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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기획자들 - 삭막한 도시를 살 만한 곳으로 바꾸고 있는 삶의 혁명가들
천호균 외 지음 / 소란(케이앤피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책 서문에서 그들은 도시기획자가 아니라 도시(에 사는 ) 기획자라고 말한다.
이 사람들은 건축가로서 도시기획자가 아니고, 도시 기획 결정하는 공무원들도 아니다.
다만, 도시에 살아가면서 더 좋은 도시, 사람들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각자의 일을 하면서 그것이 자연스럽게 도시의 한 문화를 만든 사람도 있고,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서 공공의 측면에서 도시에 기여하기도 하는 일반시민들이다. 그들은 도시 기획은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정해서 하는것보다는 직접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의 기획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한다.
요즘은 예전보다 마을을 활발하게 만드는 문화기획들이 많이 보인다. 동피랑의 벽화마을이나, 농촌의 체험마을, 또는 유명한 축제 등이 그것의 일종인데, 중요한건 누군가가 한번 어떤 문화를 만들어 내고 성공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고 했다. 한번의 성공으로 스포라이트를 받더라도 결국 그것을 지속시키는 것은 사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진정으로 그것에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과 그 가치에 공유하고 스스로의 무언가 시간이든 돈이든 노력이든 들어야 그것들이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홍대 클럽데이를 창안한 최정한씨는 홍대클럽데이가 기사에 날 정도로 유명해지고, 젊은 사람들의 열광적인 참여를 이끌어낸적도 있었기에 그것이 계속 활성화될거라 생각했지만, 이윤분배의 불공정성 때문에 야기된 문제로 결국 홍대 클럽데이는 지속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한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총 7명의 도시기획자들이 나오는데, 첫번째로 나온 이채관씨는 와우북페스티벌을 만든 사람이다. 책을 문화적으로 소비해 봅시다라는 제안서를 만들어 열린 페스티벌은 총 10만명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축제로 변했다. 출판인들의 도움과 홍대라는 거리의 문화적 특성과 책을 좋아하고 그런 분위기를 즐길려는 사람들의 참여로 벌써 10년의 세월동안 축제를 잘 이어가고, 홍대 주변에 북카페도 그사이 많이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그 다음은 쌈지길을 조성한 천호균씨다. 그는 쌈지길을 만들기도 하고 지금은 생태에 관심을 가지는 도시농부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세번째로 나온 이강오씨는 서울숲 운영자이다. 나무를 좋아하는 그는 도시에서 숲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그 숲(도심 속의 공원)으로 인해서 그 공동체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어떤 변화를 이끌어 냈는지가 나온다. 그리고 오형은씨는 마을을 활성화시키는 노력을 해왔는데 책에는 못골시장의 변화에 대해서 소개했다. 뒤에 나오는 전주의 청년몰은 외부에서 문화를 끌여와서 그곳을 발전시킨데 반해, 오형은 씨는 시장 내부의 힘에 초점을 두었다. 그들과 토의하면서 그들을 설득하고 힘들게 수원시에게 예산을 얻어내고, 간신히 시작한 프로젝트는 쉽지만은 않았다. 처음에는 그녀의 행동에 그들이 진심으로 마음을 움직인 것은 아니었는데, 합창단을 만들고 라디오를 이용한 시장 커뮤니티의 활성화 등의 노력등은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남이 하라해서 하는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것이다. 1년이 걸렸지만 이미 만들어진 공동체는 알아서 잘 굴러갔다고 했다. 그리고 사회적 기업의 이음 대표인 김병수씨는 전주 한옥마을을 일으키고, 남부시장 문전성시 청년몰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남부시장은 호남 최대의 물류 집합지지만 2000년대에 오면서 점차 쇠락해 갔다. 그런 시장을 활성화 시킬 방법을 청년들의 에너지에서 찾았다고 했다. 외지의 젊은 청년들을 끌여들여 그들의 문화적인 감성과 에너지는 사람들을 시장으로 끌여들었고, 이것으로 인해 주변의 시장들까지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 이런 활기에 힘입어 야시장도 열고 공동체 룰도 만들고 반상회도 열어서 시장의 공동체는 점점 탄탄해 졌다. 청년몰은 대형마트에 밀려서 점점 힘을 잃어가는 전통시장의 생존방법에 하나의 좋은 예를 주었다. 그리고 공공미술프리즘의 대표인 유다희씨는 공공미술가로서 활동했고, 사회적 기업에 대해 말해준다. 사회적기업은 봉사단체가 아니라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 그것이 핵심이다. 공공을 위한 일을 하면서도 잘 살수 있는 방법, 기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좋은 순환고리를 만들어가는것이 그녀의 목표다.
그리고 이들 각 이야기의 뒷편에는 7명의 도시기획자들이 되려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생각과 본인들이 가진 도시기획자라는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었다. 도시기획자는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더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생각하고, 발견하고, 실험하고,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이 시작인것이다. 어릴때처럼 사회가 무작정 나아지란 상상은 하지 않았지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내가 살고 있는 도시가 작은 부분에서부터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것이 아닌가라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