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의 글쓰기

박물관의 글쓰기 - 전시의 처음부터 끝까지 필요한 글쓰기에 관하여 ㅣ 박물관의 일 1
국립중앙박물관.국립박물관문화재단 기획 / 이케이북 / 2023년 8월

유료 전시회를 몇번 갔지만, 박물관에서 상설전시회를 본지는 꽤 된 상태에서 어느 날 가본 박물관은 새로운 세상이었다. 감각적인 전시 구조나,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영상시스템은 정말 새롭고 매력적이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건 조선시대의 행사를 영상화 해서 보여주는건데, 글로만 읽는것보다 이해가 더 잘 되었었다.

서울 뿐 아니라 지방 작은 도시의 전시관도 요즘은 여러가지로 보고 싶게 만드는 공간이 되어있었다. 이런 전시를 할 수 있는건 책에 나오는 학예관사 분들 등 여러 고나계자분들의 노력이 있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박물관의 글쓰기에 관해서 나오는데, 우리가 박물관에 들어가서 보게 되는 팜플렛이나 유물옆에 써있는 소개글들, 벽면에 써있는 대패널, 소패널의 글들, 그리고 주제와 홍보까지이 모든것은 결국 글인것인데, 이 분들은 관람객들이 어떻게 쉽게 읽고, 쉽지만 지루하지 않게 흥미를 끌고, 중요한 알찬 내용들을 넣을까 고민한다고 했다.

학예사들은 전문가이기에, 이분들끼리 보는 글은 관람객들이 보는 배경지식이 다르기 떄문에, 자칫하면 이분들만 쉽게 느껴지는 글이 될수도 있기도 해서, 그 차이를 좁히고자 학생들을 불러서 그들의 수준에서 이해하기 쉬운 글을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장애가 있으신분들을 위해 어떻게 더 잘 볼수 있은지도 연구하고, 박물관의 글쓰기는 공공의 글이기에 많은것들을 고려해서 써야된다고 했다. 그렇게 제약이 많고, 전문선과 간결성, 흥미성, 신뢰성, 문법까지 다 갖추어야 하기에 박물관의 글은 쉽지가 않다고 했다.

이 책에서는 이들의 고민과 요즘의 박물관, 그리고 그 박물관에서 쓰는 글의 규칙들, 그리고 신경써야할 문법등이 자세히 나와있다. 이 책을 보면 박물관의 글쓰기의 처음과 끝을 확실히 알수 있는 느낌이 든다.

다산, 어른의 하루

다산, 어른의 하루 - 날마다 새기는 다산의 인생 문장 365 ㅣ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
조윤제 지음, 윤연화 그림 / 청림출판 / 2022년 11월

예전에 신앙이 깊으신 분이 이런류의 만년 달력이 있었는데, 좋다고 생각했었어요. 매일 하나씩 넘겨서 자기를 돌아보게 할 것 같아서 입니다.

그런데, 이 다산, 어른의 하루 만년달력은 종교에 상관없이 누구나..아이보다는 10대 후반 이상 나이에 구애 받지 않고 보면 좋을것 같은 달력이예요.

적당한 사이즈에, 예쁜 계절마다 예쁜 동양화를 넣어두고, 원문과 더불어 이해하기 싶게 풀이된 말은, 바쁘더라도 하루 한개씩 스스로를 다스리고, 생각할 수 있는 글이 있어서 너무 좋은것 같습니다. 날짜가 있어서, 그 날짜에 맞추워서 봐도 좋지만, 기분 전환삼아 내가 원하는 부분을 찾아 하나씩 사유해보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이미 오래전의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뛰어난 학자의 가르침은 시대와 상관없구나 하는 글들이 많아요. 세월이 지나도 사람이 추구하고 노력해야할 기본 마음가짐은 변함 없구나를 보며 느낍니다.

