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줘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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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정말 단단하고 강한 사람이야. 내가 너의 그런 점들을 얼마나 좋아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

해인은 침대 머리맡으로 옮겨 앉아 엄마가 아이에게 하듯 안나의 볼록 튀어나온 이마 위에 손을 갖다 댔다.

"난 약한 곳 투성이야. 네가 그렇게 볼 뿐이지."

"자신의 약한 부분을 인정하니까 강한 건데? 너의 약한 모습, 얼마든지 내게 보여줘. 친구로서…… 너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나 더 깊이 알게 되면 이상한 애일지도 모르는데?"

안나가 눈을 치켜떴다.

"괜찮아. 사람들은 다 조금씩 이상해. 그래도 그 사람을 정말로 좋아한다면 그 사람의 가장 약하고 이상한 부분을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닐까?" -p, 87~88

 

 

 

 

 

 

 

 

 

 

 

 

 

 

 

 

 

어두웠어요.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니 상처를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 등장했고, 더욱 안타까웠던 건 이 상처들이 먼 곳에서 스치듯 얻은 생채기가 아니라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랑해야 할 가족들에 의해 받게 된 깊은 상처였다는 점이었어요.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다. 그러므로 나는 멀리보려고 노력한다" 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 

 

포스팅 하려고 자세히 알아보니 제가 지금까지 찰리 채플린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해를 하고 있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해했던 의도대로 글을 진행해보자면 (이럴거면 왜 그리 검색해서 알아봤는지,) 전 한 사람과의 관계가 가까워졌다는 걸 서로 얼마나 속 깊은 이야기를, 쉽사리 꺼내지 못하고 숨겨두었던 상처를 나누었는지로 알아본답니다. 분명 멀리서 보았을 땐 마냥 행복해보이던 사람이었는데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상처를 가지고 있지 않은 적이 없었거든요. 보통 이런 상처는 가족처럼 가까운 사람과 관계되어 있을 때가 많아요. 남몰래 품고 있던 이런 상처의 근원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면 저든 상대방이든, 그 상처로 인해 또 한 번 아프게 되었을 때 서로에게 설명하기가 참 어렵더라구요. 그래서 이런 이야기는 제일 가까운 친구하고만 계속해서 나누게 되나봅니다. 하나를 말해도 열을 아는 가까운 친구에게요. 

 

 

《기억해줘》의 해인과 안나도 부모님들에 의해 받은 상처를 안고 있었습니다. 둘은 서로의 상처를 나누었고, 그렇게 서로에게 위로를 받고 위로가 되어주었죠. 

 

그동안 제 상처를 함께 아파해주며, 이야기를 들어주었던 친구가 생각나는 책, 임경선의 《기억해줘》 였습니다.

 

 

+

소설에서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안나의 엄마, 

이렇게 멋진 글을 쓸 수 없으니까 잘 쓴 글을 읽는 게 좋다는 안나의 엄마 정인의 생각이 저와 참 닮아 반가웠답니다 :)

 

 

 

 

 

 

 

"엄마가 직접 책을 쓰고 싶다는 생각은 안 했어? 같은 과 나와서 질투도 안 나?"

"아니, 전혀. 나는 이렇게 못 쓰니까. 난 잘 쓴 글을 읽는 게 좋아. 더 많은 사람들이 내가 재미있게 읽은 책을 같이 읽어주길 바랄 뿐이야. 막연히 하고 싶은 일보다 자기가 그럭저럭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사는 것도 괜찮아."

엄마는 진심으로 요만큼도 질투를 느끼지 않았다. 친구들이 쓴 소설책에 야한 장면이 있어도 자신이 읽고 나서 꼭 안나에게 읽어보라고 주면서 자기 친구 누가 쓴 거라고 거듭 자랑했다. 그녀들이 작가로 기반을 잡은 뒤 예전처럼 집에 찾아오지도 않고, 오더라도 술을 진탕 마시거나 헐벗고 잠을 자고 가지 않아도, 미국에 온 뒤로 자연스레 편지나 전화 통화가 뜸해져도, 엄마는 그녀들의 신간 소식을 접하면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관계가 변하기도 하는 게 자연스러운 거야. 인간관계도 사람의 생명처럼 생로병사 주기가 있어."

