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씽크 전략 - 비즈니스 세계의 트로이목마 전략 Harvard Business 경제경영 총서 35
번트 H. 슈미트 지음, 권영설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갖가지 빅씽크 전략에도 불구하고 내가 내린 결론은....

 

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누굴까?

큰 생각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누굴까?

큰 생각이 필요한 곳은 어딜까?

 

갖가지 빅씽크 전략(풍부한 실질적인 사례들)에도 불구하고 내가 내린 결론은....

기업의 임원이건 직원이건 창조적인 일을 하는 1인 기업이건 모든 사람에게 읽힐만 하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직원에게건 임원에게건 여러 위치에서 읽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는데 있다. 그것은 각 입장에서의 마음가짐을 잘 알고 헤아려줬다는데 집중하고 싶다. 또한 난 그것마저도 큰 생각이라고 한 표 던져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회사생활을 하다보면 정말 턱턱 막히는 일이 어디 한 두 가지 밖에 없던가 말이다. 무조건 다 들어주는데도 없겠지만 그래도 말은 꺼내 볼 수 있는 환경 여건에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말 꺼낼 엄두조차 못 낼 환경에서 일한다면 그건 조금 심히 우울한 곳 아닐까 싶다. 경영진까지 넘어가지도 못하고 직장동료간에 사장되버리고 마는 의견으로 끝나기를 여러번 겪으면 그 이후엔 창조적인 생각이고 뭐고 매일 매일이 쳇바퀴 돌듯이 도는 밍밍한 하루 일과로 전락한 직장생활이 되버리고 만다.

 

‘큰 생각’ 전략을 실행하는 과정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159쪽

 

‘큰 생각’ 전략은 영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전략은 직원들의 생활에 긍정적인 힘이 되고, 조직 내의 우선순위로 올라서야 한다. 직원들은 서로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거친 뒤, 개인적인 측면에서 보상을 받아야 한다. 리더는 직원들과 눈을 마주치고 그들의 꿈에 대해 경청하면서 대화해야 한다. 159쪽

 

그런데 이렇듯 경영진은 ‘큰 생각’ 전략을 홀로 운항하는 것이 아닌 함께 실행할 직원이 필요함을 깨닫고, 또 그것을 어떻게 진두지휘해야 가장 효과적으로 발현될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엄청 당연한 듯 보이는 이 말이 실제 회사생활을 해보면 상당히 어렵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걸 깨닫고 잊지 않기를 바란다. 물론 전략은 운영 가능한 계획으로 탈바꿈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가격 결정이 나는 부분으로 인해 경영진과의 의견마찰이 생길 수도 있다. 사원도 그 모든 전략 실행과정에 있어서 최상의 결과가 도출됨은 자신에게도 의미있는 일이 되도록 가치를 부여하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세계 각 유명 기업들의 ‘큰 생각’전략이 가져온 사례를 잘 읽어보길 바란다. 또 다른 자신만의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떠오를지 모를 일이다. 사실, 그려져 나온 이야기만 듣고는 당장에 나처럼 책을 읽고 나서 갖가지 아이디어가 마구 튀어나오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하지만 하나를 생각할 때 다른 시각으로 보는 법이라던가, 엉뚱한 관계를 엮어 놓고 바라보기, 기업가 정신 갖기 등 큰 생각을 내고자 할 때 쓸 수 있는 갖가지 소스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얻은 나만의 가장 큰 한 줄은 다음과 같다.

 

‘인생은 의미를 발견할 때까지는 무의미한 투쟁이다.’ 202쪽

 

다시 한번 처음에 했던 질문들을 던지자면,

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누굴까? 물론 특별한 사람으로 따로 지정되어 있지 않다. 누구나 큰 생각을 할 수 있고 또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큰 생각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누굴까? 이 또한 경영진만의 몫이 아니라는 거다. 사원, 개인, 경영진 모두가 큰 생각을 품고, 그리고, 만들어서 함께 전략화하여 실행하는 거다. 모두가 한 배를 탄 것이다.

