 딸을 말한마디, 흐릿한 증거 하나로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못난 아비는 아무런 형벌도 받지 않는다. 그것도 원혼이 된 딸의 간곡한 부탁으로…. 참으로 못난 아비고 못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그러고도 딸의 사랑을 바라는 아비의 마음이 이런 이야기를 태어나게 하였으리라....나중에 비록 마음의 고통을 통한 형벌을 받았다고 하지만 그것으로 면죄부를 얻을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책에 전개되는 모든 이야기의 뿌리는 아버지인 '배 좌수'의 '못남'에 있지 않는가. 일개 아녀자인 계모의 잘못보다는 아버지의 잘못이 더 큰 것을.. 잘못을 알 수 있고, 개선할 수 있음에도 모르고 넘어가는 것이 더욱 큰 잘못임을 이 책을 통하여 아이들이 깨닫도록 해야하는데 아쉽게도 이야기 속에는 그런 구절이 등장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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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상황에 맞추어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를 지금의 우리 현실에 맞추어 다시 해석하고 전달하려는 노력이 있었다면 더욱 재미나고 알찬 "찾아 읽는 우리 옛이야기"가 되지 않았을까? 단지 할머니들이 들려주시는 이야기 그대로가 아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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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4. 15. 새벽, 새근새근 자고있는 딸아이를 바라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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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풀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