엄마는 머리를 느슨하게 묶으면서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p, 78

 

 

"너는 정말 단단하고 강한 사람이야. 내가 너의 그런 점들을 얼마나 좋아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

해인은 침대 머리맡으로 옮겨 앉아 엄마가 아이에게 하듯 안나의 볼록 튀어나온 이마 위에 손을 갖다 댔다.

"난 약한 곳 투성이야. 네가 그렇게 볼 뿐이지."

"자신의 약한 부분을 인정하니까 강한 건데? 너의 약한 모습, 얼마든지 내게 보여줘. 친구로서…… 너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나 더 깊이 알게 되면 이상한 애일지도 모르는데?"

안나가 눈을 치켜떴다.

"괜찮아. 사람들은 다 조금씩 이상해. 그래도 그 사람을 정말로 좋아한다면 그 사람의 가장 약하고 이상한 부분을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닐까?" -p, 87~88

 

 

"어쩌면 사람들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주는 운명을 떠안고 살아가는지도 몰라." -p,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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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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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미 비포 유》를 읽고 찬사를 보내는 와중엔 관심이 가지않아 여러번 지나쳐왔었는데 이번에 도서관에 가서 빌려와 읽은 후로 참 멋진 책을 만난 것 같다는 생각에 소개해드리러 한걸음에 달려왔답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화려하고, 성공적인 젊은 사업가의 삶을 살아가고 있던 윌이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그 사고로 인해 윌은 사지마비환자가 되어 휠체어에서 떠나지 못하고, 배변활동마저 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죠. 여주인공인 루이자는 오랫동안 일하던 카페가 문을 닫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되어 구인구직센터에 등록해 윌의 간병을 하는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둘은 만나게 돼죠. 이런 걸 보면 인연이라는 건 참 신기해요.

루이자는 자신이 살던 동네에서 멀리 나가보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한 채,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상태였답니다. 현실에 안주한 채, 도전적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는 점에서 저와 굉장히 닮은 루이자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녀가 결국엔 윌의 도움을 받아 비행기를 타고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그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공부를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그동안 모른척 했던 꿈을 선물받은 기분이었습니다.

 

 

 

얼마 전, '힐링캠프'에서 양현석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 재산 대신 다시 20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로 돌아가는 걸 택하겠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윌처럼 건강을 잃은 사람이든, 나이가 많이 들어 예전처럼 움직이기 힘든 사람이든 하나같이 '건강'과 '젊음'을 부러워하곤 하죠. 

'젊음'과 '건강'. 둘 다 가지고 있는 전, 무엇이 그리 두려워 지금 이 순간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걸 꺼려했던건지.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들을 생각해보기도 하고 고등학생 때 한창 공부하며 수능이 끝나면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멋진 여대생이 되면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어떤 어른으로 지내야할지 생각했던 것들을 적어두었던 일기장을 들춰보았답니다.        ​

누군가는 《미 비포 유》를 읽으며 윌과 루이자의 사랑 이야기에 가슴이 아파 눈물을 흘렸을 것이고, 누군가는 글로만 보았을 뿐인데도 핸섬하고 멋진 윌의 모습에 반해 두근거렸을 것이며, 또 누군가는 저처럼 루이자의 멋진 면모를 알아봐주고, 그로 인해 도전하는 여자로 변해가는 루이자를 보며 뿌듯함을 느꼈겠죠? (한편으론 윌처럼 부드럽게 채찍질 해주는 사람을 만나고 싶단 생각에 루이자가 부럽기도 했답니다.) 이렇게 사람에 따라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소설의 매력일테지요.

정말 많은 이야기를 적고 싶었는데, 공개적인 공간인만큼 전부 다 쏟아내지 못하는 게 블로그의 단점이에요. 쏟아내지 못한 많은 이야기는 제 일기장에 개인적으로 적고, 《미 비포 유》를 읽으며 표시해두었던 구절들을 적어두고 마무리할게요. 특히 윌이 루이자에게 해주는 말들은 저에게 해주는 말 같아 한 마디 한 마디 마음 속에 깊이 새겨두었답니다. (책의 마지막에 있는 윌이 루이자에게 보낸 편지는 타이핑해서 간직하려 해요.)

많은 사람들이 사지마비환자인 윌이 해주는 말들에서 저처럼 꿈을 얻어갈 수 있었다면 좋겠어요.

