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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자전거 - 장애아 부모들이 들려주는 삶의 지혜와 용기
스탠리 D. 클레인 지음, 킴 스키브 엮음, 이나경 옮김 / 청림출판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해마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이 다가오면 어김없이 장애인과 관련된 영화와 장애인 복지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나온다.
우리는 헬렌 컬러를 비롯해 스티븐 호킹박사나 기타 장애인들 아니 사람들의 인생 역정이나 인간승리에 대한 이야기들을 종종 접한다. 얼마 전에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라는 유행어를 낳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던 <말아톤>의 주인공 배형진이야기나 진짜 다운 증후군인 "파스칼 뒤켄"이 주인공으로 나왔던 <제 8요일>같은 영화를 보면서 감동한다. 그들의 힘들고 어려운 때로는 눈물겨운 삶들을 보면서, 그들의 인간 승리에 사람들은 감탄하고 박수를 보내고 눈물을 흘린다.
그러나 그때 뿐이다. 그들에 대한 처우나 여건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새 생명이 태어난다는 것은 굉장한 축복이다.
부모들은 임신 사실을 알고 부터 아빠와 엄마가 될 설레임과 떨림으로 희망과 기대에 부풀어 아이를 기다린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아이에게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게되면... 부모들은 순순히 받아들이기도, 자책하기도, 부정하기도, 두려워 하기도, 체념하기도, 슬퍼하기도 하면서 여러가지 다양한 심리상태를 보인다.
그러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에는 두렵고 힘겨워하면 하루에도 열두번씩 아이에 대한 마음이 변하면서 아이들과 하나가 되어 간다.
이렇듯 이 책은 장애아를 둔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를 키우면서 겪거나 경험한 힘든 순간들과 느낌들을 적은 2~3장 정도의 짧은 글들을 모은 63편의 이야기이다.
여기에는 헬렌켈러나 스티븐 호킹박사처럼 장애를 딛고 일어선 성공적인 이야기들이 아니라, 장애아를 키우면서 겪었던 어려움, 고통, 기쁨 즐거움 등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다훈 증후군이나, 뇌성마비에서부터 레프섬 병, 마르판 증후군, 묘성 증후군, 클라인 펠터 중후군, 뇌이랑 없음증 등 다양하고 희귀한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 63편의 이야기들은 장애아들의 "그래서 ~했다"식의 성공스토리가 아니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이다"는 현재 진행형 이야기다.
그래서 이 책은 그다지 감동적이지도 그렇다고 감격스럽지도 않다.
아이를 보는 주위의 시선이나 편견에 의한 상처, 무뚝뚝하고 사무적인 의사들에게 받는 고통, 낙태하지 않고 왜 낳았냐는 비냥거림, 잔인할 정도로 열악하고 부정적인 관련자료들...
하지만 이 속에서는 아이와 함께 세상을 긍정적으로 봐라보고, 사랑하며 기뻐하는 희망적인 모습들이 보인다.
그들은 아이가 장애를 갖고 있어서 슬프거나 힘든 것은 자신과 아이들이 함께 짊어지고 나가야 한다는 것을 안다. 산전수전을 다 겪다보면 장애아 부모들은 아이가 장애아라는 사실이 힘들고 어렵다기 보다는 그런 아이를 보는 세상의 시선이나 편견에 더 가슴아파하고 상처를 많이 받는다고 이야기 한다.그러면서 다소 부정적이고 평범했던 자신들이 아이를 통해 세상을 다시보게 되고, 긍정적인 사람, 긍정적인 삶으로 다시 태어난다.
아이가 장애아가 아니었다면 결코 알지 못했을 수많은 사람들과, 단체들, 그들과 서로 만나고 의논하고 의지하면서 희망을 보게 된다.
이전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꿈과 희망을, 어렵고힘든 가운데서도 발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아주 담담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들려준다.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의 공통된 소원이 한가지 있다고 한다.
'자신이 아이보다 하루 더 사는 것'이라고 한다.
그것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별거 아닌 듯 보인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이들이 아닌가?! 그런데 자식보다 부모가 오래산다구?' 언뜻 이해가 안 가는 말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지만... 그 이면에는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의 눈물과 한숨과 수많은 고통이 함께 들어 있는 말임을 느낄 수 있다.
자신들이나 혹의 그의 가족들이 장애인이라는 사실보다 사회적 편견과 장애아를 보는 시선 그런 것들에 의해 더 상처 받고 눈물 흘린다고 한다.
그들은 특별대우를 받는 것도 바라지도 않는다. 장애아라는 편견을 버리고 일반사람들과 똑같은 사람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봐 주기를 바란다. 단지 똑같은 인간으로, 인격체로 존중 받기를 바란다.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시설이나 투자가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미흡하고 부족한게 현실이다. 정부차원에서도 지원을 해줘야겠지만, 기업이나 개인차원에서도 많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장애인들이 아직까지는 살기 힘든 세상이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이 형성되어 장애인들이 살기에 좀 더 나은 세상과 나은 사람들이 되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장애아를 가진 부모들이나 가족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위로를 받고, 동지애도 느끼며 희망과 더불어 행복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