큰 생각이 필요한 곳은 어딜까? 큰 기업뿐만이 아니다. 도처에 널려 있다. 자신 스스로의 변화에도, 작은 회사에서도 큰 회사에서도 큰 생각을 전략화해서 실행만 되면 좀 더 다이나믹한 일들이 펼쳐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자신이 이끌어 가는 삶, 회사생활, 전략 등에 멋지게 의미를 부여하면 하루 하루 다이나믹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빅씽크, 큰 생각을 받아들이거나 또는 실행할 의지만 있다면 그건 꿈같은 이상들이 모인 현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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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의 복수 - 가이아 이론의 창시자가 경고하는 인류 최악의 위기와 그 처방전
제임스 러브록 지음, 이한음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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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불편한 진실

 

이 책의 주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임계점에 다다른, 막말로 시한폭탄과도 같은 위기에 접한 ‘지구’를 그저 하나의 행성이 아닌 하나의 살아있는 지구시스템(가이아)으로 인식하고 느긋한 대처가 아닌 빠른 인식변화와 더불어 진정한 대처법이 무엇일지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그 중 하나의 방법이 그간의 녹색환경론자들의 의견과 조금은 상충될 수 있는(모든 환경운동가들이 전부 같은 생각이라고 생각하지 않기에) 핵에너지의 활용이다. 엄청나게 위험하고 파괴적인 에너지로만 인식해 온 핵. 그것의 다른 인식요구를 꼼꼼하게 분석한 자료와 정보로 제임스 러브록은 다급하게 주장한다. 천천히 주장할 틈이 없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저 하루 하루 우리네의 삶에만 급급하다보니 우리가 버티고 서 있는 이 땅이, 이 지구가 얼마나 아픈지 돌볼 겨를이 없다. 아니, 이 표현도 틀렸다. 돌보는 주체가 우리가 아닌 우리를 돌보는 지구는 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그런 그녀(가이아는 여신이기에)가 이제 우리를 내칠려고 하는 순간이다. 지구 기온 변화를 예측한 20년전의 그래프가 있다.(p.89) 1860년부터 2100년까지의 저온 시나리오(10년마다 섭씨 0.06도), 중간 시나리오(10년마다 섭씨 0.3도), 고온 시나리오(10년마다 섭씨 0.8도)로 나눠 그간 지나쳐온 지구기온변화와 앞으로의 가상 시나리오 그래프를 그려놓은 것인데 이미 지나간 20년전의 그래프임에도 불구하고 우린 가장 최악이랄 수 있는 중간 시나리오를 넘어선 고온 시나리오 사이에 있다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나는 읽다가 순간 한 템포 쉬었다.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진정 이것이 고작 20년전 예측 그래프가 맞는지 말이다. 제임스 러브록 박사가 엄살을 피우면서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진정 내가 딛고 있는 땅은 엄청나게 뜨거운 한계에 다달아 가고 있는 것이다.

 

과거 중고등학교 과학수업 시간에 배운 태풍과 허리케인 등은 우리에겐 크나큰 해를 입히지만 이것은 결코 지구의 열을 식힘과 동시에 지구에서 일어나야 하는 상황임을 알게 되었을 때와 비교해서 이번의 충격이 더 컸다. 그 당시에 나는 그것을 예방하거나 아니면 막을 수 있는 방도는 없나 하는 생각을 아주 잠깐 해봤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그런 생각 하나 하나가 우리 ‘인간’을 중심으로 돌아갔다는 생각이 이제야 들었다. ‘가이아’라는 개념, 아니 인식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나는 영영 비슷 비슷한 녹색환경론자들 편에서 맘 편하게 살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인간이기에 완벽하지 못하고 불편한 진실 앞에선 ‘자기 스스로는 최선을 다했다’는 쪽에 서서 살기를 원한다. 나 또한 그런 삶을 살아 온게 아닌가 싶다. 지속가능한 삶,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 대안적인 삶 등을 옹호하며 찾아다니며 말로만, 구호로만 듣기에 편하고 내 맘 편한 공간들을 찾아왔다. 그런데 실상, 진정 그건 지구를 위한 환경을 위한 청정한 행동들이었을까? 맘으로만 그저 편안했던 것을 원한게 아니었을까? 하는 물음 말이다.

