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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평점 :
책이 출간되면 내용이나 제목 상관없이 보게 되는 작가의 책들이 있다.
그 중에 한 작가가 일본의 "요시모토 바나나"다. <아르헨티나 할머니>이후 간만에 접하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작품이라 무척이나 반가웠다.
타히티에 있는 27살의 에이코...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할머니가 운영하는 바닷가 식당일을 도우며 지낸 에이코는 고향을 떠나 십년 가까이 도쿄의 타히티안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의 죽음과 함께 열심히 일만하던 에이코의 삶에 변화가 찾아 온다. 고독함과 쓸쓸함과 더불어 엄마의 죽음이 주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몸과 마음의 상처로 인해 몇 번 쓰러지게 된다.
일을 잘 하는 에이코를 배려해서 점장과 오너는 에이코에게 휴가를 주게 된다. 오너는 자신의 집에서 동물들을 돌보면서 집안일을 편하게 하는 가정부 일을 제안한다. 에이코느 언제든 다시 레스토랑에서 일할 수 있는 조건으로 허락한다.
오너의 집에 도착한 에이코는 임신한 차가운 오너 부인과 식물들, 그리고 개와 고양이를 돌보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그러는 사이에 개와 고양이도 식물도 에이코를 좋아하게 된다. 오너 집에 있으면서 알게 된 오너의 동물사랑과 식물사랑과 더불어 오너 부인의 불륜. 그로인하 애틋함이...
그러던 어느 날 에이코는 복잡한 심경을 뒤로하고 타히티 섬으로 향한다. 타히티 섬을 돌아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에 자신의 지난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
돌아오면 다시 레스토랑으로 갈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갈 지 고민하면서, 그 곳에서 오너를 잘 아는 노부인을 만나게 되면서 마음을 정하게 된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문장은 굉장히 감성적이다. 쉬이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일수도 있고, 불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에이코가 되어 본다면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감성이 무뎌진 것 같은 내 마음에 따스한 눈물과 함께 감성을 불어 넣어주어서 좋았다.
마지막에 팩스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장면이 없었더라면 오히려 더 괜찮은 엔딩이 됐을 수도 있지만 역시 사랑은 정의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요시모토 바나나가 에덴동산이라 불리는 남태평양의 섬 타히티를 여행하고 그곳에서 느끼고 경험한 것을 토대로 쓴 소설이다. 잔잔한 이야기와 함께 어우러지는 일러스트는 고갱이 타히티 섬에 체류하면서 그린 타히티의 그림들이 연상된다.
여행을 떠날 때의 마음과 여행할 때, 돌아와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여행을 계획하면서 사람들은 수많은 생각을 한다. 여행지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일들이 생기고 어떤 느낌일까... 일상에서의 경험과 여행지에서 느끼는 감성과 경험은 많이 다른 것 같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직까지 한번도 혼자서 여행을 해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주인공 에이코처럼 훌쩍 떠나고 싶어졌다.
타히티 섬을 배경으로한 일러스트와 요시모토 바나나가 여행한 타히티 섬의 사진들을 보니 고갱의 그림을 접하면서도 생각했지만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한 타히티를 가보고 싶어졌다.
주인공과 바나나가 봤을 레몬빛 상어, 알록달록 오색 물고기들, 바닥 밑으로 바다가 훤히 보이는 수상 방갈로와 함께 아름다운 레스토랑, 고갱의 그림으로 유명해진 타히티 여인들을 보고 싶게 만든 무지를 읽으면서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졌다. 타히티라면 좋겠지만 타히티가 아니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