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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공책 - 부끄럽고 아름다운
서경옥 지음, 이수지 그림 / 시골생활(도솔)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살아가면서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보거나 혹은 먼 미래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CF나와 유행했던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말처럼 젊었을 때 열심히 일한만큼 사랑하는 가족들과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전원에 멋진 집을 짓고 행복하게 사는 꿈을 그려봤을 것이다.
나역시 노년을 되었을 때 어떻게 살아갈까, 아니면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를 상상해 본적이 있다.
<엄마의 공책>에는 그런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주인공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엄마의 공책>을 펼쳐 보기 전인데 얼마 전에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마더>를 비롯해서 베스트셀러인 신경숙작가의 <엄마를 찾아서>가 생각나는 건 왜 일까?! 아마도 제목에 엄마라는 단어가 들어가서인지는 아닌가 한다. "엄마"라는 단어는 그 단어만으로도 미소, 웃음, 슬픔, 그리움 등 많은 감정들이 또오른다.
맹목적이고 헌신적이고 마냥 즐거운 엄마... 엄마의 일상은 그런 엄마의 공책에는 뭐가 쓰여있을까?!
60대 주인공과 그녀의 남편 그리고 30대의 딸과 함께 주인공의 엄마가 정겨운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우리의 어머니들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주인공도 남편을 내조하고 아이를 낳아 잘 키우고 평범하게 살아온 어머니의 모습이다. 물론 자신은 평범하게 살았다고 하지만 결코 평범한 삶은 아니었던 것 같다.
40년대 생인 주인공은 괜찮은 집안에 괜찮은 학벌을 가진 여느 신여성 못지않게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여성으로서의 모습과 함께 어머니로서의 모습, 내조하는 아내로서의 모습, 시부모와 친정부모를 공경하는 자식으로서의 모습들이 이야기 곧곧에서 펼쳐진다.
보통 엄마들이 가족들을 위해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삶이나 꿈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주인공은 가야금도 연주하고, 판소리에 끌려서 창도 배우고, 바느질과 자수도 하면서 가족들을 위하면서도 끈임없이 자신의 삶을 위해 도전해 나간다.
그녀의 삶에서 부러운 건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엄마들이 느낄 부러움은 자신의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을 자유롭게 한 것이 아닐지...
미술을 전공한 딸의 그림책과 도시생활에서 은퇴하고 시골에서 새집을 짓고 산 자신의 이야기를 쓴 남편과 그리고 저자 이렇게 가족 모두가 책을 출간한 작가 가족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 점도 부러울 것 같다.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그녀의 일상 속으로 나 역시 하루 정도를 들어가 보고 싶다.
그녀와 가족이 살고 있는 봉평으로 마음은 벌써 향해 있다.
한해 두해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내가 생각했던 꿈꿔왔던 것들이 하나 둘 이루어져 가고 있는지 돌이켜 보고 생각하게 된다.
주인공과 그녀의 남편의 따뜻하고 행복해 보이는 전원생활을 보면서 나도 저 때쯤이면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멋지게 살고 있지 않을까?!
하고 싶은 것도 해야할 것도 많은 아직은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아서 기대도 되고 설레이는 지금...
어떤 미래가 어떻게 펼쳐 질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