 

이 책을 읽는 중간에 많은 일들이 자꾸 내게 물음을 던졌다.

기차를 기다리다 본 다큐의 한 부은 이렇게 말했다. 9.11테러 하나로만 보면 엄청난 사건이며 각 국간에도 세계에도 커다란 일대 사건이다. 하지만 일단 지구 밖에서 잠시 들여다 보면 그로 인해 비행기 운항횟수를 통제했기에 그 당시의 기상일기는 엄청나게 맑은 날들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비행기가 한 번 뜨고 하늘을 가르고 날을때마다 얼마나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와 매연들이 하늘을 오염시켰을지 갑자기 막막해지는 순간이었다.

 

또, 그러면서 그 다큐에서 탄소발자국(우리들의 교통수단이 움직일때마다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의 양)이야기를 했다. 요즘 기름값이 많이 올라 자가운전이 줄고 자전거나 대중교통 이용, 걷기 등이 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장마철임에도 불구하고 맑은 날씨가 이어지는 이유에 기름값 상승의 효과를 이런식으로 이야기했다. 잠시 잠깐뿐이었겠지만 그런 하나 하나의 이유들이 기상에는 엄청난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후로 한 번은, 친구를 만나기로 했는데 길을 잘 몰라 만나기로 한 장소를 몰라 고작 몇 정거장 가면 그만인 것을 버스를 타고가 내려 그 앞에서 무한정 기다리는 일이 있었다. 그 친구는 나를 데리러 와서 결국 다른 곳으로(내가 타고왔던 정거장을 지나쳐서) 갔다. 자세히 모르고 무심하게 행한 일들이 결국 많은 양의 탄소발자국을 발생시켰다.

 

기다리는 그 사이엔 교복을 입은 많은 아이들이(적어도 3개반은 되는, 인솔하는 선생님이 세 분은 되었다) 내 앞의 길거리 쓰레기를 주우며 지나가는 것이다. 한 반은 위생비닐 장갑을 낀 아이들이 많은 반, 나무젓가락을 너나 없이 거의 다 든 반. 한 명 한 명 구경을 하자니 각자 주운 쓰레기를 담기 위하여 검은 비닐 봉지 하나씩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가득 주워담기엔 길이 너무도 깨끗했고 비닐봉지는 너무나 헐렁하게 컸다.(내가 먹고 나온 빵봉지라도 건네주고 싶을 만큼^^;) 선생님은 왜 가득 안 채웠냐며 윽박도 지르고 하늘하늘 걷는 아이에겐 산책나왔냐며 꾸지람도 던졌다. 그런 아이들 중 2개 반은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갔으며 게다가 그 중 한 개반은 그 전원이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 것이다. 허걱! 환경미화를 하러 나왔다가 얼마나 오염을 시키고 돌아가는 걸까 생각이 절로 드는 장면이었다. 그 위생장갑과 검은 비닐, 나무젓가락이 길거리에 있는 담배꽁초, 작은 쓰레기 몇 개를 줍기 위해 대동한 하루의 일과 치고 너무나 큰 오염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돌아가는 길엔 한 반 전원이 탑승한 탄소발자국의 양이란....

 

우리의 깊게 생각지 못한 환경을 위한다는 일은 곧잘 이렇게 엄청난 쓰레기로 지구에게 돌아가기 쉽다. 그러니 정말 한 번만 더 신중히 생각해 본다면 우리가 맘편하자고 실행한 환경보호 운동이 자칫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조금더 깊이 생각해 보고 행동할 일이다.

