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 Free - 자기를 찾아 떠나는 젊음의 세계방랑기
다카하시 아유무 글, 사진, 차수연 옮김 / 동아시아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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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살면서, 사람들은 다양한 것을 꿈꾼다. 근사한 사랑이나 즐거운 만남, 그리고 때로는 대박의 꿈을 이뤄줄 복권, 맛있는 음식과 좋은 집까지도. 그런 우리들이 공통적으로 꿈꾸는 것이 있으니, 마음을 풍요롭게 해줄 여행이다. 일상에서의 탈출, 그리고 새로운 도전과 만남이 공존하는 순간, 우리는 저마다 그런 여행을 꿈꾼다.

이 책은 한 일본 젊은이가 여행 속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 다시 보게 된 자신에 대한 짧은 단상을 사진과 함께 엮은 것이다. 여행 중에 만난 순진무구한 어린이들의 표정은 흑백 사진 속에 미소와 함께 녹아 있고, 새로이 접한 문화와 각국 사람들의 삶 역시 그의 글과 함께 빛난다.

여행을 떠난 순간, 우리는 어디에서든 이방인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떤 공간, 어떤 시간 속에서도 늘 타자의 입장에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을 뿐이다. 그 속에서 어쩌면 자신 마저도 객관적으로 보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에서는 일상을 벗어나, 길고 긴 여행을 떠났다 돌아온 한 젊은이의 생각과 감상, 미래에 대한 또다른 도전의 의지까지 엿볼 수 있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여전히 이곳에 머물러 있는 우리에게 그는 한번쯤 떠나보라고 외친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 얻지 못했던 그 무엇을 여행의 과정을 통해 얻어보라고 권한다. 한번쯤 귀 기울여볼 만한 권유다.

이 책의 역자 역시 얼마 전 긴 여행을 떠났다. 살아있는 우리와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여행이지만, 우리는 아쉬움 속에서도 그녀를 기꺼이 보냈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 책을 번역하고, 다른 책들을 기획하는 시간 동안 내내, 그녀 마음 속에 담겨 있었던 티벳을 꿈꾸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녀는 그녀가 그토록 다시 가고 싶어했던 티벳의 어느 하늘 아래에서 오직 그녀만의 긴 여행을 즐기고 있을는지도 모른다. 젊은 한 남자의 여행기를 통해 우리에게 사랑과 자유를 전했던 그녀는, 이제 우리에게 삶이 끝나는 순간 새로이 시작되는 여행을 보여주려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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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벼슬하며 그대를 생각하노라 - 미암일기 1567-1577
정창권 지음 / 사계절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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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암일기는 그 동안 사학자는 물론 민속학자, 사회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16세기를 연구하기 위한 자료로 손꼽았던 자료 중 하나이다. 완벽한 국역본이 없기 때문에 자료로 사용하고자 하는 연구자들이 언제나 자신이 관심을 가진 부분에 대해서만 풀이해 사용하는 예가 대부분이었다. 이 책은, 물론 미암일기의 완벽한 국역판은 아니다. 저자가 미암일기 가운데서 16세기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을 국역하고, 짧은 일기에 상상력을 덧붙여 소설처럼 재편한 것이다. 여러 개의 일기를 모아 에피소드를 구성하고 당대의 사료를 참조하고 재구함으로서 미암일기를 사료로만 접근했던 기존의 흐름에 일정 부분 파격을 선사하고 있다. 또한 에피소드 아래에 일기의 국역과 원문을 덧붙임으로서 자료로서 접근코자 하는 이들을 위한 배려 또한 잊지 않았다.

일반인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귀고리한 양반의 모습이라든가, 남녀 균분 상속 등의 문제까지 드러나 있기 때문에, 조선시대의 또다른 면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듯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일기를 친절히 수록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고증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그것이 빠져 있어서 저자의 상상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실제 목록이 그러한 것인지 알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9장에서 임금으로부터 사여받은 옷상자를 열었다는 부분이 나오고 그 상자 안에 여러 가지 의복이 들어 있었음을 언급하고 있지만 정작 그 물품목록이 미암의 일기에도 기록되어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원문이 없는 까닭이다. 또한 책속에 수록된 자료 그림들의 상태가 매우 열악하다. 스캔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그림자료는 차라리 없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독자를 위한 배려였다면, 조금 더 신경을 썼어야 할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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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퇴의 귀부인 1
웨난 지음, 이익희 옮김 / 일빛 / 200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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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 중에서 후세에 남기고픈 것 혹은 기념하고 싶은 것을 모아 묻는 것을 타임캡슐이라고 한다. 그래서 타임캡슐은 언제나 의도적인 것이고 또 계획된 것이다. 그런데 여기, 전혀 계획되지도, 알려지지도 않았던 뜻밖의 타임캡슐이 등장했다. 그것도 장장 2000년 전 중국인의 생활과 장례풍속, 당대의 갖가지 물건들을 가득 담고 마치 전령사와도 같은 귀부인의 시신과 함께.

