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에쿠니 가오리의 글처럼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사랑스럽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는 글을 좋아하는터라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그러한 점에서 마스다 미리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가 되기에 충분했다. 


마스다 미리의 다른 책들이 수많은 여성 독자들의 마음을 빼앗았다면 이 책은 남성 독자들의 마음을 빼앗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일명 <수짱 시리즈>의 수짱의 애인(?) '쓰치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만화이기 때문이다.

 









 





서점 직원으로 별명도 없는, 존재감이 약한 이 남자 '쓰치다' 






 



 

 








서른둘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슈퍼에서 반값 도시락을 획득했다면 값싼 발포맥주가 아닌 진짜 맥주를 마셔도 좋다는 규칙을 가지고 있는

귀여운 면도 있다.







 









6년째 솔로인터라

 

프렌치 레스토랑에 가고싶어도 못가는 이 남자.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 같아보이지만

 

나름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 남자






 











매달 월급날이 되면 서점에 손님이 평상시보다 많다는 사실에,

 

'착실하게 열심히 일을 하고 월급날이면 책을 사러오는 성인이 이렇게나 많다니. 뭔가 굉장히 멋지구나,' 

하는 생각에 감동해서 울 뻔 했다는 이 남자 ♥♥♥!!!






 

 










그리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가 마스다 미리가 이렇게 등장하기도 한다.


아 귀여워






 












만화 속에 들어가 주인공과 이야기해보고 싶었다는 마스다 미리,

 

 

"자기 만화의 주인공은 자신의 일부지만

자신도 아니고 그 누구도 아니죠. 그러나 소중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만나보고 싶어저요."





 











 

 

나랑 생각이 비슷해서 반가웠던,

쓰치다의 소개팅녀 (알고보니 애인이 있었던..).






 







자신의 인생을 생각하며 자신을 비관하는 것도, 남을 부러워하는 것도 아니라

 

'단지 내 인생의 의미는 뭘까, 하고 묻고 싶은 밤도 있다는거지' 라고 생각하는 이 남자가 멋졌다.







 








 

 

 
'인생이 끝없이 이어진다면 인간은 책 따위 안 읽지 않을까?
아무 것도 찾을 필요가 없다. 알 필요가 없다.
언제라도 할 수 있는 것은 언제까지든 하지 않아도 되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나의 집으로 계속해서 돌아가는 것은
하룻밤을 자고 나의 인생을 살기 위한 것이 아닐까.'




 

 

 



 

  










어머어머, 이거 뭐야!
다른 수짱 시리즈도 꼭 보고싶어졌다 :)

 







 




 








저도 좋아해요,






어쩌면 당신의, 나의, 평범한 우리의 이야기를 이렇게 만화로 글로 보여주는 마스다 미리가 고맙다.


SNS를 보면서 나와 다르게 화려하고 멋지게 사는 것 처럼 보이는 다른 사람들을 보며 

부러워하는 것보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를, 마스다 미리의 글을 보는 게 더 나를 위하는 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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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어느 아름다운 여인 이야기> 같은 거?」

나는 말했다.

류이치로는 상대도 해주지 않았다.

「<암리타>란 제목이야」

「팔릴 가망 없겠는데」

나는 말했다.

「그럴까?」

「농담이에요, 어떤 의미죠? 암리타란?」

「신이 마시는 물이란 뜻. 흔히 감로수라고 하잖아. 바로 그거. 살아간다는 것은 물을 꿀꺽꿀꺽 마시는 것 같은 거라고, 그런 생각을 했어. 왜인지는 모르지만. 그러다 생각해 냈어. 좋은 제목이지. 안 팔릴지도 모르지만」

「그런 사태에 부닥치면 내가 빵가게에서 돈벌 테니까」

꿀꺽꿀꺽 하고 물을……. 나는 어디선가 이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은 일이 있다고 생각했다. -p, 481
















애자는 요즘도 밤에 전화를 걸어옵니다.

가엽게도.

애쓰지 마.

의미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덧없어.

