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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양장 특별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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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세 사람의 사랑과 우정에 관한 이야기.

이 책을 분류한다면 ‘로맨스’에 속하겠지만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면을 더 조명하고 파고든다.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삶과 인간에 대한 통찰이 가득 담긴 글이기도 하다.

기존의 소설 형식과는 다르게 문장의 중간에서 문단이 나뉘는 새로운 형태가 처음엔 낯설었지만

그것조차도 ‘파반느’ 그 자체가 아닐까 싶다.


후반부의 어느 지점부터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두 가지 엔딩. 두 가지 세계. 어느 쪽이 이 이야기의 진짜 결말일지는 읽는 이의 몫으로 남겨둔 채.

서늘한 겨울에 느린 속도로 차분하게 읽어내려가다보면 끝에 서서 여운에 잠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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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다 하다 앤솔러지 4
김엄지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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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 하다 앤솔러지 <듣다>


앤솔러지의 좋은 점은 여러 작가들의 각기 다른 색의 글을 맛볼 있다는 점이다. 이번 <듣다> 경우, 단편마다 문체가 달라 더더욱 다른 맛을 느낄 있었던 것같다.


끊어지듯 이어지는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 동화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형식의 .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던 단편은 김혜진 <하루치의 >, 백온유 <나의 살던 고향은>. 예상치 못한 반전이 숨어있는 글이다.


인간관계에서, 사회생활에서 듣는 행위는 빠질 없다.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감정과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만큼이나 듣는 또한 중요하다. 듣기와 말하기. 균형을 잡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다시 되짚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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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 난바다
김멜라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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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멜라 <리듬 난바다>


한낮의 반짝이는 여름 바다인가 싶었는데, 뒤로 갈수록 어두운 밤바다가 된다. 그 어둠 속에서 가로등 불빛만이 유일한, 그러나 결코 꺼지지 않는.


밀물과 썰물을 온몸으로 받아내 맨들맨들하게 잘 다듬어진 돌멩이같은 문장들이 그득하다. 사랑에 빠지는 풋풋하고도 순수한 감정과 피부를 찢겨내듯 날카로운 겨울 바람같은 마음까지. 사랑의 모든 면면이 바닷물처럼 밀려왔다 빠져나간다.


여름, 시골 바닷가 마을에서 벌어지는 수상한 사건사고들과 엇갈리는 사랑! 이라는 홍보 문구와 함께 넷플릭스 드라마로  만들면 어울릴 것 같은 글이지만 표지처럼 밝고 가벼운 (욕+받이 방송 내용은 그렇지 않지만) 그 분위기도 숨겨진 이야기로 인해 조금씩, 조금씩 가라앉는다.


여러 인물의 시점과 과거가 교차하며 진행되어 개개인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 모든 관계와 이야기는 하나로 이어져있었다. 그들의 관계와 이야기를 제대로 조립하고 이어 붙이려면 다 읽고 난 뒤에 맨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같다. 그럼 머릿속에 남아있는 이 모호함이 조금이나마 풀리지 않을까.


*


서평단 미션 폼 내용 중에 이런 문항이 있다.


『리듬 난바다』에서 가장 돋보이는 지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흡인력 있는 이야기, 흥미로운 등장인물, 밑줄 긋고 싶은 인상적인 문장, 시의성 있는 주제, 독특한 설정과 소재, 예상치 못한 반전.


모든 것이 돋보이는 육각형 글이다.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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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고 싶은 동네 - 늙고 혼자여도 괜찮은 돌봄의 관계망 만들기
유여원.추혜인 지음 / 반비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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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여원, 추혜인 <나이 들고 싶은 동네>



‘나이 들고 싶은 동네’ , ‘늙고 혼자여도 괜찬은 돌봄의 관계망 만들기’. 비혼주의인 나에게 꿈과도 같은 그곳이 서울 은평구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표지만큼이나 다정하고 따뜻한 모습으로.


이 책은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줄여서 ‘살림’을 만들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기록한 글이다.


누구 하나 차별하지 않고 배려있게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기꺼이 타인을 돕는 사람들. 부담없이 돌보고, 돌봄 받는, 1인 가구로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살고 싶을만한 동네였다.


따뜻하고 미소 지어지는 에피소드들도 많았지만 그 안에서 항상 웃음꽃이 피어나고 좋은 일만 일어나는 건 아니었다. 아무래도 사람 사는 곳이다 보니 ‘살림’을 운영하면서 사람들과 부딪히기도 하고,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아마 책에는 쓰지 못했을 어려움도 많았으리라 짐작해 본다.)


특히 몇몇 에피소드에서는 옳지 않은 건 옳지 않다고 때로는 단호하고 직접적으로, 때로는 당사자가 느낄 수 있게끔 비언어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부분에서 살림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의 내면이 얼마나 단단한 사람인지 느낄 수 있었다. 좋은 사람 곁에 또 좋은 사람들이 모이고, 그렇게 나이 들고 싶은 동네가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 누구 한 사람 덕분이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여러 마음으로 온기가 유지된다.


나이 들고 싶은 동네가 점점 많아져 언젠가는 나이 들고 싶은 나라가 되고 모두가 내일이 기다려지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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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전들
저스틴 토레스 지음, 송섬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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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저스틴 토레스 <암전들>


소설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그 아래 묻혀있는 수많은 과거의 사실들을 파헤치고 불러오는 글.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모호한 경계선에서 줄타기하는 것만 같다.


‘네네’라는 애칭으로 불린 젊은이와 삶보다는 죽음에 가까운 노인 ‘후안’이 나누는 이야기는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흐른다. 책 중간중간 삽입된 어떤 사실적인 자료들과 함께 검은 마카로 지워진 얼굴과 활자들. 추상적인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 의미에서 시(詩)의 세계와 닮아있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편하고 쉽게 술술 읽히는 글은 아니었다.)


이야기가 이어지는 개별적으로 흘러 내가 지금 어디에 머무르고 있는지 헷갈리기도 했다. 어떤 부분은 영화 극본 형식으로 표현되었으며, 과거에서 현재로 흐르는 파트 등등 안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장면이 전환되는 연출이 인상 깊었다. 책을 영화로 비유하자면 상업보다 독립예술영화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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