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
가이도 다케루 지음,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이라는 제목과 표지의 그림에서는 왠지 몽환적인 느낌이 강하다. 의료 미스터리의 대가인 다케루의 작품이라고 하니 왠지 기대가 된다.
처음에는 책의 제목중에서 "불임"을 "불륜"으로 읽어서 색다른 책을 냈다고 생각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도쿄의 데이카대학 의국에서 강사를 하고 있는 미모의 산부인과 의사이자 얼음마녀라는 별멍을 가진 소네자키 리에.  그녀는 주 2회 마리아클리닉 산부인과로 외래진료를 나간다. 그런데 마리아 클리닉에 불행한 사고가 난다. 그 즈음에 다섯명의 임산부가 찾아온다.
34세의 아마리 미네코, 28세 간자키 다카코, 19세의 미혼모 아오이 유미, 불임 외래와 인연을 맺은지 5년만에 임신에 성공한 39세 아라키 히로코. 50대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쌍둥이를 임신한 야마자키 미도리 이렇게 5명의 임산부들이다. 이들의 임신부터 출산까지 10개월 동안에 벌어지는 이야기들이 전개된다.
그 안에서 의료계의 부조리와 함께 의료계의 밝지 않은 현실과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힘이 굴림하는 사회가 존재한다는 것을 주인공 리에를 통해서 보여준다. 이 책은 일본에 있었던 어느 산부인과 의사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체포된 사건을 소재로 삼았다.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와 정책, 부족한 의사 수, 그로 인해 과로에 시달리는 의사들 등등 여러가지가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의료사고나 의료문제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의료계의 현실을 저자는 주인공 리에의 날카로운 눈을 통해 독자들에게 이야기 하고 있다.
 
의학이 발달함에 따라서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부분들이 법적인 태두리와 인간관계에 안에서 이루어 지고 있지 않은가 한다.
가령 대리모의 경우 난자를 제공해 준 사람이 엄마인지 아니면 난자를 자궁에 착상시켜 10달 동안 임신해서 낳은 사람을 엄마라고 해야할 지부터 과학과 사회가 발전하는데 그에 따라 법이나 사회규범이나 사람들의 생각이 바로 따로 오지 못하는 아노미적인 현상으로 볼 수도 있고, 모든 일들을 법으로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요즘 저출산으로 고령화와 인구문제가 심각히 대두되는 있는데 누구는 애를 못 낳아서 걱정이고, 누구는 애가 생겨서 유산을 하려고 하고 정말 불공평한 세상이라는 한탄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저자가 의사여서 그런지 의학용어나 전문용어들을 비롯한 해박한 의학상식이 돋보인다.
의료 미스터리물이라고 해서 기대를 하고 봤는데 미스터리 본연의 긴장감이나 으스스함 보다는 독자들이나 대중들에게 의료문제나 대리모 문제  등 사회적인 메세지를 전해 주는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다. 미스터리나 스릴러물을 보면 보통 하루만에 다 읽어버리는데 초반부의 이야기 전개가 긴박감이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이 책을 완독하기까지는 꽤나 시간이 걸렸다. 다 읽고나선 괜찮은 책인데 읽는 과정이 쉽지 않은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런 장르에 속한다. 그래서 아무사람에게나 권해주기 보다는 의학스릴러나 장르를 안 가리고 책을 즐겨 읽는 사람에게만 권해야 할 것 같다. 초반의 루즈함만 건뎌낸면 중반부부터는 쉬이 읽혀진다.
대리모 문제, 저출산, 낙태, 불임 등 여러 문제들을 돌아보게 만들고 큰 감동보다는 잔잔한 감동과 함께 독자들에게 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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