아무래도 좋을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

목숨이란 하찮게 중단되게 마련이고 죽고 나면 사랑의 일생이란 그뿐,이라고 그녀는 말하고 나나는 대체로 동의합니다. 인간이란 덧없고 하찮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사랑스럽다고 나나는 생각합니다.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까.

즐거워하거나 슬퍼하거나 하며, 버텨가고 있으니까.

한편 생각합니다.

무의미하다는 것은 나쁜 걸까.

소라와 나나와 나기 오라버니와 순자 아주머니와 아기와 애자까지 모두, 세계의 입장에서는 무의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의미에 가까울 정도로 덧없는 존재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소중하지 않은 걸까, 생각해보면 도무지 그렇지는 않은 것입니다.

아기는 이제 잠잠합니다. 소라도 오라버니도 잠을 자느라고 편안하게 숨 쉬고 있습니다. 모두 잠들었습니다. 어둠속에서 그들의 기척을 듣습니다. 오래지 않아 날이 밝을 것입니다.

계속해보겠습니다. -p, 227~228​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1월이 되면 습관처럼 적었던 계획을, 올해도 어김없이 적어보았다.

지나갔던 수많은 계획들은 작심삼일로 끝나버리기 일쑤였고,

지금은 그 계획들이 어떤 것이었는지 생각조차 나지 않지만,

이번에 세운 계획들도 역시나. 같은 신세가 될 것이 뻔하지만,

한 해를 맞이하는 의식이다. 라는 생각 정도로 적어 본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잘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할 것.

하지만 최선은 다 해볼 것.

'그럼에도'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

더 다채로운 색채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것.

스트레스를 받지 말 것.

예쁜 미소를 가질 것.

많이 걸을 것.

​나는 여전히 지인들로부터 오는 메세지에 길게는 하루, 이틀 늦게 답장하는 못된 사람이고

(이러다 잊고 답장을 못하는 경우도 있고)

만나자는 약속에도 '그래. 나중에 보자' 라며 서운하게 만들어버리는 사람인 것이고

산책을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춥다는 이유로 미루고 있고,

밀린 서평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내일 엄마랑 볼 멋진 프랑스 영화를 예매 해두어야 할까,

독립영화관이니 그냥 가서 보아도 자리가 있을까 고민하며

'기특하네' 란 생각을 하며 틈틈이 거울을 보며 예쁜 미소도 지어보고 있는 것이다.

요시모토 바나나는 《암리타》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물을 꿀꺽꿀꺽 마시는 것 같은 거라고' 했고,

황정은은 《계속해보겠습니다》에서 '아무래도 좋을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 그 하찮음으로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다' 고 말했다.

작년에는 재작년보다 더 잘 살아보려고 많은 계획들을 적었고,

올해는 작년보다 더 잘 살아보려고 이렇게 많은 계획들을 적었다.

이 계획들을 다 지켜도 그만, 안지켜도 그만.

이렇게 '아무래도 좋을 일과 아무래도 좋을 것' 으로 올 한해도 살아가는 것이다.

물을 꿀꺽꿀꺽 마시듯이, 그렇게.




요시모토 바나나,《암리타》 글귀

 

「각 가정마다 남이 보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문제가 있게 마련이고, 그런데도 하루 세 끼 밥 먹고 청소하고 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도 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시간이 지나면 아무리 비정상적인 상황에도 익숙해지고, 타인은 알 수 없는 그 가정만의 약속이 있어서, 모두들 만신창이가 되어도, 그래도 함께 살아가곤 하지」

흔해빠진 내용의 얘기라도, 가정을 잃어버린 준코 아줌마가 얘기하면 실감이 난다.

「아무리 엉망진창이 되어도 균형만 잘 잡혀 있으면 제대로 돌아간다는 걸까요?」

나는 말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준코 아줌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사랑」

「사랑?」

너무도 뜻밖인 그 말에 나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준코 아줌마는 웃었다.