 

사실, 사람은 자신이 편한대로 접한 자료나 정보를 편집해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가이아의복수]가 전하는 불편한 진실은 상당 다급한 진실일 것이다. 하지만 그가 내리는 결론이나 대안은 실상, 평범한 독자들이 살아가는데에는 큰 대안이 아닐 수 있다. 일개 개인이 핵에너지를 어쩌란 말인가? 오히려 그가 노리는(?) 독자의 대상은 정부나 환경부처나 각계의 바로 실행가능한 부서들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꼼꼼히 읽어내려가다 보니, 한 개개인의 인식부터가 변화해야 다급한 이 시점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을까 싶다. 안일하게 대처하는 우리네의 잘못된 녹색운동은 정말이지 하루 하루 지구의 종말을 빠르게 앞당기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의 인간중심 세계관을 어서 빨리 지구중심 세계관으로 변화인식하고 자연과의 관계를 맺고 살아가고 있음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그것을 늦추는 해결점 역시 우리의 손, 기술과 인식변화에 달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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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 - 신달자 에세이
신달자 지음 / 민음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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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달을 맞으며

 

5월 내내 몸의 건강과 앞으로의 진로가 다시 꺾이는 좌절을 겪었다. 스토브를 켜고 그 앞에서 잠들어버려 내게 찾아온 몸살과 목과 코의 건조증과 목소리 변성은 2주를 넘어 가게 했다. 그 기간안에 면접을 치른곳에서의 낙방때문인지 묘한 감기약기운과 더불어 한 없이 의욕없음의 나락으로 인도하는 듯 했다. 그래서인지 그 속에 집어든 이 책은 그 와중에도 큰 위로가 되어 줄 수 있을거란 다소 못된 목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뒤뚱거리며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원하는 삶을 그리며 살고자 하는 나의 늦은 걸음에, 마흔에라도 생의 걸음마를 배울 수(깨칠 수) 있다는 말은 젊어도 너무 젊은 나인데도 당시 나에겐 엄청난 유혹의 말이었다. 아마도 실상의 늦음은 정말이지 현실이긴 해도 인생 전체의 큰 줄기에서 본다면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늘 ‘현실’은, 현실이란 말은 빠른 걸음을 재촉하기 마련이고, 당장의 입에 풀칠을 독촉한다.

정말 당장의 끼니걱정도 경험하기도 해봤으니 혼자서는 나름 절망의 나날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책을 열고 딱 이틀간 읽은 신달자 시인의 삶을 들어보곤 난 아직, 악받쳐서 튀어나올 말까진 없구나. 삼킬 수 있을 정도까진 되지 않을까 싶었다. 다소 거칠게 들리는 표현도 없잖아 많았는데 그 만큼의 신달자 시인의 질곡 또한 같이 읽어낼 수 있었다.

 

우리가 세상에 떼고자 하는 발걸음의 모양과 딛고 싶은 세계의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

그리고 만약 그 속에서 커다란 바람을 맞게 된다면(이를테면 신달자 시인처럼 24년을 병수발과 가족으로서 가진 그 굴레와 짐, 혹은 그걸 선택할 수 있는 의지마저도) 나는, 당신은 어떻게 어떤 길을 걷게 될 것 같은가?

 

친구와 같이 면접을 봤는데 의도치 않게 친구는 자신이 선택한 부서가 아니지만 어쨌든 그 회사에서 일하고자 하는 제의가 들어왔다. 내가 지원한 부서(팀)에서는 처음부터 나를 탈락시켰다. 다만 그 회사에 과후배가 있었다는 점은 면접보러가서야 알게 되었지만 그건 오히려 나중에 나 스스로를 더욱 절망에 빠지게 하는, 아니 나의 현주소를 알게 해주는 이야기를 듣게 했다. 면접시 여러 명과 함께 면접을 보다보니 지원자 중 서울의 지사와 가까운 봉천동에 살고 있는 사람도 알게 되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나스스로도 만약 당장 나와 같이 봤던 사람중에서 한 명을 꼽으라면(동시에 세 명씩 치뤘다.) 그 사라미 될거란 생각이 들어서 후배에게 살짝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맞단다. 그래서 그 사람은 급하게 춘천으로 집을 구해서 내려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고 내 친구는 급하게 봉천동이나 그 근처의 방을 알아봐서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때문에 내가 중간에서 그 둘을 연결해주면 서로가 좋은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말을 전달해주려는 이틀 사이, 어느 지역에서든 다 일을 할 수 있다고 말하던 그 지원자는 거절의사를 추후에 밝혀왔다는 것이다.

