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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글자 - 소중한 것은 한 글자로 되어 있다
정철 지음, 어진선 그림 / 허밍버드 / 2014년 8월
평점 :
요즘 무엇하나 진득하게 집중하기 어려운 날들이 계속되고 있어요.
캐롤도 없었던, 눈도 없었던 이름만 크리스마스였던 크리스마스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23살로 보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일까요,
긴 휴학생활을 끝내고 이제 다시 학교로 돌아가 대학생활을 마무리해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일까요.
이렇게 제가 스스로도 집중을 못하고 있다보니, 주위에 집중을 돌리기도 쉽지가 않아요.
별 볼일 없는 이 공간에 들러주신 분들이 남겨준 따뜻한 글들에 덧글로 소통도 하러가야하는데 말이죠.
그래도 책 읽는 일은 꾸준히 하고 있어요.
다만 읽은 책을 기록하는 일은 계속해서 미뤄져, 임시저장글만 엄청나게 늘고 있답니다.

정말 가벼이 읽었던 책 한 권.
카피라이터 정철의 《한 글자》라는 책이에요.
오직 1음절로 된 글자들로 책 한 권을 꽉 채웠다는 게 믿겨지세요?
저도 여러분도 어렸을 땐 모두 짧은 단어들로 엄마, 아빠와 소통을 시작했을거에요.
지금처럼 이렇게 긴 문장으로 생각을 표현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겠죠.
굳이 많은 말을 하지 않아도, 한 글자만으로도 많은 생각을 나눌 수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배웠어요.
개인적으로 이런 책은 좋아하지않지만 (순식간에 읽어버릴 수 있는 책은 왠지 사기에도, 도서관에서 빌려오기에도 망설여진달까요.)
이 책을 읽을 때 만큼은 느려지세요. 느리게 생각하세요. 라는 문구를 보고는 조금은 좋아졌답니다.
이 책을 소개하는데 많은 말이 무엇 필요하겠어요, 제가 좋았던 한 글자들을 사진으로 찍어두었으니 보여드릴게요!

꽃
꽃은 아름다움을 가르쳐 주는 게 아니라
아름다움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돈
남들이 돈 벌었다는 길을 뒤따라간다.
다 주워 가고 없다.

신
백발에 하얗게 수염을 기른 신이 나를 찾아와, 스무 살로
돌아가게 해 준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맙다고 깍
듯이 인사한 후에 거절해야겠지. 살아 본 나이를 또 사는
건 재미가 덜할 테니까. 스무 살은 알 수 없는 소중한 가치
가 지금 내 나이에도 있을 테니까.
인생은 한 순간 한 순간 끝까지 소중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지. 뭐든 다 할 수 있는 신의 모습이 스무 살이 아닌
이유를 눈치채야지.

섬
섬이 외로워 보이는 건 하루 종일 육지만 바라보기 때문
이다. 육지만 바라보느라 자신의 품에서도 꽃이 피고 새가
울고 물이 흐른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헛
헛인사.
헛수고.
단체 문자 그만.
모두에게 하는 말은
누구에게도 들리지 않는다.

이건 그림이 귀여워서 저도 모르게 사진을..
저처럼 마음이 싱숭생숭, 무엇 하나에 진득하게 집중하지 못하고 계신 분들께 추천해드리는 책,
정철의 《한 글자》였어요.
진득하게 보지 않아도, 생각날때마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보아도 가볍게 읽고 생각할 수 있으니 좋았답니다 :)
다들 2014년의 마지막 주말, 행복하게 보내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