「나도 이런 얘기는 부끄러워서 하고 싶지 않지만, 가정을 존속시키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요하단다. 사랑이란 말이지, 형태나 말이 아니고 어떤 하나의 상태야. 어떻게 힘을 발산하느냐지. 바라는 힘이 아니고, 온 가족이 서로에게 사랑을 주는 쪽으로 힘을 발산하지 않으면 안 돼. 그렇지 않으면 집안 분위기가 굶주린 늑대 소굴처럼 되어버리지. 우리 집만 해도, 실제로는 내가 망가뜨린 것이나 다름 없지만, 그건 계기에 불과하고, 또 내가 혼자서 일방적으로 그렇게 한 것도 아니고, 이전부터 시작되었던 일이야, 집안 사람들 모두가 서로에게 바라기만 했거든. 그런데도 계속 존속시켜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 하는 막바지에서 뭐가 필요하겠어. 그야 물론 타협이라고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안 그랬어. 사랑……이랄까, 아름다운 힘을 발하는 추억이랄까, 그 사람들과 함께였기에 좋았던 빈도라고 할까…… 그런 분위기에 대한 욕망이 남아 있을 때는 그나마 함께 있을 수 있겠구나, 하고 생각했단다」-p, 106~107​

「한 번 만났더니 또 만나고 싶고, 한 번 섹스를 했더니 또 하고 싶어져서 두 번, 세 번, 네 번으로 늘어가는, 그런 게 사랑이라고 생각하니까, 가끔씩밖에 만날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한다고는 생각할 수 없어요」-p, 122

다른 사람에게는 이렇게 느껴지지 않을 하나하나의 감각이 활성화된다. 그 진폭이 고스란히 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의 크기다. 인간은 괴롭다. 불완전한 한 사람이 불완전한 한 사람을 생각하며 전인격적으로 받아들이려 괴로워하는 모양은, 어째서인가 각각의 가슴속에 담긴 태풍과는 다른 곳에서, 때로 유난히도 생생한 어떤 상을 맺는다.

인간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이유와도 같은 것.

활짝 핀 벚나무 가로수 길처럼 왕성하게 요동치는 아름답고 부드러운 에너지.

살랑살랑 꽃잎이 떨어지고, 햇볕이 내리쬐고 바람이 불고, 끝없이 이어지는 나무들이 일제히 흔들리면 격렬하게 춤추는 핑크빛 꽃잎과 그 틈바구니로 엿보이는 청명한 하늘의 달콤함에 압도되어 그저 망연히 서 있다. 알고 있다. 한 번밖에 없고, 순간에 끝난다. 하지만 내가 그 일부에 영원히 녹아 들어가 있다. 원더풀, 브라보! 사람은 괴로우면서도 그런 순간을 추구한다. -p, 149

계기는 소설이었어요.

소설이 창조해 내는 공간의 생생함이란 정말 시간을 초월하는군요.

소설가란 훌륭한 직업입니다. 특수한 기능이에요. 저는 나날이 당신을 존경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런 일이라도 없는 한 아무 생각 없이 책을 읽고, 그 이미지와 인물을 마음의 스크린에 비추었다가는 잊고 맙니다. 하지만 분명하게 <누군가>에 대한 추억을 소유 하게 되죠. 영원히.

그곳에서는 분명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고,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느끼고, 그래요, 인격을 지니고 명백하게 살아 있어요.

고등학교 시절 친구의 소식을 오랜만에 듣는 것처럼, 나는 그 이야기 속의 사람들과 재회하여, 옛날과 함께 내 가슴을 설레게도 하고 아프게도 했던 강렬한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나와 내가 이어지는 순간에, 역시 그 사람들의 인격이 자리를 같이해 주었던 거예요. 이해가 되나요? 싫든 좋든, 우리는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인격을 알고 있죠.

당신이 좋아하는 캐포티의 소설에 나오는, 저 뭐랄까 어쩐지 징글징글한 조엘이란 녀석, 몹시 싫은데도 무슨 일이든 잘 알 수 있잖아요. 자기도 모르게 좋아하게 되잖아요.