아니, 된다고 면접에서 말했던 그가 왜 자신의 말을 번복하는 것일까? 이게 현실이긴 하지만 나로썬 우선 한 곳만 바라보고 지원한 나도 우습지만, 그 이후의 신입사원교육기간도 있어 현재 일하고 있던 아르바이트 일정도 전부 빼놓았었고 그만두기로 해놓았던 것이다. 서울이 되면 그 나름대로의 대책도, 다른 지사인 안성이 된다해도 당장의 거처는 어찌할지도 대책을 세워뒀던 나로써는 뭐든 준비가 되어 있어도 나는 안되는 사람이었구나 하며 씁쓸했던 것이다. 또한 그 사람이 안된다면 난 2인자도 안되는 걸까? 생각을 잠시 해봤는데 또 다시 다른 사람을 면접봐서 현재 교육에 들어가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결국 그 사이에 들은 다른 달콤한 말은 그저 위로에 불과했음을 알게 되었다. 그로 인한 좌절, 절망.

 

그런데 하고자 하는 일이 됐으면 이제 계속 가면 그만인 것을, 된 사람은 또 된대로의 고민을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것을 지켜보면서 새삼 세상이 야속하게만 비쳤다. 우스웠다. 뭐든 자신이 감내해야만 생의 상처와 깊이도 생생하게 전해지듯, 이러한 시점에서 읽은 이 책에서의 신달자 시인의 행보는 나와도 깊이면이나 범위의 면에서나 퍽이나 깊음을 절감했다.

그런 상황속에서도 신달자 시인은 정말 뜻밖의 큰 선택을 많이 내린다. ‘포기’와 ‘계속하라’는 선택이 있다면 신달자 시인은 그저 퉤!하고 침뱉으며 그저 ‘계속하라’를 선택하고 그 속에서 쓴침, 마른침을 울음으로, 고통으로 삼켜냈다. 그리고 그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큰 길을 내어 걸어가는 길을 선택한다. 마치 글은 당장의 길을 선택한 듯이 하루 하루의 선택으로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읽다보면 그렇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그 어려움 속에서도 세간의 비난의 눈을 감내하며 공부를 택하고 궁극에는 신달자 시인 홀로의 모습으로 독립(?-적절한 어휘가 안떠올라;;)해내는 모습까지 이르는 것이다.

 

현 시대에는 물론 이런 여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필요시엔 자신의 무거운 짐은 당연한 듯 ‘포기’라는 이름으로 어깨에서 내려놓는 차가운 현명함을 지녔으니까. 물론 신달자 시인이 성인군자스럽게 살아왔다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더 억척스럽게 무섭고, 외롭고 힘들게 살아왔다. 하지만 꼭꼭 담아왔던 사연을 이제야 울음으로써 토해내는 지금은 오히려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음에 박수를 보낸다. 나 또한 나만의 발걸음으로, 어려운 때일수록 축소가 아닌 큰 그림으로 나를 그려낼 것임을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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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 계
장아이링 지음, 김은신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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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네와 묘하게 닮은꼴인 [色, 戒]

 

색色, 계戒.

제목한번 섬뜩하도록 절묘하다.

한번 글로 읽을 때와 또 다른 그 묘한, 팽팽한 경계가 느껴진다.

소설로 먼저 읽고 영화도 보았다.

이번엔 소설보다는 긴긴 영화가 더욱 소설을 살린게 아닌가 싶다. 감독이 대단하다. 이토록 절묘히 잡아낸 것에 대해.