"당신만큼 지독한 속물은 처음 봤어요, 클라크."

"뭐예요? 내가?"

"혼자서 '난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정해놓고 온갖 경험들을 아예 막아놓고 있잖아요."

"하지만 진짜 아닌 걸요."

"어떻게 알아요? 아무것도 안 해보고, 아무 데도 안 가봤는데.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알 길이 없었는데?"

이 남자가 어떻게 나 같은 사람 기분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줄 수 있을까? 아예 이해도 해주지 않으려는 그가 서운하고 원망스러워서 삐치고 싶었다.

"해봐요. 마음을 열어요."

"싫어요."

"왜?"

"불편할 테니까. 왠지…… 왠지…… 사람들이 다 알 것 같단 말이에요."

"누가? 뭘 알아요?"

"다른 사람들이 다 알아챌 거예요. 내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내 기분은 어떨 것 같소?"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클라크, 요즘 나는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다 못 올 데를 온 것처럼 쳐다봐요."

음악이 시작되자 우리는 아무 말도 없이 앉아 있었다. 윌의 아버지는 복도에서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고 한 풀 꺾인 웃음소리가 아득히 먼 데서 들리는 것처럼 별채로 스며들어왔다. "장애인 출입문은 저쪽입니다." 경마장의 여자는 그렇게 말했다. 꼭 그가 별종의 인류인 것처럼. -p, 225~226

"저는 딱 한 번 호주로 가는 비행기 예약을 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결국 가지 않았죠."

그는 놀란 눈으로 날 바라보았다.

"이런 저런 일이 있었어요. 괜찮아요. 아마 언젠가 갈 날이 있겠죠."

"'아마'가 아니에요. 당신은 여기를 벗어나 멀리 떠나야 해요, 클라크. 남은 평생을 이 빌어먹을 식탁 매트나 파는 동네에 처박혀서 살지 않겠다고 약속해줘요."

"약속이요? 왜요?" 나는 가벼운 목소리로 말하려고 애섰다. "어디 가세요?"

"그저…… 당신이 이 동네에서 영원히 살 거라는 생각을 하면 견딜 수가 없어요." 그는 말을 삼켰다. "당신은 지나치게 똑똑해. 지나치게 흥미진진하고." 그는 나를 보던 눈길을 돌렸다. "인생은 한 번밖에 못 사는 거요. 한 번의 삶을 최대한 충만하게 보내는 건 사람으로서 당연한 도리요." -p, 277

"늘 문신이 그렇게 하고 싶더라고요." 내가 말했다.

윌 앞에서는 그냥 하는 소리라는 게 있을 수 없다는 걸 알았어야 했다. 그는 의미 없는 수다나 흰소리를 몰랐다. 그는 당장 왜 문신을 하지 않았는지 따져 물었다.

"아…… 모르겠어요. 사람들이 다들 뭐라고 할까 싶어서."

"왜요? 사람들이 뭐라고 하는데요?"

"아빠는 문신이라면 질색을 하세요."

"다시 묻는데 대체 몇 살이라고 했어요?"

"패트릭도 질색해요."

"자기는 당신이 싫어하는 짓을 절대 안 하는 모양이지."

"폐소공포증이 도질지도 몰라요. 문신을 다 새기고 나서 마음이 달라지면 어떻게 해요."

"그러면 레이저로 지우면 되죠, 안 그래요?"

나는 거울에 비친 그를 보았다. 눈빛이 아주 신이 나 있었다.

"그럼 한번 말해봐요." 그가 말했다. "어떤 문신 하고 싶은데요?"

내 얼굴에도 미소가 떠올라 있다는 걸 깨달았다.

"몰라요. 뱀은 싫어요. 누구 이름도 싫어요."

"하트 모양에 '엄마'라는 깃발이 걸려 있는 걸 생각하진 않았는데."

"웃지 않는다고 약속해줄래요?"

"나 그런 약속 못 하는 거 알잖아요. 아, 이런, 설마 인도 산스크리트 속담이나 그런거 할 건 아니죠? 죽지 않을 만한 시련이라면 나를 강인하게 만들 뿐이다, 이런 거?"

"아니에요. 꿀벌을 새기고 싶어요. 까망과 노랑의 작은 꿀벌. 난 꿀벌을 정말 좋아하니까."

