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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이름에게
가랑비메이커 지음 / 문장과장면들 / 2022년 4월
평점 :
편지글을 엮은 책은 이번 기회로 처음 접하게 된 형식이었다.
나에게는 약간 낯설지만 신선한, 하지만 가랑비메이커 작가님만의
감성으로 가득 채워진 문장들이 익숙하게 다가왔다.
작가님이 그동안 살아오면서 마주쳤을 사람들에게
마음을 담아 보내는 편지들은 수신자가 적혀있지 않았지만,
어떤 편지들은 꼭 나에게 보내는 것만 같은 혹은 내가 쓴 것만 같은
기분도 들었다. 차마 보내지 못한 편지를 쓰면서 어떤 마음이었을까
가만히 생각하게 되는 글들.
‘편지’가 최근 있었던 일들을 나열하고 안부를 묻는 형식적인 게 아니라
이런 표현으로, 이런 마음으로 편지를 쓸 수도 있구나 하고 느끼게 해 주었던 책.
나의 삶에 아직도를 묻는 당신께, 나는 아직도가 아니라 여전히 글을 쓰고 걷는 삶을 살고 있다고요.
버티기만 하면 이길 거라던 H에게는 나의 삶은 끝을 기다리며 버티는 것도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하는 싸움도 아니라고요.
- 41~42p
덥지 않아도 머리를 높이 올려 묶는 날이 있어. 더는 어디서도 고개를 숙이지 않아.
비로소 하얗게 센 머리에도 질문이 따라오지 않는 나이가 됐거든.
결국, 시간이 나를 자유하게 한 거야.
- 48p
애정에는 참 다양한 이유가 있어요. 우습게 시작해서 오래 머무는 마음도 있어요.
- 116p
*출판사로부터 책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