 

지금 우리네(다름아닌, 한국)에선 영화에서처럼의 독특한 색감의 과거도, 독특한 향취의 내음이 흘러나오지 않아도 이 공간속의 팽팽한 전쟁시와 하등 다를바 없다. 콕 방에 쳐박혀 지들만의 마작게임에 열중한 듯, 펑! 펑! 외치며 두텁게 쳐진 커텐을 열었다 닫았다(뉴스기사를 검색하고 훑기)를 반복하며 조심스런 외출(시위를 그저 담담히 동참하지 못하고 걸어가면서 지나칠 수 있는)을 했다 돌아오곤 하는 것이다.

 

아, 물론 그 속에도 매국노와,

전쟁과도 같은 현실 속에서도 손에는 3캐럿, 6캐럿하는 무거운 다이아반지를 끼고 마작하는 사람도 있고,

골목골목 피흘리며 무기력하게 저항하다 쓰러져가는 사람도 있다.

 

내가 뒤늦게 읽어서 일까?

뒤늦게 이것을 봐서 일까?

어쩜 이리도 소설의 경계가,

영화의 경계가,

그리고 내 눈앞의 현실의 경계가 팽팽하면서도 모호한 것일까?

잡아낼 듯 잡아낼 듯 하면서도 잔뜩 뜨겁게 신경만 올라 있는 두 사람간의 관계만큼이나 지금 우리가 대치하고 있는 그 무엇!

 

생과 진정한 목적을 위해 아슬아슬하게 하루 하루 역사의 한 페이지로 넘기는 그 숨가쁜... 숨죽인 관계.

팽팽한 긴장감 만큼이나 둘 온 몸을 뜨겁고 격렬하게 하는 그 경계.

절대 섞어도 섞일 수 없고 서로 밀어넣어도 용해될 수 없는 그 팽팽하게 주시하는 관계.

 

나만의 필력으론, 나만의 둔감으론,

확실하게 그 둘을, 그 셋을 눈에 선연하게 관계도를 그려내지 못하겠다.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저항을 보여주는 모습.

(이를테면 진중권의 "왜 때려요?"의 방송말을 음원으로 만들어 전하는 사람의 가슴이나 그것을 만들게 한 것(상황)이나.... 그것을 듣고 있는 거리밖의 시민이 아닌 건물안의 소시민이나... [관련기사]http://blog.yes24.com/document/966152 (출처 : 예스24블로그펌글, 오셌쎄요. ^*^)

혹은, 그도 아니면 과거(6.3) "굴욕외교 중단하라"며 박정희 정권시절 '한일국교정상화'에 저항했던 청년 이명박이 오늘에는 청와대안에 스스로 들어앉아 바깥을 주시하며 펼치는 밀실외교독재정책이나....[관련기사]http://blog.yes24.com/document/966160(출처 : 예스24블로그펌글,책읽는 부엉이)

정말 묘하게 비슷한 이것은 무엇인가?

나만의 과대상상이 불러일으킨 과한 연결지음이 낳은 망상일까?

누가 좀 대답 좀 해주세요.

 

아, 아슬아슬한 그 붉은 경계여,

나는 어느 위치에 있는 것일까?

내 손가락엔 무거운 다이아는 커녕 허기진 펜대만이 쥐여져 있는데 나는 밖에 있지 못하고 마음의 두터운 커텐을 드리우고 바깥을 주시하며 펑! 펑! 하며 물방울 다이아 떨구는 어리석음이여.

그렇다고

그렇다고

심장터질듯한 그 여주인공의 역할 속으로도 들어가지 못할 새가슴이여.

 

 

 

그들은 원시시대 사냥꾼과 먹잇감의 관계였고, 매국노와 매국노를 위해 결국 앞잡이가 된 관계였으며 가장 마지막에서로를 점유한 관계였다.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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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미래 인재의 조건
공병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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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인재로 거듭나기 위한 금쪽같은 조언들

 

“아~ 책이 좋아 미칠 지경이다.

내 좌절에 문학서는 감성적으로 위무해주고

그 다음은 자기계발서로 따끔하게 현실을 비춰주며 방향을 제시해주고.”

