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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차별의 경제학 - 가격 속에 숨은 소비심리의 비밀 18가지
사라 맥스웰 지음, 황선영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우리는 흔히 마트에 가기 전에 무엇을 살까 정해놨다가도 할인행사나 1+1행사 등을 할 때면 생각지도 않은 물건들을 사게 된다. 반값이나 1+1행사를 할 때 사지 않으면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소비자의 이런 심리를 이용한 가격 차별화 마케팅 전략에 의해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지갑 속에 돈을 끄집어 내게 된다.
우리가 알면서도 속는 경우는 너무 많다. 가령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5만원 10만원 단위로 상품권을 준다거나 선물을 준다고 하면 필요도 없는 물건을 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다들 한두번은 그런 경험을 해본적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가격이 구매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기업 이미지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또 소비자들이 구매여부를 결정할 때, 감정이 없다면 옳고 그름을 판단할 기준이 없기 때문에 가격에대한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도 예를 들어 설명한다.
저자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되려먼 "공정한 가격" 책정에 좀 더 신경을 기울여야 된다고 말한다. 공정한 가격이 아닌 너무 비싼 가격 또는 합리적이지 않은 가격은 당분간은 이익이 될 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문을 닫을 수도 있다. 저자는 공정한 가격이라는 것은 소비자를 존중하는 태도와 신뢰에 의한 가격이라고 이야기 한다.
가격차별의 경제학을 예로 들 때 흔히 이해하기 쉬운 것들이 주위에 많다.
스타벅스를 예로 들어보면 스타벅스는 전 세계에 체인점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그렇다면 같은 커피 같은 맛을 내는 스타벅스의 커피값이 어느 곳에서나 같아야 한다. 하지만 나라마다 스타벅스 커피값은 다르다. 환률차이나 물가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다른 어느 곳보다 우리나라 스타벅스 커피값이 제일 비싸다고 한다.
왜 그럴까?! "싼게 비지떡" 이라는 인식과 함께 "비싼 것이 좋은 것"이라는 비싼 것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비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한 가격차별화라고 한다.
과연 스타벅스만 그럴까? 해외 화장품을 비롯하여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자동차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브랜드의 같은 급의 자동차를 살 때도 외국 소비자 보다 국내 소비자들이 더 비싼 가격을 주고 오히려 더 못한 급의 자동차를 사는 경우도 들어봤을 것이다. 지금이야 정보의 공유화로 인해 차별화가 덜해졌지만 지금도 암암리에 가격차별화를 하고 있는 제품들이 있다.
가격차별 정책은 이렇게 가격을 차별하는 직접적인 방법 뿐 아니라 간접적인 방법을 취하기도 한다.
가령 무료서비를 시작하다가 점차 익숙해지면 유료서비스로 전환해서 사람들에게 별 생각없이 돈을 쓰게 하는 방법도 있다. 휴대폰의 발신번호표시서비스의 경우 처음에는 무료였다가 어느 시점부터 유로로 전환한 경우를 생각해보자. 유로라고 해서 이미 서비스의 편리성을 안 고객들이 서비스를 쓰지 않거나 비싸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발신번호서비스의 유료에 대해 통신사의 폭리라고 해서 부분무료로 바뀐 경우도 있지만 아직은 유료화 서비스다.
13 공짜였던 상품이나 서비스도 유로로 전환할 수 있다
물론 가격차별 정책이 고객들에게 항상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독점일 때보다 과점일 때 또 무한경쟁일 때 가격의 다양성이 존재하듯이 가격차별 정책으로 물건을 싸게 사는 경우도 들 수 있다.
할인 쿠폰이나 단골고객 할인 그밖의 여러 할인 정책들로 인해 좀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방법들이 많이 있다. 인터넷의 상용화로 인해서 그 혜택들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가령 요즘같은 고유가 시대에 가장 저렴한 주유소를 검색할 수 있고 자신의 생활반경 내에 저렴한 주유소를 찾아 주유할 수 있는 경우가 좋은 예다.
또한 항공권이나 해외여행을 할 때도 비수기와 성수기에 따라 가격의 차별화가 이루어지는데 현명한 소비자라면 이 가격차별을 잘 활용하면 정상가의 반 가격으로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다. 또 점심시간 때 할인된 가격으로 시간차 가격차별화를 시도하는 식당들도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가격차별 정책은 소비자 뿐만 아니라 비수기의 고객유치라는 장점으로 누이좋게 매부좋은 윈윈전략이라 할 수 있다.
마트에서 보면 같은 종류의 상품이 다양한 브랜드와 다양한 가격으로 인해 선택의 폭이 넓어진 반면에 물건을 고르는 소비자의 고민은 더 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장 싼 제품을 고르거나 비싼 제품을 고르기도 한다. "싼 게 비지떡"과 "제품에 비해 너무 비싼 가격"에 한 두번이라도 속아(?) 본 대분의 소비자들은 중간 가격의 제품을 고르게 된다.
이런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한 판매자들의 가격차별 정책도 소비자들 보다 한 수 위라고 볼 수 있다. 너무 싼 제품과 너무 비싼 제품들을 만들어 놓고 주력 상품은 그 중간가격의 상품을 파는 판매전략을 펼치는 경우도 많다.
가격차별정책을 알면 알수록 올바른 소비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것이다. 너무 깊게 오래 생각하는 것보다는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라면 그냥 쉽게 샀었다면 이제부터는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산다면 가격차별정책의 상술에서 조금은 벗어나는 소비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이 책을 읽은 뒤에도 1+1에 아니면 반값 세일, 한정 판매에 눈이 돌아가고 손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소비자와 생산자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공정한 가격이 측정된다면 조금은 더 올바른 소비를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