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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으로도 모자랄 여자이야기 - 흙으로 빚은 자서전 1
유동영 외 지음 / 디새집(열림원)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1980년대 초반에 등장한 책 가운데서 민중자서전 시리즈가 있었다. 민중자서전의 주인공이 된 사람들 가운데에는 종부도 있었고, 광대나 목수, 혹은 무녀도 있었다. 그 시리즈의 가치는, 그 동안 제도권하에서 소외되었던 계층들에 주목해 그들의 삶을 살피고 나아가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의 연결 고리를 찾아주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그 작업은 1990년대 초반에 이르러 거의 중단되었던 듯하다.
한동안 계간지 디새집에 연재되었던 책한권으로도 모자랄 여자 이야기를 엮은 이 책은 민중자서전과 거의 같은 포맷, 비슷한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이전의 민중자서전이 그 주인공 되는 이들의 삶과 더불어 당대의 문화와 삶, 생활을 소소하게 담아 정리했다면, 책한권으로도 모자랄 여자 이야기는, 여성으로의 삶과 흐름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민중자서전 시리즈에 대해 향수를 느끼는 독자들은 이 책을 보면서 선뜻 호기심을 감출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 읽었던 삶의 면면과 지혜, 보편적인 흐름과 혹은 생활양식의 차이를 읽어내기에는 어쩐지 부족한 면이 있다. 여성의 삶을, 한 개인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을 뿐이라고 강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그저 그들의 한많은 삶을 조용히 들여다 보는 것만이 아니지 않은가. 우리는 그들의 삶과 더불어 생활과 지혜, 보다 구체적인 면면까지도 함께 읽고 싶으니 말이다. 그런 바람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동안 '여성'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발품을 팔았을 저자들의 노력에는 더없이 큰 박수를 보낸다. 분명 쉽지 않은 일이었을 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