소설은 살아 있어요.

살아서, 이쪽에 있는 우리들에게 친구처럼 영향을 끼쳐요.

그 사실을 몸으로 알았어요.

두 시간이나 하룻밤쯤, 우리는 그 세계를 사는 것이죠. 흔하디흔하고, 다들 그렇다고 하기는 하지만, 진실이에요. -p, 346~347

슬퍼서 반쯤 울며 깨어났다.

아아, 인간이란 참 바보스럽지. 살아간다는 것과 그리운 사람과 장소가 늘어난다는 것은 이토록 괴로운 일인데, 애달프고 살을 에는 반복을 계속하는 것일까, 도대체 뭐란 말인가. -p, 355

돌아가는 길 차에 치여 인생은 막을 내리고, 방금 전까지 쉬이 얘기도 나누고 만날 수 있었던 사람도 모두 영원으로 사라지고 말 수도 있다.

내년의 지금쯤, 어디에 있을지도 미리 알 수 없다.

그렇다는 걸 잘 알면서, 모두들 잘도 살아가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모두들 요령 좋게 연막을 치기도 하고 비켜가기도 하고, 직면하여 대항하기도, 울기도 웃기도 원망하기도 얼버무리기도 한다.

언젠가는 죽는다, 그런 것이 아니고, 전부를 너무 민감하게 느껴 부서지지 않도록. -p, 470~4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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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 《계속해보겠습니다》 글귀

 사랑에 관해서라면 그 정도의 감정이 적당하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윽고 괜찮아지는 정도. 헤어지더라도 배신을 당하더라도 어느 한쪽이 불시에 사라지더라도 이윽고 괜찮아,라고 할 수 있는 정도. 그 정도가 좋습니다. -p, 104



생각하고 생각해도 생각할 것이 남아 있는 것 같아. 그래서 더 생각하고 싶은데, 그런데 생각을 더 하다보면 이렇게 더 생각하는 것이 좋은가, 정말 좋은가, 그런 생각까지 하게 돼. 있잖아, 모두들 어떻게 하는 걸까. 모두들 어떻게 아기를 만들어? 어떻게 아기를 낳아? 모두 이런 걸 부지런히 생각하며 아기를 만드는 거야? 실은 모두들 부지런하게 이런 걸 고민한 결과로 아기를 낳고 살 결심을 하는 거야? -p,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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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
김제동.김창완.조수미.이현세.최재천 외 41인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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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인 나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보니 요즘, 집에서 이틀 후면 스무살이 되는 동생을 많은 시간 마주한다. 이제 곧 대학 졸업을 앞둔 나와 이제 대학에 들어가 신입생이 될 동생. 내가 갓 20대가 되었을무렵 흥청망청 보냈던 시간이 후회스러워서인지 동생은 그러지않기를 바라며 잔소리가 심해진다.

"너 지금 그렇게 놀기만 하면 나중에 엄청 후회한다."

"학교 다니면 시간 없으니까 지금부터라도 토익 점수 만들어둬."

"그런거 말고 취업에 도움이 되는 아르바이트를 하란말야."

내가 들었던 잔소리들이고, 나는 동생에게 저런 말을 하지 않아야겠다, 꿈만 생각하며 살 수 있게 도와줘야겠다 다짐했음에도 닥쳐온 무서운 현실 앞에서 저런 다짐 따위는 한낱 모래성이었을 뿐이었나보다.

나도 탱자탱자 놀며 보낸 대학생활, 그나마 후회하지 않는 한 가지 일은 책은 질리도록 읽었다는 점. 많은 사람들에게 물을 용기가 없으니 책을 통해서라도 이 사람 저 사람한테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더랬다. 내 동생도 내 말은 안들을지언정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귀기울여 들을 수 있는 멋진 남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읽고 10대의 끝자락에 있는 내 동생한테 추천해주고​ 싶었던 책. 《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

아픈 실패와 시련으로 가득찬 젊은 시절을 보낸 46명의 명사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살아낸 날들보다 살아낼 날들이 많아, 처음 겪어보는 일들이 가득할 10대들에게 어른들이 전하는 메세지인 것이다.