그는 완벽하게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어디다 새기고 싶어요? 내가 물어봐도 되나?"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몰라요. 어깨? 골반?"

"차 세워요." 그가 말했다.

"왜요, 괜찮아요?"

"그냥 차 세워요. 저기 자리 있다. 봐요, 왼쪽에."

나는 자동차를 도로 연석에 세우고 뒷자리의 그를 흘끗 쳐다보았다. "어서 가요." 그가 말했다. "우리 오늘 할 일 아무것도 없잖아요."

"어딜 가요?"

"문신 새기는 가게."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아이고, 왜 아니겠어요."

"안 될 건 뭔데요?"

"아까 술 뱉지 않고 다 삼켰죠?"

"내 질문에 대답 안 했어요."

나는 돌아앉았다. 그는 진심이었다.

"그냥 막 가서 문신을 어떻게 해요. 이렇게 갑자기."

"안 될 건 뭔데요?"

"왜냐하면……."

"왜냐하면 남자친구가 안 된다고 하니까. 스물일곱이나 됐는데도 착한 딸이니까. 너무 무서워서. 이러지 말아요, 클라크. 좀 삶을 살아봐요. 대체 발목 잡는 게 뭐가 있다고 이래요?" -p, 302~303

하지만 이걸로 당신은 자유를 살 수 있을 겁니다. 우리 둘 다 고향이라고 부르는 그 폐소공포증을 유발하는 좁은 마을과, 지금까지 당신이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했던 선택들로부터 해방될 자유 말입니다.

내가 이 돈을 주는 건 당신이 날 애틋하게 그리워하거나 빚진 기분으로 살거나, 아니면 이게 무슨 빌어먹을 기념품이라고 누끼길 바라서가 아니에요.

내가 이 돈을 주는 건 이제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게 별로 남지 않았는데, 당신만은 날 행복하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나를 알게 되어 당신이 고통스럽고 또 깊은 슬픔에 빠졌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그리고 어느 날 당신이 지금보다 나한테 화를 덜 내게 되고 또 마음도 가라앉으면, 나로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아주면 좋겠어요. 그리고 또, 이로써 당신은 나를 만나지 않았던 때보다는 훨씬 더 좋은, 아주 멋진 삶을 살 수 있는 발판을 갖게 되었다는 것도요.

새로운 세상에서 당신은 약간 편치 않은 느낌을 갖게 될지도 몰라요. 사람이 안전지대에서 갑자기 튕겨져 나오면 늘 기분이 이상해지거든요. 하지만 갑자기 튕겨져 나오면 늘 기분이 이상해지거든요. 하지만 약간은 들뜨고 기뻐하길 바랍니다. 그때 스쿠버 다이빙을 하고 돌아왔을 때 당신의 얼굴이 내게 모든 걸 말해주었어요. 당신 안에는 굶주림이 있어요, 클라크. 두려움을 모르는 갈망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당신도 그저 묻어두고 살았을 뿐이지요.

고층 건물에서 뛰어내리거나 고래들하고 수영하라는 얘기는 아니에요. (당신이 그런다면 내심 좋아하겠지만.) 그게 아니라 대담무쌍하게 살아가라는 말이에요. 스스로를 밀어붙이면서. 안주하지 말아요. 그 줄무늬 타이츠를 당당하게 입고 다녀요. 그리고 어떤 말도 안 되는 남자한테 굳이 정착하고 싶다면, 꼭 이 돈 일부를 어딘가에 다람쥐처럼 챙겨둬요.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는 걸 알고 사는 건, 얼마나 호사스러운 일인지 모릅니다. 그 가능성들을 당신에게 준 사람이 나라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일말의 고통을 던 느낌이에요. -p, 533~5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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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4.12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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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 10분 남은 지금, 전 11월이 31일까지 있는 줄 착각하고 '내일은 써리원데이니까 베스킨라빈스 가야지!' 생각하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내일이 벌써 12월이네요. 

 

매번 12월이 올 때마다 느끼는거지만, 시간이 정말 빨라요. 

23살이 됐다고 서운해하던게 엊그제같은데 말이에요.

 

 

 















2014년을 마무리하는 12월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그런지 

특히나 따뜻한 이야기들이 가득했던 샘터 12월호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던 이야기는 '크리스마스'에 있었던 추억에 대한 이야기였답니다. 