마왕퇴의 귀부인을 아주 간단히 설명하자면 중국 장사에서 우연히 발견된 무덤의 발굴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발굴의 시작과 끝을 기록한 단순한 기록물은 아니다. 여기에는 어느 귀부인의 무덤이 왜, 어떤 역사적인 인연으로 인해 발굴되었으며, 발굴 과정에서 다양하게 영향을 미친 중국의 고위층 지도자들의 태도, 실제 작업에 임했던 학자들의 노력에 대한 서술도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이 흥미로운 것은 유물 발굴 작업의 단계와 더불어 미라 보존을 위한 노력과 그들이 사용한 약품의 성분, 그리고 각종 견직물과 옻칠한 명기류의 보존을 위한 방법 등이 함께 서술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2000년 전의 무덤이 완벽하게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과 무덤의 구조에 대한 정확한 고증도 함께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 역시 쉽고 흥미롭게 다가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년에 몇 번씩 공식적으로 미라 발굴이 확인되곤 한다. 그리고 그것을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각계의 노력 또한 활성화되고 있다. 마왕퇴의 귀부인은, 유물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개입될 수 있는 다양한 외부적 힘과 영향을 주는 요인들, 직접 그 일을 담당하는 사람들에 대해 골고루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준다. 우리나라의 미라 발굴과 처리 역시 이런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즐겁고 기분좋게 고고학을 경험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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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눈에 비친 하얀 조선 - 서양인이 그린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보는 한국의 이미지
백성현, 이한우 지음 / 새날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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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제목이 얼마나 파란 눈에 비친 하얀 조선이라는 제목이 얼마나 적절한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그들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을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책임이 분명하다. 이 책이 한 사람 혹은 두어 사람의 견문록을 번역한 책들과 명확히 다른 점은 각각의 주제에 따라 다양한 외국인의 시각을 묶어 편집했다는 것이다. 조선의 첫 모습에 대한 인상이라든지, 이방인의 눈에 매우 독특하게 보였던 현상에 대한 그들의 기록을 모두 모아 서술함으로서 잘 정리된 해설집을 읽는다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특히 글 사이사이에 엘지 연암문고에 소장된 책에서 발췌한 삽화 자료가 포함되어 있어 다양한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이 새롭다.

다만, 글을 서술함에 있어서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인용문이며, 어떤 부분이 저자들의 서술인지가 다소 모호하다. 때문에, 인용을 하거나 자료로 활용할 때에는 번역본으로 나와 있는 다른 서적을 참고할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다. 더불어 인명을 읽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기존의 번역본과 자칫 혼동할 여지를 갖고 있다. 한말 외국인의 기록을 읽고자 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전체적인 맥락을 잡고, 번역본을 읽으면서 좀더 구체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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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기행 - 백여 년 전에 조선을 다녀간 두 외국인의 여행기
샤를 루이 바라 외 지음, 성귀수 옮김 / 눈빛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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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출신 여행가와 미국인 외교관이 본 조선의 모습을 번역한 조선 기행은 그 제목 만큼이나 단순하고 간단한 표현들로 이루어져 있다. 책의 전체적인 구성 가운데서 앞쪽에 배치한 외국인의 뎃생은 글이 아닌 그림으로 표현된 우리들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를 쉽게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일종의 기행문인 외국인들의기록은 그들이 어디에 관심사를 갖고 있는가에 따라 표현의 범위가 달라진다.

샤를 바 라와 샤이에 롱은 그들이 이동한 경로를 따라 움직이며 조선의 의식주 생활과 함께 여행한 통역자들, 그리고 조선인들의 반응에 예의 주목하고 있다. 그들의 표현 가운데에는 이미 번역된 외국인들의 기록과 일치하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비슷한 사례를 비교하고 시기를 확인하면 명확하게 드러날 부분들이 그리 문제될 것은 없다. 저자의 글 뒷부분에 역주와 원주를 배치하여 독자의 이해를 도운 점이 돋보인다. 다만 본문 속에 배치된 그림의 작자가 누구인지, 출처가 어디인지 명확한 표기가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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