이런 책은 뻔한 이야기로 느껴져 좋아하지 않지만 내가 이 책에 꽂힌 이유는 바로..

'꿈은커녕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는 너에게' 라는 문장 때문이었다.

내가 그러했고, 지금 내 동생이 그러하고있기 때문에. ​

꿈을 빨리 찾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세상에 자기가 한평생 걸려 이루어내야 할 꿈을 일찍부터 찾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그러고보면 초등학생, 중학생 때 내 꿈은 한의사였고, 고등학생 때 내 꿈은 통번역가였다. 그런데 지금은 고등학생 때까지 가졌던 꿈과는 거리가 먼, 다른 꿈을 다시 꾸고 있다.

   

나는 머리로는 알고있지만, 입 밖으로는 잔소리만 내뱉는 누나이기 때문에 이 책으로라도 동생이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너무 현실적인 잔소리를 하는 누나를 미워하지 않았으면,​ 취준생 누나의 두려움이 가득 담긴 잔소리이니. 잔소리는 잔소리로 듣고 넘겨줄 것.

마음만은 니가 어떻게든 잘 해낼 거라는 걸 믿고 있다는 걸.

다만 밤낮이 바뀐 니 생활패턴만큼은 다시 돌아와주길 바라며​.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세상은 무엇이든 못 하게 하려 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잘하는 한 가지를 찾아가는 길을 알려 주려 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느리고 서툴러도 그것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싶습니다. -p, 21 (정연식, 하다 마느니 실패하는 게 나아 中)

살면서 느끼는 것은 인생은 생각보다 길다는 것입니다. 처음 앞에서 달렸다고 해서 끝까지 잘 달리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최후에 웃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끈기와 오기, 독기가 필요합니다. -p, 72 (이상복, 끈기, 오기, 독기 삼기가 필요해 中)

나는 잠들어 있는 딸에게 이렇게 속삭이고 싶었습니다. 인생은 잠시 끄러지더라도 곧 일어나 남과 비교하지 말고 그저 자기의 길을 묵묵히, 성실히 걸어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p, 131 (엄상익, 극복할 수 없다면 돌아가도 돼 中)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진정 좋아할 것, 그리고 남의 평가에 의존하지 말고 자신이 진정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질 때까지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 것, 나의 노력과 수고가 남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할 것. 이 세 가지 마음만 품고 일하다 보면 돈은 저절로 수고의 대가로 따라올 것입니다. -p, 177 (이영석, 폼 나는 일이 아니어도 괜찮아 中)

젊은 시절에는 누구나 도전을 꿈꿉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 의욕을 참 많이 억눌러 왔습니다. 활화산처럼 들끓는 의욕을 분출하지 못할 때 그것은 속으로 깊이 들어가 좌절감이 됩니다. 좌절감은 자포자기를 낳고, 응어리져서 병이 됩니다. 가슴속에 들끓던 꿈은 한낱 한이 되어 속으로만 곪아 갑니다.

하지만 단언하건대 도전하는 사람에게는 한으로 쌓일 허망한 욕구는 없습니다. 잠시 미운 오리 새끼 소리를 들을지언정 뜻을 세우고 단호히 실현시킬 의지만 있으면 길은 있습니다. -p, 198 (김성주, 백조보다 미운 오리 새끼가 나은 이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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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자 - 소중한 것은 한 글자로 되어 있다
정철 지음, 어진선 그림 / 허밍버드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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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엇하나 진득하게 집중하기 어려운 날들이 계속되고 있어요.

캐롤도 없었던, 눈도 없었던 이름만 크리스마스였던 크리스마스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23살로 보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일까요,

긴 휴학생활을 끝내고 이제 다시 학교로 돌아가 대학생활을 마무리해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일까요.

이렇게 제가 스스로도 집중을 못하고 있다보니, 주위에 집중을 돌리기도 쉽지가 않아요.