 

남편이 모 대대의 지휘관으로 있어, 크리스마스마다 외로웠다는 이 분. 

다른 병사들에게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고 싶어 소소한 선물을 준비했다는 내용이었어요. 

 

그러고보니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크리스마스 준비를 슬슬 시작해야겠네요.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시시한 일'이 되어버린 요즘, 

베스트셀러만 찾아 읽는 요즘, 

 

꽁꽁 숨어있어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좋은 책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멋진 팟캐스트 '네시이십분'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어요.

 

책에 관한 팟캐스트라고는 빨간책방만 알고 있었는데, 이 '네시이십분'도 꼭 들어보고 싶더라구요.  

 

 

 

 

 

 









길치인 제가 격하게 공감해서

자연스레 사진을 찍고 있었던 페이지. 

 

그래도 헤매긴하지만 끝내 찾아내고야 만답니다 길을!!!

 

 

 

 

 

 


 

 

 

 

 

 

 

 

친구가 추천해줘서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쿠사마 야요이'의 전시회에 대한 글도 있었어요. 

올 해가 가기전에 꼭 가볼 수 있기를 바라며. 

 

 

 

 

 

 


 

 

 

 

 

 

 

 

이렇게 따뜻한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마지막 남은 한 달, 

12월도 행복하게 마무리했으면 좋겠어요. 

 

좋기만해도 아까운 시간들이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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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 애벌레 - 질투 누리과정 유아 인성동화 9
정은경 글, 하일권 그림, 최혜영 감수 / 소담주니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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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의 신' 웹툰작가 하일권이 동화책을?!_정은경 & 하일권, 《질투애벌레

 

 

 

 

 

 

 

 

 

 

 

 

 

 

동화책 포스팅은 되도록이면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 동화책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바로...

 

 

 

 

 

 

 

 

 

 

 

 

 

제가 좋아하는 하일권 웹툰 작가님이 그림을 그려주셨기 때문이랍니다!

'3단합체 김창남', '삼봉이발소', '안나라수마나라' 등.

하일권 작가님의 웹툰은 하나도 빼놓지않고 다 보았거든요!

 

 

 

 

 

 

 

 

 

 

 

《질투애벌레》는

동생이 생긴 후 동생에게 질투를 느끼는 아이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있어요.

 

저도 4살 터울 동생이 있는데...

전 아직까지 동생한테 가끔 질투를 느낀답니다.

(요거요거 제가 읽길 잘했네요....)

 

 

 

 

 

 

 

 

 

 

그림에서 하일권 작가의 느낌이 막 묻어나죠?

 

마음속에 '질투애벌레'가 생겨난다는 발상이 아이들한테도 재밌게 이해를 도와줄 수 있고 좋은 듯 싶어요 :)

 

 

 

 

 


 

 

 

 

 

 

 

결론은 역시, 해피엔딩이예요 :)

 

 

 

4살 이전에는 부모와 애착 관계가 형성되는 시기라 동생이 생기면 아이들이 질투심이 심해진다고 해요.

이럴 때 질투심을 잘 다스릴 수 있도록 부모님이 도와주어야겠죠?

 

동생을 질투하는 아이와 함께 읽으면 좋을 동화책 《질투애벌레》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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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푸른 상흔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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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사강 뿐이다_프랑수아즈 사강, 《마음의 푸른 상흔

 

사실 내가 섬기는 유일한 우상, 유일한 신은 시간이다. 오직 시간만이 나에게 심오한 기쁨과 고통을 줄 수 있다. 이 포플러가 나보다 더 오래 살리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대신 이 건초는 나보다 먼저 시들겠지. 나는 집에서 사람들이 기다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나무 밑에서 한 시간 정도는 거뜬히 머물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서두르는 것은 굼뜬 것 만큼 어리석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삶도 마찬가지다. 나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이 과학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단지 운 좋은 순간일 뿐이라는 것을. 나로서는 그것만이 진짜다. 여기서 '진짜'란 '배울 것이 있는 것'인데, 그 또한 바보 같다. 나는 충분히 알지 못할 것이다. 완벽한 행복에 이를 만큼, 나를 충만하게 할 추상적인 열정을 가질 만큼, '무'를 추구할 만큼. 그러나 잘 기억해보면 그 행복했던 순간들, 삶과 일체가 되었던 순간들이 일종의 담요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독에 떠는 우리의 헐벗고 야윈 몸에 덮어주는 포근한 패치워크가 된다는 것을. -p, 42~43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로 유명한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책인 《마음의 푸른 상흔을 읽었습니다. 여러 서평단 활동을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관심 있는 신간을 빠르게 읽어볼 수 있다는 점인데요. 반면, 서평을 써야하기 때문에 읽는 걸 미룰 수 없다는 단점이 있죠.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을 읽어본 적은 없지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에 대한 긍정적인 평을 많이 들어왔고, 또한 언젠가 찾아본 사강 그녀의 거침없는 삶 자체도 매력적으로 느꼈던지라 (두 번의 결혼과 이혼, 약물 중독, 도박, 스피드 광 등 자유분방한 삶을 살았고, 마약 혐의로 법정에 섰을 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말을 남긴 일화도 유명해요.) 저도 모르게 그녀에게 관심을 계속 두고 있었답니다.

