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
게키단 히토리 지음, 서혜영 옮김 / 이레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간만에 접하는 일본소설이다. 일본 연예인이 쓴 100만부가 넘게 팔린 소설이라는 점과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라는 다소 독특한 제목에 끌려 선택한 책.
이 책에는 5가지 이야기가 등장한다.
첫번째이야기인 "길 위의 생" 홈리스를 꿈꾸는 평범한 셀러리맨의 이야기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자신의 일상에 지친 어느 날 지하철에서 우연히 홈리스를 보게된다. 왠지 자유로운 듯한 홈리스를 보면서 자신도 자유를 찾아 홈리스가 되기로 하고 낮엔 직장에서 밤엔 홈리스 생활을 하다가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안녕하세요. 나의 아이돌님"은 다케다 미야코라고 불리는 아이돌을 좋아하는 오타쿠 청년이야기다.
그녀의 주위를 맴돌면서 그녀를 위해 자신의 삶까지 포기하면서 그녀를 위해 산다. 처음에는 작은 것에서 시작해 노트북, 명품백 등 자신의 월급보다 비싼 선물도 사준다. 끈끈이로 등장한 그녀를 위해 인터넷 댓글도 달아주기도 한다. 그런 아이돌을 오타쿠 청년이 왜 그렇게 좋아하고 헌신적이 되었는지 알게되면서 그를 이해하게 된다.
"핀트가 안 맞는 나"에서의 주인공은 너무나 소심하고 내성적이어서 자신의 생각이나 마음을 제대로 이야기하지 못하는 스무살의 프리터족이다. 우연히 자신의 장래희망을 이야기하는 데서 자신도 모르게 카메라맨이 되고 싶다고 이야기한 주인공은 수명이 열장 뿐인 디카를 들고 카메라맨을 꿈꾼다.
"신의 게임"에서는 카레이서가 꿈이었지만 경마에 도박에 자신의 월급은 둘째치고 빚까지 진 밑바닥 인생을 살게 된 주인공이 등장한다. 자살도 하려고 했으나 소녀의 등장으로 다른 삶을 살게 된다. 그가 이번에 시작한 일은 전화사기로 공중전화를 통해 전화번호부에서 아무전화번호를 누르고 통화를 한다. 그런데 우연히 통화된 곳에서 할머니가 그를 자신의 아들로 착각하게 되고 통화를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 집으로 돈을 받으로 가게 되는데...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는 부모의 죽음으로 혼자 남게 된 나루코의 이야기다. 수학여행 때 개그를 봐 달라고 하면서 이상한 행동을 해서 경찰서에 가게 된다. 자신의 꿈을 찾아 도쿄로 가게 된 나루코는 우연히 스트립쇼를 하는 극장에서 사회를 보고 있는 예전에 개그를 보여주었던 남자를 만나게 된다.
이 작품의 특징은 이미 다른 영화나 작품에서 활용되었던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이다. 5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지만 각가의 단편 이야기 속에서는 다른 단편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스쳐 지나가듯 등장한다. 다른작품이면서도 묘하게 얽혀 있다. 그래서 단편집이면서도 하나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저자의 첫 작품인데 일본의 연예인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연예인들이 에세이집을 내는 경우는 종종 있는데 소설집을 내는 경우는 드물다. 게키단 히토리의 처녀작이라고 한다.
일반적인 사람들의 이야기 보다는 조금 오버된 감은 있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봤을 만한 소재와 대중성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일본 소설이라 우리나라와는 정서가 다르긴 하지만 공감대는 형성이 되는 것 같다. 이야기가 평범한 듯 하면서도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쉽게 읽어버릴 수 있는 작품이지만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류, 왠지 독자들에 따라 평이 많이 다를 것 같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