별 볼일 없는 이 공간에 들러주신 분들이 남겨준 따뜻한 글들에 덧글로 소통도 하러가야하는데 말이죠.  ​

그래도 책 읽는 일은 꾸준히 하고 있어요.

다만 읽은 책을 기록하는 일은 계속해서 미뤄져, 임시저장글만 엄청나게 늘고 있답니다. 


 

 

정말 가벼이 읽었던 책 한 권.

카피라이터 정철의 《한 글자》라는 책이에요.

 

오직 1음절로 된 글자들로 책 한 권을 꽉 채웠다는 게 믿겨지세요?

저도 여러분도 어렸을 땐 모두 짧은 단어들로 엄마, 아빠와 소통을 시작했을거에요.

지금처럼 이렇게 긴 문장으로 생각을 표현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겠죠.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한 글자만으로도 많은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배웠어요.

개인적으로 이런 책은 좋아하지않지만 (순식간에 읽어버릴 수 있는 책은 왠지 사기에도, 도서관에서 빌려오기에도 망설여진달까요.)

이 책을 읽을 때 만큼은 느려지세요. 느리게 생각하세요. 라는 문구를 보고는 조금은 좋아졌답니다.

​이 책을 소개하는데 많은 말이 무엇 필요하겠어요, 제가 좋았던 한 글자들을 사진으로 찍어두었으니 보여드릴게요!

 

 


 

 

 

 

 

 

 

꽃은 아름다움을 가르쳐 주는 게 아니라

아름다움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남들이 돈 벌었다는 길을 뒤따라간다.

다 주워 가고 없다.




 

 

 

 

 

 

백발에 하얗게 수염을 기른 신이 나를 찾아와, 스무 살로

돌아가게 해 준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맙다고 깍

듯이 인사한 후에 거절해야겠지. 살아 본 나이를 또 사는

건 재미가 덜할 테니까. 스무 살은 알 수 없는 소중한 가치

가 지금 내 나이에도 있을 테니까.

 

인생은 한 순간 한 순간 끝까지 소중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지. 뭐든 다 할 수 있는 신의 모습이 스무 살이 아닌

이유를 눈치채야지.

 

 

 

 


 

 

 

 

 

 

 

 

섬이 외로워 보이는 건 하루 종일 육지만 바라보기 때문

이다. 육지만 바라보느라 자신의 품에서도 꽃이 피고 새가

울고 물이 흐른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헛인사.

헛수고.

단체 문자 그만.

 

모두에게 하는 말은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다.

 

 

 

 

  

 ​

 

 

이건 그림이 귀여워서 저도 모르게 사진을..

 

 

저처럼 마음이 싱숭생숭, 무엇 하나에 진득하게 집중하지 못하고 계신 분들께 추천해드리는 책,

정철의 《한 글자》였어요.

진득하게 보지 않아도, 생각날때마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보아도 가볍게 읽고 생각할 수 있으니 좋았답니다 :)

​다들 2014년의 마지막 주말,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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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산이 울렸다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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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나에게 너를 생각나게 할 거다.

나는 아버지가 부드러우면서도 약간은 괴로운 듯 그 말을 했을 때, 그가 상처 받은 사람이고, 나에 대한 그의 사랑이 하늘처럼 진실하고 크고 영원하며, 그것이 늘 나를 압박해오리라는 걸 알았다. 그것은 언젠가는 사람을 구석으로 몰아 선택을 하게 만드는 그런 종류의 사랑이었다. 뿌리치고 자유로워지든지, 아니면 떠나지 않고 머물면서 그것이 자신을 자신보다 더 작은 어떤 것으로 밀어 넣을 때조차 그 가혹함을 견뎌내기를 선택해야 하는 사랑이었다. -p, 519

 

 







 








