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일 1 - 불멸의 사랑
앤드루 데이비드슨 지음, 이옥진 옮김 / 민음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불멸의 사랑"이라는 부제가 있는 가고일(Gargoyle)을 읽기 전에 가고일이 무슨의민지 궁금해졌다. 가고일은 교회나 성당, 큰 사원의 지붕 4 귀퉁에 달린 날개가 있는 괴물의 상으로 이 책에서는 고딕성당의 외벽을 장식하는 괴물형태의 물받이 조각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가고일을 검색하다 우연히 저자의 인터뷰를 봤는데 저자가 책의 제목을 가고일이라고 한 이유는 여주인공 마리안네 엥겔은 가고일 조각가로, 주인공인 화자 역시 화상에서 살아남은 자신을 괴물, 즉 가고일이라 생각한다. 마리안네는 이야기 내내 조각상을 다듬듯 남자를 다듬어 내는 것에서 명명했다고 한다.

가고일이라는 용어를 알고 있었다면 아마도 SF물 정도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여튼 700년이란는 긴 세월을 넘나드는 불멸의 사랑이야기를 펼쳐본다.

 

잘나가는 포르노 배우이자 제작자였던 주인공이 어느 날 술과 마약에 취해 운전을 하다 자동차 사고로 불이 나서 전신이 불에 타 흉즉한 괴물처럼 심각한 화상을 입게 된다. 그 화상으로 인해 멋진몸매와 조각같은 얼굴뿐 아니라 사없도 부도가 나서 모든 것을 잃게된다. 사고 후 7주만에 깨어난 주인공은 삶의 의미를 잃고 자신이 퇴원하는 날 자살할 계획을 세운다. 문병오는 사람들에게 다신 오진 말라며 보내버리기를 수차례 이제는 문병 오는 이도 거의 없는 어느 날 정신병동에서 탈출한 한 것 같이 이상한 마리안네 엥겔이라는 여인이 찾아온다. 정신분열증 환자이면서 가고일 조각가인 마리안네와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과 가까운 사람 외에는 모르는 자신의 태생 상처에 대해 알거나 그 밖에 것들을 마리안네가 알고 있는 것에 놀라움과 함께 처음에는 꺼려했던 마리안네가 문병이 오기를 기다린다.

마리안네는 4가지 사랑이야기와 함께 주인공과 마리안네의 700년 전의 사랑이야기를 <천일야화>의 세헤라자데처럼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마리안네는 그들의 14세기의 사랑이야기를 잔잔하게 들려준다.

아기 때 엥겔탈 수도원 앞에 버려진 마리안네는 언어에 특별한 재능을 보인다. 어느 날 수도원에 화상을 입은 용병이 피신해 오고, 마리안네의 극진한 간호로 목숨을 건진 용병과 마리안네는 사랑에 빠진다.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이들에게 죽음 아니고는 부대를 떠날 수 없다는용병단의 규칙에 따라 용병을 추격해 온다. 용병과 그의 아이를 임신한 마리안네는 도망치지만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4가지 사랑이야기 중에 첫번째는 흑사병에 걸린 아내를 간병하다가 자살로 아내의 뒤를 따른 대장장이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시작으로 해서 부모의 반대를 극복하고 결혼 남녀가 폭풍우가 몰아치는 저녁에 남편을 잃게되고, 매일아침 부인은 그 절벽에 간다. 그로부터 20년 후 폭풍우가 몰아치던 저녁에 아내가 남편이 실종된 절벽에서 생을 마감한다.

세번째는 사랑하는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비구니가 되어 생매장 당한 일본여인의 사랑이야기와 마지막은 결혼 한 남자를 사랑하다 그 남자의 아이를 구하고 불에 타 죽은 한 남자의 사랑이야기를 중간중간에 마리안네가 자신의 과거 이야기와 함께 펼쳐 놓는다.

이렇듯 여러가지 사랑이야기가 나오는데 이야기의 끝은 하나같이 해피엔딩이 아닌 세드엔딩이다. 하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는 700여년간을 이어온 마리안네와 주인공의 사랑이야기는 네버엔딩이다. 과거면서 현재진행형 사랑이야기다.

마약을 끊는 과정에서 단테의 지옥편처럼 지옥을 경험하기도 하고 마리안네의 헌신과 사랑을 통해서 마리안네의 이야기가 진실이고 서로에 대한 사랑이 진실임이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마리안네가 사라진다.

 

저자는 이야기 속에 단테의 <신곡>을  적절히 배치해 좀 더 판타지하면서 감동적이게 펼쳐 나간다.

시대와 공간과 죽음도 뛰어넘는 애절한 사랑이야기.

사실 미녀와 야수, 개구리 왕자 등의 동화에서부터 사랑이야기까지 겉모습이 아닌 내면을 보고 사랑을 하기란 쉽지 않다. 첫눈에 반한다는 것은 내면보다는 외면에 끌릴 수 없음을 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말이다.

 

책에서 약간의 비중있는 역할로 일본인 물리치료사 사유리가 등장한다. 사유리의 등장으로 일본문화나 일본에 대해 소개가 되는데 자자의 이력을 보니 일본에 5년정도 살았다고 한다. 아시아에 대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데 일본과 한국에 더 매력을 느끼며 부산에도 왔었다고 해서 그런지 저자가 한층 가깝게 느껴진다. 그러면서 사유리가 한국사람이었으면 더 좋았을 걸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나 드라마 소설 기타 작품들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재가 사랑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불멸의 사랑이라는 부제를 표방할 정도로 사랑에 대해 심도있게 다뤘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고 하는 영화속 주인공의 대사처럼 요즘 사랑을 보면 정말 저들이 사랑은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너무 쉽게 사귀고 쉽게 헤어진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사랑에 대해 사람에 대해 예전에 비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은 요즘에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 책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절절한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경외하고 존중하기보다는 통속적이고 고리타분하다고까지 생각하는 경우들도 흔하니깐...

주인공과 마리안네의 시공을 초월한 사랑이야기는 그래서 요즘세대들에게 저런 사랑이 정말 존재할까에서부터 저런사랑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저자는 사랑이야기를 쓰면서 어쩌면 독자들에게 "당신도 연인이 주인공 같은 상황에 처했을 때 변치않는 사랑을 할수 있어요?"라고 물어보는 것 같다.

주위 화상환자들을 보면 참 안타깝고 그렇기도 하지만 정도가 심한 사람들을 보면 두렵고 무섭기도 한 것도 사실이다. 사실 나에게 똑같은 상황이 온다면 나도 마리안네처럼 할 수 있을까?! 지금은 '예'나 '아니오'로 말할 수 있을 지라도 자신의 현실이 똑같은 상황이라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