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서 걷다보면 시립 미술관이 보인다.
서울의 도심 한 복판인데도 불구하고 작은 풀들과 새들이 지저귀는 그 곳은,,
오후의 여유를 연상케 하는 장소로 충분하다.
사실 나는 덕수궁 후안길을 자주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시립 미술관의 존재를 알아챈건 얼마 전의 일이다.
요즘은, 스타식스 정동 극장에서 영화를 예매하고 영화 상영 시간까지 여유가 있을때,
정동 뒷길을 걸으면서 시립 미술관까지 당도하여,
거기서 풀과 새들을 보면서 차 한잔 마시는 호사를 부리는 일이 좀 많아졌다.
이번주 월요일에는 시립 미술관 앞마당에 가서 수많은 참새떼들을 보기도 했었다..
(미술관은 월요일에는 문을 열지 않음으로 그냥 앞마당에서만 놀았다는..)
그러나 어제는,
시립 미술관 2층에서 열리고 있는 천경자 전을 보기 위해서 특별히 이곳을 찾았다.
1층 전시실들을 공사를 하고 있었고,
2층에 들어가 경자 아주머니의 작품들을 보면서 왜 이럴까?
이 작품의 제목이 주는 의미심장한건 뭘까? 에 대한 생각과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다.
지난 겨울 밀레전에 다녀왔을땐
왜 천경자 전이 윗층에서 한다는걸 몰랐을까? 하면서..
그녀의 작품세계에 몰입~!
700원 입장료를 내고 보는 그림 치고는 괜찮았지만, 작품은 몇점 없었다..
단지, 여자 그림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천경자스러운 그림들 이전의 그림들을 볼 수 있게 된것이 수확이었다면 수확~!
작가의 작풍의 변화를 대충은 감지할 수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림 물감과 포스터로 유화 느낌을 내는 신기한 기법을 가진 화가,
고갱풍의 선명하면서도 이국적인 색감을 내는 화가,
여성이면서 여성 자체에 대한 관심을 깊게 드러낸 화가..
그녀의 작품을 접한 사람이라면 결코 이러한 유혹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