이렇게 멋진 소설을 읽고나면 이 소설을 추천하는 글을 적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오곤 한다. 누가 시킨 일도 아니건만 읽은 책에 대해서는 꼭 글을 남기자, 다짐한 나 자신에게 원망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천 개의 찬란한 태양》으로 첫 만남을 갖게 된 할레드 호세이니에 대한 내 첫 느낌은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이야기꾼'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의 신간 《그리고 산이 울렸다》가 나오자마자 기대감에 부풀어있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선물을 받게 되어 저렇게, 선물을 받은 날 기쁜 마음에 품에 꼭 안고 사진까지 찍어두었던 것, (사진을 찍기엔 너무나 어두워 가로등을 찾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 그렇게 기대감에 부풀어 가로등 밑에서 사진까지 찍어두곤 1년이 더 지난 후에야 이 책을 펼쳐들고 읽기 시작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선물받은 책은 쉽사리 읽을 수가 없는 게 참 이상하다.) 당시 내가 힘든 일을 겪고 있던 터라 저렇게 멋진 편지까지 속지에 적어 준 언니,


할레드 호세이니의 《그리고 산이 울렸다》는 아빠가 파리와 압둘라, 두 아이에게 잠들기 전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이야기는 이러하다. 아이 다섯을 낳고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는 농부의 마을에 악마가 찾아온다. 이 악마가 지붕을 두드리면 아이 하나를 내어줘야 했는데 아이 하나를 내어주면 악마는 그 아이를 받아 자루에 넣어 돌아가지만, 아이를 내어주지않으면 그 집에 있는 아이들 모두를 잡아갔다. 짐작할 수 있듯이 악마는 농부가 살고 있는 집의 지붕을 두드렸고, 농부는 힘든 고민 끝에 제비뽑기로 가장 아꼈던 막내아들을 악마에게 보내게 된다. 그 이후 아들을 잃었다는 생각에 미쳐버린 농부는 직접 악마에게 찾아가 아들을 데려오기로 결심한다. 험난한 길을 걸어 악마에게 도착한 농부가 보았던 것은 예쁜 꽃이 피어있고, 수영장이 있고, 멋진 분수도 있는 아름다운 곳에서 힘차게 뛰어놀고 있는 자신의 아들이었다. 악마는 아들을 데려갈 것이냐고 묻는다. 아들은 널 기억하지 못하며, 이게 이제 아들의 삶이라고. 아들을 그냥 두고가는 대신 아들은 여기서 가장 좋은 음식을 먹고 가장 좋은 옷을 입으며 살겠지만, 아들을 데려간다면 결국 그 아이에게 돌아오는 삶은 가난한 농부의 삶일 것이다, 그래도 데려가겠느냐고. 


아빠가 파리와 압둘라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밤은 아빠가 가난 때문에 파리를 부잣집에 양녀로 팔러가는 전날 밤이었다. 


이 동화로 시작된 이야기는 500페이지가 넘는 이 소설을 쥐고 흔든다. 서로에게 그 누구보다 소중한 존재였던 남매 파리와 압둘라가 헤어지게 되면서, 너무 어렸을 때 헤어져 아주 희미한 부재만 느끼는 파리와 파리를 잃은 기억에 한평생을 그리움으로 산 압둘라. 


할레드 호세이니가 이야기꾼이라고 말을 한 이유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등장인물조차 이 이야기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태어날때부터 정해져버리는 '가족'이라는 둘레. 가족이 버팀목이 될 때도 있지만 덫이 될 때도 있듯 이런 동전의 양면같은 가족의 특성을 할레드 호세이니보다 더 멋진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는 작가가 있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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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할레드 호세이니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번역의 중요성도 깨닫는다. 어쩜 이렇게 멋지게 번역해낼 수 있는지. 나도 멋지게 책 소개를 하고싶지만 내가 그런 글을 적을 능력이 되지 않으니, 난 역시 잘 쓰여진 글을 읽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이 소설은 그냥 일단 다들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또한 할레드 호세이니의 다른 책들도 꼭 읽어보시길. 아프가니스탄에 가보지 않아도 그곳에 대해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놀라움을 맛 볼 수 있다. 




▼ 할레드 호세이니의 또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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