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도 1 - 천도가 무너진 땅
정찬주 지음 / 뿔(웅진)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새하연 표지에 "하늘의 도"라는 제목과 함께 각 권에 그려진 그려진 사군자의 매화와 난, 대나무가 정적인 표지를 잘 표현 한 것 같다. 역사서라든지 팩션물을 좋아하는 나지만, 3권으로 나눠진 1000여 페이지가 넘는 장편의 묵직함이 책을 선뜻 펼치기를 망설이게 한다. 차례부터 한번 살펴볼까 하다가 첫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한다. 그러다 책 속으로 빠져 든다.
 
조선시대 인물들 중에 선비하면 떠오르는 인물하면 조광조를 빼놓을 수가 없는데, 조광조를 중심으로 한 사림파와 연산군과 중종시대의 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혁신적이고 개혁안을 가지고 바른  정치를 추구했던 조광조와 그가 속한 사림파와 훈구파의 갈등, 왕권과 신권 등의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암투와 권력욕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들이 펼쳐진다.
 
이 책은 김식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기묘사화로 인해 그들과 함께한 사림들은 각지에 뿔뿔히 흩어져 유배되고 김식은 결국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1권에서는 '천도가 무너진 땅'이라는 부제로 성종이 죽고 연산군의 등장으로 시작된 사림들의 잔혹사가 펼쳐진다. 무오사화와 갑자사화로 많은 사림들이 유배를 가고 사사당한다. 연산군의 포악한 정치는 도를 넘어서게 된다.
2권은 '깨어나는 청류사림'이라는 부제로 연산군의 폭정이 도를 넘어서자 연산을 폐위시키고 진성대군이 왕으로 추대되는 중종반정이 일어난다. 
3권에서는 '지극한 정치를 펴다'에서는 중종반정 이후 중종이 사림파와 훈구파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우유부단함에 사림파와 조광조가 정계에 진출해서  왕도정치를 실현해 나가는 모습이 보여진다. 결국에는 그러한 개혁이 반대파의 모함과 한계에 부딪히면서 그들은 유배되거나 사사되어 그들이 이루려던 왕도정치는 미완으로 끝나고 만다.

 
"우리들의 개혁은 좌초됐을 뿐 실패한 것은 아니오. 순정한 마음으로 개혁의 씨를 뿌렸으니 뒷사람들이 반드시 열매를 거둘 것이오."라고 한 조광조의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당 시대에는 다 해결하지 못하더라 후대사람들이 자신의 뜻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했겠지?!
며칠 전에 읽은 책에서도 느꼈지만 역사에서 선인과 악인은 고정되지 않는다. 시대에 따라서 선인이 악인이 되기도 하고, 악인이 선인이 되기도 한다. 조광조와 기묘사화 때 죽거나 유배된 많은 사림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인조 때나 선조 때 복원되는 경우만 보더라고 그렇다.
광해군과 연산군, 그 밖의 여러 인물들을 다른 시각에서 다시 되짚어 보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
우리는 가끔씩 한가지 사실을 알게 되면 그것만이 진실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 진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거짓이었던 경우가 종종 있다.
 
3권의 마지막에 작가후기에서

"역사가 현재의 삶과 사회를 비추는 거울일진대, 그 거울에 비추는 우리 자신과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역사는 발전하는 것일까,아니면 인간의 허물에 의해 반복되는 것일까.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역사에는 가정(假定)이란 결코 없고,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고 노래한 윤동주 시인처럼 누구라도 결코 부끄러움으로부터 자유스럽지는 못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시대도 먼 미래사람들에겐 과거이다. 그 과거를 돌이켜 보면서 후대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할 지 가끔씩 궁금해진다. 우리가 지금 선인이라고 생각하거나 존경하는 인물들이 먼 후대에서는 나라의 발전을 저해한 인물이 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

 간신들이 난무하는 정계에서 물러나 초야에 지내는 것만이 올바른 선비정신이며 나라를 위하는 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힘들고 어려울 줄 알면서도 불의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게 진정한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런면에서 조광조를 비롯한 사람들의 개혁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 책이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읽어선지는 몰라도 남다르게 다가온다.
대선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정치권에 대해 실망하면서 그동안 가졌던 기대감이 요즘에는 무관심화가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하는 걱정이 든다.
우리는 역사서를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한다. 과거의 잘못을 거울 삼아 다시 같은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사람들 대부분이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는 인식을 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후보들을 바라보는데 힘들고 어려운 이 시기를 잘 이끌어 갈 지도자가 탄생했으면 좋겠다.
당 시대에 너무나 앞선 선구자였던 조광조...
조광조 같은 인물이 지금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 같은데 그런 인물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저자도 후기에서 인용했던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 했다.~~"라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이기도 한 윤동주<서시>가 오늘 따라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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