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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설득학 - 실전에서 배우는 전설의 설득기술
제이 하인리히 지음, 하윤숙 옮김 / 세계사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 그냥 말만 잘하는게 아니라 호소력 있고 조리있게 잘하면서 마음의 감동까지 주는 사람들 말이다.
화술에 관한 책들이 많이 있지만 이런책들을 읽는다고 해서 바로 말을 잘하게 되거나 하지는 않는다.
첫술에 배부르겠는가하는 생각으로 읽곤 하는데, 실전에서 배우는 전설의 설득기술이라는 부제의 <유쾌한 설득학>이 내 시선을 끈다.
미국 대선에서 접전 끝에 민주당 후보로 오바마가 당선이 됐다. 말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쟁쟁한 실력들을 갖춘 사람들이 모인 정치계에서 인정한 사람들이라면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힐러리 역시 오랜 정치생활로 다져진 인물이지만 혜성처럼 등장한(사실상 난 이번 대선 때 오바마를 처음 알았기 때문에) 오바마에 밀려 패자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럼 오바마의 매력은 뭐가 있을까?! 수사학이 가미된 오바마의 말의 위력이었을 것이다. 물론 거기에다 적절한 재스쳐와 감성, 논리성 오바마의 이미지까지 한 몫 단단히 했을 것이다. 어쨌든 오바마의 매력은 힐러리를 조용하게 지지하고 있었던 나조차도 오바마의 지지자로 만들었다.
이렇듯 말이라는 것도 그냥 생각나는대로 하느것이 아니라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것들을 실사례를 통해서 이야기 한다.
이 책의 저자는 25년간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쌓은 것을 바탕으로 해서 고대 그리스 철학자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유쾌한 설득학에 대해 이야기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람에서 잘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또한 자신의 일상생활 이야기를 통해서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설명한다.
자신이 다 알고 있고, 머리에 든 지식이 많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그것을 조리있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엄연히 존재한다.
우리가 흔히들 ' 사람은 참 말을 잘해', '재치가 있어', '설득력이 있어'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말을 하는데 있어서 논조의 강약도 있으면서 적절한 제스쳐도 함께하면서 자심감 있고 조리가 있다.
설득하는데 있어서 너무 논리적인 부분만 강조하다보면 딱딱해지기 쉽고, 너무 감성적인 부분만 강조하다보면 붕뜨는 느낌과 현실감이 떨어진다. 논리와 감성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서 대화를 하는 게 보통사람들은 쉽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같은 말이라도 말이라는 것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람에 따라, 감정에 따라 느낌이 말이 다르게 전달이 된다.
흔히들 사기꾼들을 보면 그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으면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그 사람이 사기꾼인지 알면서 빠져들게 된다면 그 사람은 참 설득력이 뛰어난(?) 사람임에는 분명하다.
사랑에도 설득이 필요할까?! 나는 그렇다고 본다. 사랑을 한번도 안 해본 사람이 사랑을 처음 해봤을 때 실패할 확률이 큰 것처럼, 아무리 사랑한다고 해도 그 상대방에게 마음이 전해지지 않으면 그건 짝사랑에 지나지 않는다. 이 책에서 어느 학자가 결혼한 부부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것을 봐도 그렇지만 사랑을 하는 연인들에 있어서도 말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이 알아주기를 바란다면 과연 그 사랑의 미래는...
이솝우화에도 나오듯이 강한 비바람, 천둥번개, 눈보라에도 벗지 않던 나그네의 옷이 따뜻하고 온화한 봄햇살에 사르르 녹듯 벗기게 하듯이, 대화를 하는데 있어서도 비슷한 것 같다.
목소리 큰사람, 굵은 사람이 설득력 있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는 크지 않아도 호소력이 있고 온화하면서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면서 존중해주는 대화법이 중요한 것 같다.
왜 '미하엘 앤데'의 <모모>에서 보면 모모가 특별히 말을 잘 해서 사람들이 모모와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는 말 그대로 경청하면서 가끔씩 맞장구도 쳐주고 조언을 해주기 때문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이 책에서는 논리만으로는 상대를 설득할 수 없다고 한다. 전정으로 상대의 마음을 얻으려면 수사학이 필요하다고 한다. 사실 그렇다. 논리적으로 아무리 설명을 해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이해가 안 와닿는 경우가 종종 있지 않은가?! 종종 학자타임의 교수님이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학생들에게 가르쳐도 재미가 없거나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그런 사람들이 논리적인 것과 함께 수사학을 가미한다면 그 교수님 강의는 학생들로 넘쳐나지 않을까?!
요즘 주위 동료들이나 친구들 때문에 힘들다거나 직장 상사 때문에 업무적으로 힘든 경우가 있다면 이 책을 읽고 한번 대화에 적용해보면 좀 나아진 관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