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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 가?
장 루이 푸르니에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9년 2월
평점 :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상적인 삶을 살아간다. 물론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단정을 누가 지었는지는 모르지만...
누구는 보이는 장애를 가지고, 누군가는 보이지 않는 장애를 가지고 살아간다.
만약 당신이 장애아를 낳게 된다면...이라는 상상은 정상적인 부모들 뿐 아니라 장애를 가진 부모조차 생각조차 하기 싶지 않은 이야기 일 것이다.모든 사람들이 그렇듯이 장 루이도 예쁘고 착하고 사랑스런 축복받은 아이를 원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태어난 첫아이 마튜는 평범한 아이들과는 조금은 다른 성장과정을 겪게 된다. 그 다른 성장과정으로 인해 그들 부모역시 조금은 다른 부모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데 주인공 장 루이는 한 번도 아닌 연속해서 두번씩이나 그런 경우를 겪게 된다.
만약 당신이 장애아를 낳게 된다면 그 심정은?
만약 당신이 장애아를 보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만약 당신이 장애아 부모를 만나면 그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장애아를 둔 아빠의 실제 이야기 이기에 더 생생하다. 40여년 동안 말하지 않았던 그들의 사랑스런 아이들 이야기...소재만 보고는 자칫 생각하면 신파라고 생각해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장애아를 옆에서 지켜보고 생활했기 때문에 너무 감성적이지도 너무 신파도 아닌 약간은 유머러스하면서도 현실감을 잊어버리지 않게 담담하게 써 내려간다.
왜 그렇지 않은가 장애아와 잠깐 살았다고 해서 장애아를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처럼 그들의 겉모습과 그들의 내면을 제대로 알지 못하지 않는가?!
때론 함께 울면서, 웃으면서, 절망하면서 그렇게 많은 날들을 함께 해 온 아이들의 이야기는 장 루이의 유머와 결합하면서 또 다른 마음을 불러 일으킨다. 마냥 목 놓아 울수도 없게 만들고 그렇다고 정신없이 웃을 수도 없게 만든다. 그들을 조금은 이해하고 조금은 생각하고 그래서 밝은 모습에서조차 마음이 애닮프다는 표현이 비슷한 표현인지 모르겠다. 눈물이 핑도는, 이야기 자체가 슬프다기 보다는 그 이야기를 읽다가 자신도 모르게 상상이 되어 눈물이 나는 그런 글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 역시 예전에는 장애아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정말 난감할 때가 있었다.
장애아와 관련된 책들을 여러권 보기도 하고, 방송등을 보면서 예전의 장애아를 보던 시선과 지금의 시선은 많이 달라져 있다.
너무 측은지심으로 너무 특별대우도 아닌 그저 그냥 한 아이라는 사람이라는 존재로 받아들여야함을 이제는 조금은 안다. 마튜나 토마처럼 중증이 아니라면 그런 특별 대우를 바는 자신의 모습에 또 한번 상처를 받게 된다는 것도...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아직도 장애아를 비롯한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들(사실 정상과 비정상의 개념이 먼지... )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는 잘 모를 때가 있지만...
자신의 사랑하는 첫째아들 마튜를 떠나보내면서 쓴 이 글은 정말 가슴에 와 닿는다. 어쩌면 주위사람들은 아이에게나 아빠에게나 잘 된일이라고 위로했을지도 모른다.
"장애아라는 이유로 아이를 잃는 것이 덜 슬프다는 생각은 말아야 한다. 정상인 아이를 잃는 것 만큼이나 가슴 아픈 일이다. ... ... 오로지 고통을 받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난 아이의 죽음은 너무나 처량하다.(p. 117)"
모든 부모들이 자신보다 먼저 아이를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울까?! 그냥 옆에서 같이 위로해주고 눈물 흘려주는 것만이 최고의 위로일 것이다. 단 한번도 행복해보지 못하고 떠난 아들이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로터 희망과 안도를 느낀다.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아픈 사람은 더 아픈사람들로부터, 장애아를 가진 부모는 더 중증 장애아를 가진 부모로부터 ... 그 밖의 많은 것들로부터 위로도 얻고 희망을 품는다.
우리는 예전 같으면 그저 골방에서 인생을 마감했을지도 모르는 장애를 극복한 많은 사람들을 주위에서, 방송에서, 혹은 책에서 접하게 된다.
평범한 사람들도 힘든 그들의 성공스토리를 보면서 저렇게 장애를 극복하고 새로운 멋진 삶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박수와 함께 그들의 부모님들의 숨은 공로를 치하한다.
장애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면 사람들은 왠지 안타까움과 더불어 측은지심을 생각하게 되고, 무슨 이야기를 하든지 위로와 울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완전무장을 하고 읽기 시작하는 독자들에게 조금은 웃을 수 있는 편안함을 준다.
너무 비참하지도 잔인하지도 끔찍하지도 않고 담담하고 때론 유머러스한 장 루이식 글을 통해서 그들의 아들들 마튜와 토마를 만나게 된다
이 짧은 한 권의 책으로는 자신이 하고 싶은 무수한 말들을 다 토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기쁘고 행복하고 즐거웠던일을 비롯하여, 슬프고 애닮프고, 안타깝고 죽고 싶은던 무수한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지 않았을까?!
평범한 아이나 조금은 특별한 아이를 가진 모든 부모님들과 아이들에게 남들도 생각해보고 장애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자신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이 책을 읽는 동안이라도 잠시나마 깨닫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