남자친구와 같이 좌절을 겪어낼 방도를 찾아내느라 카페에 앉아 대안없이 시간을 죽이느니 그녀석 마음도 편하게 피씨방으로 친구와 함께 보내 놓고 읽는 이 책 읽는 시간이란...

 

이건 읽던 도중 잠깐 메모한 글이다.

이 책 읽기를 3일에 걸쳐 읽었다. 원래 느리게 읽기도 하지만 이 시간을 쓴 것은 읽으면서 쓴 시간대비 빨리 읽은 것이어서 그렇다. 우리는 가끔 느릿하게 읽는 소설책이나 시집 한 권에서 성찰하며 얻는 대리만족 대신 미래의 키워드나 조언, 혜안, 대안이 잘 버무려져 있어 빠르게 읽히는 자기계발서를 원할 때가 더 많다. 그게 자신의 시간 소비 대비 얻는 결과물이 더 클 때가 많은 것도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장르 자체가 지니는 장단점으로 인해 훗날 어떻게 자신이 간직할지 몸에 흡수시켜서 꺼내 쓸 수 있는지는 전적으로 본인의 역량에 달렸지만, 일단 그건 논외로 치자.

 

[꿈꾸는 다락방]의 저자 이지성은 ‘자신의 꿈을 생생하게 이루게 하기 위한 방법’을 쓴 자기계발서의 총집합적인(마치 그 수 많은 책을 읽느니 이 저자의 한권을 읽는게 빨랐겠다 싶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을 쓴 저자라면 공병호는 ‘미래에 요구되는 인재의 조건’에 해당하는 책을 잘 다듬어 놓은 듯하다. 이를테면 [부유한 노예],  [새로운 미래가 온다]나 [프리에이전트의 시대가 오고 있다], [구루의 시대가 온다], [톰피터스의 인재] 등등 이 같은 책들을 잘 정리해서 핵심만을 엮어 놨으니 급하다면(?) 이 책만을 읽어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이다.

 

공병호 저자의 핵심 능력은 바로 이 책에서 보여지지 않나 싶었다. 바로 소비자의 이런 욕구를 잘 알고 그에 따른 욕구의 기대치에 맞게 잘 정리해 놓고, 콘텐츠화 하는 능력.

 

불안정의 극을 달하는 이 시대, 젊은이들은 어떻게 혹은 어떤 커리어를 키우기 위해 자기계발을 도모해야 할까? 방법적인 문제와 가져야 할 시각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공병호 저자. 어느덧 밑줄 긋도 띠지를 붙이고 하다보니 이 책의 옆모습은 서낭당을 방불케 할 정도로 울긋불긋!! 띠지는 바로 나만의 분류법. 빨간색 띠지는 책의 주요점, 주제, 파란색은 개념정의, 연두색은 저자만의 색깔이나 그만의 내리는 강한 주장의 글, 핑크색은 기억하고픈 글, 주장, 보라색은 나중에 내가 따로 자료로써 쓰고픈 글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빼곡이 많이 붙이게 될 줄이야....

 


책 읽는 동안의 나만의 표식!


 

자기계발의 대상을 선정하는 작업은 철두철미하게 개개인에게는 중장기에 걸친 결정적인 투자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p.58

 

많은 젊은이들, 혹은 나이를 먹어서도 많은 이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자기계발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그리고 왜? 무엇을 위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이 책은 깔끔하게 정의하고 자신만의 정의도 내려놓으라고 말한다.

 

우리는 스스로 독자적인 생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1년, 3년, 5년, 10년 후에는 어떤 인재가 되어야 하고, 그런 인재는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하고, 그것을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뚜렷한 생각이 정리되어야 한다. .... p. 209

 

그리고 그것에 대한 적절한 이유 중 한 문장은 나에게 다른 그 무엇의 대답보다도 강렬했다.

 

세월과 함께 모든 것은 변화하고 다른 사람들은 결국 떠나갔지만, 자신만은 늘 함께 하기 때문이다. p.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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