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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
김제동.김창완.조수미.이현세.최재천 외 41인 지음 / 샘터사 / 2014년 12월
평점 :
취준생인 나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다보니 요즘, 집에서 이틀 후면 스무살이 되는 동생을 많은 시간 마주한다. 이제 곧 대학 졸업을 앞둔 나와 이제 대학에 들어가 신입생이 될 동생. 내가 갓 20대가 되었을무렵 흥청망청 보냈던 시간이 후회스러워서인지 동생은 그러지않기를 바라며 잔소리가 심해진다.
"너 지금 그렇게 놀기만 하면 나중에 엄청 후회한다."
"학교 다니면 시간 없으니까 지금부터라도 토익 점수 만들어둬."
"그런거 말고 취업에 도움이 되는 아르바이트를 하란말야."
내가 들었던 잔소리들이고, 나는 동생에게 저런 말을 하지 않아야겠다, 꿈만 생각하며 살 수 있게 도와줘야겠다 다짐했음에도 닥쳐온 무서운 현실 앞에서 저런 다짐 따위는 한낱 모래성이었을 뿐이었나보다.
나도 탱자탱자 놀며 보낸 대학생활, 그나마 후회하지 않는 한 가지 일은 책은 질리도록 읽었다는 점. 많은 사람들에게 물을 용기가 없으니 책을 통해서라도 이 사람 저 사람한테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더랬다. 내 동생도 내 말은 안들을지언정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귀기울여 들을 수 있는 멋진 남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읽고 10대의 끝자락에 있는 내 동생한테 추천해주고 싶었던 책. 《별이 빛나는 건 흔들리기 때문이야》.
아픈 실패와 시련으로 가득찬 젊은 시절을 보낸 46명의 명사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살아낸 날들보다 살아낼 날들이 많아, 처음 겪어보는 일들이 가득할 10대들에게 어른들이 전하는 메세지인 것이다.
이런 책은 뻔한 이야기로 느껴져 좋아하지 않지만 내가 이 책에 꽂힌 이유는 바로..

'꿈은커녕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는 너에게' 라는 문장 때문이었다.
내가 그러했고, 지금 내 동생이 그러하고있기 때문에.
꿈을 빨리 찾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세상에 자기가 한평생 걸려 이루어내야 할 꿈을 일찍부터 찾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
그러고보면 초등학생, 중학생 때 내 꿈은 한의사였고, 고등학생 때 내 꿈은 통번역가였다. 그런데 지금은 고등학생 때까지 가졌던 꿈과는 거리가 먼, 다른 꿈을 다시 꾸고 있다.

나는 머리로는 알고있지만, 입 밖으로는 잔소리만 내뱉는 누나이기 때문에 이 책으로라도 동생이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너무 현실적인 잔소리를 하는 누나를 미워하지 않았으면, 취준생 누나의 두려움이 가득 담긴 잔소리이니. 잔소리는 잔소리로 듣고 넘겨줄 것.
마음만은 니가 어떻게든 잘 해낼 거라는 걸 믿고 있다는 걸.
다만 밤낮이 바뀐 니 생활패턴만큼은 다시 돌아와주길 바라며.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세상은 무엇이든 못 하게 하려 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잘하는 한 가지를 찾아가는 길을 알려 주려 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느리고 서툴러도 그것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싶습니다. -p, 21 (정연식, 하다 마느니 실패하는 게 나아 中)
살면서 느끼는 것은 인생은 생각보다 길다는 것입니다. 처음 앞에서 달렸다고 해서 끝까지 잘 달리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모두는 최후에 웃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끈기와 오기, 독기가 필요합니다. -p, 72 (이상복, 끈기, 오기, 독기 삼기가 필요해 中)
나는 잠들어 있는 딸에게 이렇게 속삭이고 싶었습니다. 인생은 잠시 끄러지더라도 곧 일어나 남과 비교하지 말고 그저 자기의 길을 묵묵히, 성실히 걸어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p, 131 (엄상익, 극복할 수 없다면 돌아가도 돼 中)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진정 좋아할 것, 그리고 남의 평가에 의존하지 말고 자신이 진정 최고라는 자부심을 가질 때까지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 것, 나의 노력과 수고가 남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할 것. 이 세 가지 마음만 품고 일하다 보면 돈은 저절로 수고의 대가로 따라올 것입니다. -p, 177 (이영석, 폼 나는 일이 아니어도 괜찮아 中)
젊은 시절에는 누구나 도전을 꿈꿉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 의욕을 참 많이 억눌러 왔습니다. 활화산처럼 들끓는 의욕을 분출하지 못할 때 그것은 속으로 깊이 들어가 좌절감이 됩니다. 좌절감은 자포자기를 낳고, 응어리져서 병이 됩니다. 가슴속에 들끓던 꿈은 한낱 한이 되어 속으로만 곪아 갑니다.
하지만 단언하건대 도전하는 사람에게는 한으로 쌓일 허망한 욕구는 없습니다. 잠시 미운 오리 새끼 소리를 들을지언정 뜻을 세우고 단호히 실현시킬 의지만 있으면 길은 있습니다. -p, 198 (김성주, 백조보다 미운 오리 새끼가 나은 이유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