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박찬욱 외 지음 / 그책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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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영화화 되는 경우는 많은데 영화가 책으로 출간되는 경우는 드물다. 좋아하는 영화감독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 박찬욱 감독의 작품들은 탄탄한 스토리와 자신만의 색깔이 있어서 더 기대가 된다.

박찬욱이라는 이름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공동경비구역JSA>를 시작으로 "복수 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들을 본 터라 칸에서 주목받는 그의 또 다른 작품인 <박쥐>가 어떤 이야기를 쏟아낼지 기대가 된다.

 

<박쥐>의 모티브는 작가 자신이 책에서도 이야기 하듯이 "에미졸라"의 소설 <테레즈 라캥>이라고 한다. 19세기의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이 시대를 지나서 21세기 한국에서 재 탄생되었다. 그런서 그런지 이 소설의 주 소재인 뱀파이어는 유럽이나 아메리카쪽에서는 많이 등장했지만 아시아나 우리나라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상현은 어렸을 때 고아로 신부님 밑에서 자란다. 수재소리를 듣던 상현은 의대를 희망하는 아버지같은 신부의 뜻보다는 당연히 신부가 되기로 생각하고 신부가 된다.

그러던 상현이 아프리카로 선교를 나갔다가 이브바이러스에 걸려 혼자만 살아오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런 상현을 사람들은 우러러 바라보게 되고 뭔가 조금씩 이상해지는 자신때문에 고민에 빠진다.

그러던 어느 날 어렸을 때 친구인 강우의 어머니 라여사를 우연히 만가게 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오아시스 모임에 초대된다. 어렸을 때 강우네에 살던 고아소녀 태주는 훌쩍 자라서 강우의 부인이 되어있다.

태주와 상현의 만남으로 인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살생과 더불어 금욕뿐 아니라 성스럽고 깨끗해야할 신부지만 상현은 뱀파이어가 되어서 그 모든 것들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통받고 있다가 결국에는 그 모든 것들에서 자유(?)로워진다.

신부가 아닌 인간 상현 아니 뱀파이어 상현으로 다시 살아가게 된다.

라여사와 강우에게 학대받고 살던 태주는 팜므파탈의 전형을 보여줄 뿐 아니라 그녀가 뱀파이어가 되고나서는 태주와 상현의 관계 또한 이상해진다.

결국에는 자신들의 죄와 쾌락, 두려움과 자책감과 그 밖의 것들로 인해 다른 삶을 살게 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이 책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소설로 탄생되서이기도 하겠지만 책을 읽기 전에 영화속 등장인물들을 알고 있어서 그런지 책을 읽는데 등장인물들의 모습들이 연상이되어 머릿속에서 영화를 찍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죽을 수도 그렇다고 산것도 아닌 뱀파이어 상현...

"남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어느 책 속이야기처럼 다른사람의 피가 없으면 살아갈 수 없게된 상현에게 신부로써의 갈등 뿐 아니라 인간 본연으로서의 갈등도 겪게 된다.

극한 상황에서 상현과 태주의 만남과 사랑 그로 인해 벌어지는 끔찍한 사건들... 태주와 상현을 중심으로 한 주변 인물들의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모습들이 다 읽었는데도 왠지 깔끔하지가 않고 뭔가 개운하지가 않다.

심사평에서나 각족 언론, 독자들 평만 보더라도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걸 보면 뭐라고 정의 내리기 좀 난해한 장르임은 분명하다.

범상치 않은 작품이 박찬욱의 작품임을 보여주듯이 역시나 다른 작품들도 그랬지만 신부가 뱀파이어가 되고, 살인을 저리르고, 불륜과 더불어 많은 논란의 소지가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소설은 어디까지나 픽션아닌가...

 

리뷰를 쓰기 얼마 전에 칸에서 좋은 소식이 왔다. 박찬욱 감독의 <박쥐>가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고 하는 즐거운 소식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정부의 무분별한 공권력 남용, 북핵 위기 등으로 우울한 시국에서 잠시나마 웃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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