매일매일의 글은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여러가지 배움과 더불어서, 아이를 대하고 스승을 대하고 타인을 대하고, 그리고 진정한 나를 대하는 법을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아래와 같은 많은 글들이 있습니다.

7월 26일 - 변하지 않는 인간을 변하게 만드는 유일한 기회가 있다. 바로 후회다

8월 10일 - 황량한 귀양지에서 이렇게 마음을 다잡는다. ' 위기는 나의 바닥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다'

8월 11일 - 인간의 격은 축적한 지식이 아닌 드러난 태도로 증명된다.

그리고

1월 1일 에 선정된것은 - 나를 깨닫는 과정은 나를 아는 데에서 시작한다 그 끝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다. - 인데, 자신부터 시작하는것도 센스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책 케이스도 초록,금색라인으로 고급스러워서 선물하기에 좋고, 첫 장에는 누구에서 선물하게 이름을 쓸수 있는 공간도 좋아서, 배워가는 학생이나 존경하는 분에게 선물해도 좋을것 같습니다.

선택한다는 착각

선택한다는 착각 - 괘씸하지만 속을 수밖에 없는 16½가지 마케팅 심리학
리처드 쇼튼 지음, 이애리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9월

전공분야는 아니지만, 대중들을 위해 쓴 마케팅관련 책은 늘 흥미로웠다.

특히, 현대사회는 늘 무언가를 살 수 밖에 없기에, 이번 책은 소비자가 선택하는데, 단순히 물건이 좋아서 사는게 아니라, 판매자가 여러가지 심리이론이나(?) 연구를 해서 고심한 전략속에서 우리가 물건을 고른다는것인데, 몇몇 이야기만 읽어보 아하! 하게 되었다.

예전부터 100원 , 1000원이 아니라, 99원, 999원으로 마케팅 해야 더 저렴한 느낌으로 많이 사게하는것 정도만 알고 있기는 했지만, 마트에서 정가 가격과 할인 가격의 숫자 크기의 차이로 인해 소비자에의 구매에 영향끼칠수 있다는것도 처음알게 되었다. 물론 100프로의 소비자가 그렇다는게 아니라 연구끝에, 더 높은 확률의 소비자가 선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판매자들은 이 확률을 더 높이기 위해 새로운 전략을 연구하기도 한 것이다.

책 내용중 눈길을 끌었던것 중 하나는, 소비자가 쉽게 해야 더 살 확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와인을 주문하려고 하는데, 이 와인을 주문하기 위해서 손을 들어 직원을 부를 경우, 직원이 바로 보지 않는 경우라던가, 일종의 장애가 있는데 이것을 제거해서 와인을 바로 주문하는 버튼이 있다면, 고객은 더 편리하게 와인을 더 주문할수 있는것이다. 또 무조건 쉬운게 아니고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어렵게 만드는것이 더 소비자의 매력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있었다.

그리고 기부를 원할때 해야되는 전략, 그리고 이런 여러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구매를 더 쉽게 하기 위한 다양한 효과나 연구들은 모두 재미있었다.

책을 읽으면 좋은 물건을 만드는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물건을 선택하게 만드는 마케터의 심리전략도 정말 중요하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또 이 책의 저자는 심지어 도움되는 다른사람이 지은 몇몇 책도 소개해주어서 신선하기도 했다.

마케팅 관련 사람들이나, 재미있는 마케팅 심리학을 읽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한 달의 홋카이도

한 달의 홋카이도 - 겨울 동화 같은 설국을 만나다 ㅣ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4
윤정 지음 / 세나북스 / 2023년 8월

일을 하기 전 , 가고 싶은 여행지 리스트를 만드는게 취미였을 때, 홋카이도는 꼭 가고싶은 장소 중 하나였다. 눈을 좋아하는 친구는 먼저 다녀왔는데, 친구가 찍은 겨울의 홋카이도는 상상속 그대로였다.

