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우에 좌충우돌 SP 이야기[SP]

SP - 영화광 가네시로 가즈키의 열혈 액션 드라마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7월

요즘에는 다양한 나라의 다양한 작품들이 속속 출간된다. 우리나라 작품들보다 오히려 외국작품들이 넘쳐나는 아쉬움도 있긴하지만 그중에서도 일본작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일본작가하면 다섯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인기가 있는 가네시로 가즈키의 신작이 나왔다는 즐거운 소식과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펼쳤다.

가네시로 가즈키의 작품은 한번도 나를 실망시킨적이 없다. 물론 그의 작품을 다 읽어보진 못했지만 영화로도 만들어지고 드라마로도 만들어지고 출간된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걸 보면 평단과 대중성을 동시에 지닌 작가도 드문 것 같다. <보디가드>를 비롯해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경호원들을 보면서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그런 직업군인 SP가 주인공이라는 것도 끌린다.

 

일본에선 이미 드라마로 만들어져서 시청률도 좋았다고 하는데 일드를 즐겨보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 접해보진 못했다. 제목의 SP가 무엇인지부터 찾아봤다.

SP는 'Security Police'의 약자로  요인경호관아라고 할 수 있는데 특수한 훈련을 받은 경관 중에서 가장 우수한 사람을 선발하여 경호만을 담당하는 전담 경찰관을 말한다. 자신의 생명을 희생해서라도 반드시 국정에 관계된 국내외의 VIP를 지켜내야 하는 그들을 "움직이는 벽"이라 부른다.

 

주인공 이노우에 가오루는 다른 사람들의 살의를 읽어내는 능력과 더불어 예민한 감각을 타고나서 주변의 위험요소를 미리 알아 차리는 "싱크로"라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지금까지의 그 어떤 SP보다 뛰어나다. 싱크로를 갖게 된 것은 뇌신경세포의 기능회복에 탁월한 신경세포증식인자의 수치가 매우 높기 때문인데 어렸을 때 부모님을 자신이 보는 눈 앞에서 잃게된 트라마우와 관련된 것임을 회상을 통해 보여준다.

이노우에를 비롯해 이시다 미쓰오, 사사모토 에리, 야마모토 다카후미와 함께 계장 오카다 소이치로가 함께 경호업무를 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도교 도지사 오카와 유코, 전 내각 총리대신, 실버 증권 오하이 쇼이치, 내각 총리대신 아사다 유조  이렇게 4명의 요인들을 경호하면서 그 사건사건 속에 얽혀 있는 인물 관계도나 어렸을 때 자신의 눈 앞에서 테러로 인해 부모님을 잃은 이노우에의 기억을 통해 그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과거와 현실을 넘나들며 펼쳐 놓는다. 각 에피소드 하나하나 완결이 된 것 같으면서도 등장 인물들이 서로 연관되어 있기도하고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이 책이 다 끝나도록 매듭지어지지 않고 그냥 끝나버려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드라마도 11편이 방영됐다고 하니 완결편은 아니고 차후의 이야기가 더 있을 것 같긴 한데 뒷 이야기들이 궁금해진다.

일드를 잘 안 보지만 SP는 꼭 챙겨봐야겠다.

 

이 책이 더 시선을 끄는 건 가네시로 가즈키의 첫 시나리오작품이기 때문이다.

영화광이어서 영화와 관련된 책을 쓰기도 한 가네시로 가즈키의 <대부>, <태양을 가득히>, <지옥의 묵시록> 등의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들도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거기에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드라마를 만들면서 겪은 에피소드와 출연진들을 섭외하게 된 배경과 캐릭터들의 설명을 비롯한 세세한면을 독자들을 위해 각주를 통해 써 놓은 배려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꼭 영화를 다 보고나서 촬영 뒷이야기나 NG모음을 보는 것처럼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