 

 

 

 

 

 

 


 

 

 

 

 

 

 

 

하지만 《마음의 푸른 상흔》을 펼쳐들고 읽는 순간, '아, 사강의 다른 작품들 먼저 읽고 나서 이 책을 읽어야 할 것만 같다.' 라는 생각이 확 스치더라구요. 이 책은 형식부터가 독특한 '에세이 소설'입니다. 프랑수아즈 사강이 1960년에 발표했던 희곡 '스웨덴의 성'에 나왔던 주인공들을 이 책에서 다시 등장시켜 소설을 썼고, 그 뿐만 아니라 소설 중간 중간에 사강이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 조국 프랑스에 대한 이야기 등을 담담하게 늘어놓기 때문이죠. 즉 '스웨덴의 성'에 나왔던 주인공들이 재등장한 소설과 프랑수아즈 사강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에세이가 결합된 독특한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강의 작품을 처음으로 접하는 저는 이런 독특한 형식에 놀라면서 '원래 이렇게 글을 쓰는 작가였나.', '왜 이렇게 어렵지.'라는 생각을 내내 하며 글을 읽었는데요. 제가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다 읽었기 때문에 에쿠니 가오리에 대해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느낌이 있고, 그래서 에쿠니 가오리가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 이야기인 에세이를 읽을 때 낯설지 않고 익숙함을 느끼듯이. 프랑수아즈 사강의 다른 작품들을 미리 읽고 그녀가 어떤 작가인지 미리 짐작해볼 수 있었다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마음의 푸른 상흔》 자체는 붕 뜨지 않고, 소설과 에세이가 결합된 독특한 형식에도 잘 흘러간답니다. 스웨덴에서 프랑스로 건너 온 매력적인 남매, 여동생 엘레오노르와 오빠 세바스티앵의 이야기.

 

 

관리인이 잠에서 깨라고 아주 진한 커피를 가져다주고는 짐을 정리해주겠다고 나섰다. 그녀는 24시간이 지났는데도 반 밀렘 부인의 황홀한 옷들이 뒤엉긴 채 가방에 쑤셔 넣어져 있는 건 안 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에 감각이 있고(그런 말을 많이 들었다), 따라서 품위를 지킬 줄 아는 여자로서 그런 걸 보고 본능적으로 거슬렸던 데다가 다소 걱정 섞인 배려와 자발적인 충성까지 곁들여지기 시작했다. 반 밀렘 남매가 둘이서만 여행할 때 만나는 사람들은 항상 그런 감정에 빠져들었다. 관리인 쉴러 부인도 벌써 아파트의 난방이며 석탄, 전기 문제에 발 벗고 나섰다. 어느 날 갑자기 뒤떨어진 아이 두 명이 품 안에 들어온 것처럼 기뻤다. -p, 91 

 

 

그들은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빌붙어 살기를 자연스럽게 여기는 남매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놀면서 빌붙어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들 조차도 이 남매를 도와주는 걸 당연하게 여기도록 만드는 반 밀렘 남매의 매력이 있는데요. 이 남매의 매력에 프랑수아즈 사강 그녀의 매력까지 더해진 이 책은 사강의 팬이라면 더 할 나위 없이 소장하고 싶을거예요.

 

 

+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만약 사강의 작품으로 이 책을 처음으로 접하실 생각이라면 다른 작품들을 먼저 읽어보시라고 조심스레 권해드리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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