오랜만에 여행에 도움이 될 까 싶어서 읽은 '한 달의 홋카이도'는 예전에 여행을 꿈꾸며 생각했던, 그 때의 그 느낌이 생각나게 하는 책이었다.

홋카이도의 여름도 요즘은 가기좋다고 하지만 역시 홋카이도는 눈과 얼음의 나라 란 생각이 있어선지 겨울이 진짜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저자분은 주로 동생과 혹은 남자친구분과 홋카이도 여행을 시작했다.

여행전에 짧게 소개된 홋카이도 원주민 얘기도 처음 알게되었는데 안타깝기도 했다. 사실 홋카이도는 일본 땅이 아니었고, 아이누라는 원주민이 사는곳이었는데, 일본이 개척한 뒤로, 여러가지면에서 외곽으로 밀려나서 지금은 관광상품의 일부로만 남아있게 되었다고 했다. 일본내에서 홋카이도 가는게 한국에서 직항으로 홋카이도 가는게 더 저렴하다고 할정도로 일본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책에는 아주 많은 곳을 다니지는 않는다. 하지만 내가 여행할때 했으면 하는 해보고 싶었던것 , 가서 먹고 싶었던 것들이 많이 보였다.

달콤한 디저트와 커피를 즐기고, 카레를 먹고, 따뜻한 징기스칸 요리를 먹고, 라멘을 먹고, 삿포로 맥주박물관에서 맥주를 마시고, 오타루 운하를 구경하고 오르골 박물관을 가고, 털게정식을 먹고, 온천을 하고, 하코다테 야경을 보고, 유명한 크리스마스 나무를 보고, 대학교 급식도 먹거보고, 홋카이도를 여행 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해보고 싶고, 가고 싶고, 먹고싶은 여러가지 것들을 조근조근 마치 내가 여행하듯이 기분을 간접적으로 느껴볼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다음에 가면 나도 이건 꼭 해봐야지, 이건 빼도 되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고, 홋카이도의 겨울 사진들은 너무 좋았다.

겨울의 홋카이도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
김인중.원경 지음 / 파람북 / 2023년 8월

신부님이 그림을 그리고,

스님이 시를 쓴 책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 이란 책 제목이 정말 이책을 잘 보여주는

아름다운 제목인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빛의 화가'라 불리는 김인중 신부님의 빛을 그린것 같은 그림들..

그리고, 원경스님의 꽃같은 자연을 닮은 글들이 마음속을 잔잔하게 건드렸다.

이렇게 경견하고 조화로운 조합을 누가 기획했는지 영리한 분이다라란 생각도 들었다.

제일 첫번째 파트에서는 '빛을 그리다'란 제목으로

김인중 신부님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들을 보여주는데,

와~라고 감탄만 나올정도로 새롭고, 신성하고 아름다웠다.

관광지에서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 보는걸 좋아하기도 하지만

사진으로만 본 스테인드글라스일 뿐이지만, 진짜 빛에 색에 넣어 그린다면 이런걸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언젠가 신부님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있는 성당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느 날은 전시장을 찾은 유대인들이 " 당신 그림 앞에선 기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신은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벽을 허물었으니까요."라고 표현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두번째 파트에서는 신부님의 그림과 그에 어울리는 원경스님의 시와 산문이 펼쳐져 있다. 단어 하나하나마다 곱고, 내용도 고요함과 자연을 닮은 글과 그림을 보면 눈과 귀가 평온해 지는것 같았다.

그리고 세번째 파트에서는 신부님의 세라믹, 글라스 아트와 스님의 시가 있는데, 세라믹작품들이 신기하게도 그림이 입체적으로 펼쳐져 있는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차와 꽃을 좋아하시며, 늘 조용히 성찰하시는 스님과 하나님에게 소중한걸 바치는 마음으로 그리는 빛의 화가 신부님의 종교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는 비종교인이라도 잠깐의 쉼을 즐길수 있는 특별한 책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