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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사생활
이응준 지음 / 민음사 / 2009년 4월
평점 :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통일조국에 대해서 한번쯤은 생각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70년대 태생들만해도 통일은 당연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남북관계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던 사람들이 대다수라면 80년대 이후 태생들은 통일에 대해 또는 남북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심지어는 북한을 같은 민족이 아닌 우리와 다른 별개의 한 나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남북이 나뉜 뒤 반년이 넘는 역사가 흘러서 그 아픔을 직접적으로 겪은 사람들보다 간접 경험자가 많아져서이기도 하고, 반공정책 등 정부가 국민의 눈을 다른쪽으로 돌리기 위한 방편으로 쓰기도 했었고, 다른 나라의 통일 이후의 모습을 보기도 했기 때문이리라.
남북 평화통일만이 제대로 된 통일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지금은 통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얼마 전에 겪은 비교적 잘 산다고 생각했던 동독과 선진국 서독이 평화통일이 된 이 후의 통일 독일의 모습을 보면서 선진국이었던 독일도 휘청하고 아직까지 통일 이전의 모습을 온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데 선진국의 반열에 들지 못한 남한과 아직도 개도국을 벗어나지 못한 북한과의 통일은 물어보지 않아도 뻔한 결과가 올 거라는 상상을 누구든지 해봤을 것이다.
경제학자들 정치 외교학자들 뿐 아니라 이해득실을 따지는 많은 사람들이 통일한국에 대해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이 많고, 통일 이후의 삶이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발전가능성과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는 나라로 우뚝 설 수있을 거라는 우려 등으로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들과 선진국 등 상당 국가들이 통일 한국을 바라지 않아서 암암리에 남북관계의 호전을 가로 막고 있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들어서 알 고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도 북한의 핵문제와 미사일 발사 사건으로 세계언론을 비롯한 우리나라 언론이 시끌벅적 했었다.
그래도 우리는
이 책에서는 우리가 우려했던 것과 비슷하게 아니 훨씬 더 심각한 통일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준다.
대한민국의 흡수통일 이후 5년이 지난 2016년 뭔가 많이 달라져 있을 것 같지 않은가?!
정답은 "그렇다"다.
통일 이후의 한국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서울은 지옥이다.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 할렘가가 형성되고 북한의 많은 군인들을 비롯한 여러가지를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의 흡수 통일은 많은 문제를 야기 시켰다.
그 중에서도 10여년간을 복무했던 군인들이 강제해산되어 하루 아침에 실업자로 전락한다. 그 와중에 갖고 있던 무기들과 양지와 음지로 숨어 들면서 위험한 존재가 되어 버린다.
이 책은 통일 대한민국에서 광복빌딩이라는 건물을 매개로 해서 그 속에서 벌어지는 한 조직의 이야기를 통해 암울한 미래를 펼쳐 놓는다.
능구렁이 대장인 오남철을 비롯하여 오른팔이자 북한에서 군인으로 혁혁한 공을 세웠던 주인공 리강과 왼팔이자 약삭빠른 조명도 그 밖에 인물들이 등장한다.
북한에서는 대우를 받았던 사람들의 통일 이후의 모습은 끔찍하다. 그렇다고 해서 남한 사람들의 모습도 좋지만은 않다.
북한의 신격화된 사회에서 살다가 그 신이 사라져 버린 지금... 그들은 심리적으로도 물질적으로도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 사회주의적이고 독재자같은 오남철도 장군도령이라는 미신에 집착하기도 하고, 아직 어린 동철의 모습에서는 통일 이후 아직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이들이 어떻게 변화될지도 보여준다.
우리는 90년대에 김진명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보면서 많은 기대를 품었다.
우리도 핵을 가지고 있다면 당당한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아쉬움과 함께, 북한의 핵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차라리 북한이 핵기술과 핵을 보유하고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92년 김일성과 김대중 대통려의 남북 정상회담 열기와 더불어 통일 대한민국의 열망을 얼마 앞둔 시점에서 김일성 서거는 우리에겐 통일에 대한 절망을 가져왔던 것도 기억한다.
그 뒤에 북한원조라든지 여러 다양한 방면에서의 북한과의 소통의 시도는 또 다른 희망을 불게 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것, 특히 통일 이후의 삶을 소재로 소설을 쓴 다는 것은 작가로써는 모험이었을 것이다.
저자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통일은 우리에게 어떤 미래를?
준비를 한다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해야되는지...
통일에 대해, 통일 이후의 삶을 다룬 작품이라 기대가 되기도 하지만 우리가 기대했던, 아니 우려했던 것 이상으로 처참한 미래라 조금은 답답해져 옴을 느낀다.
하지만 그래도 통일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은 여전하다.
언제쯤이면 우리나라가 온전한 통일을 이룰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