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 230 Days of Diary in America
김동영 지음 / 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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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이 참으로 부끄러워 스스로가 안쓰러울 때가 있다

요즘 무기력증을 제대로 앓고 있는 나에게 내 스스로가 할 수 있는 말은 그저 괜찮다니 조금만 더 참으면 될 거라는 정도 밖에는 없다. 

누군가에게 말을 한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내 고민과 생각을 진심으로 들어줄 누군가도 없는 것만 같은 요즘은 스스로에게 실망감만 쌓여갈 뿐이다. 

나는 현실에 상처받고 그 사실에 화내지만, 정작 그 분노의 대상인 현실을 훌쩍 떠날 용기는 없다.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난다는 생각은 사치라고 생각 할 만큼  이미 현실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고 살아왔고 이제와서 그 끈을 모르는 척 놓을 수 있을만큼 어린 나이도 아니다. 모른척 한다고, 아니라고 한다고해서 내가 살아가는 내 인생의 무게가 줄어들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미치도록 작가가 부러웠다. 

혼자 그곳을 여행하는 사람이어서도, 새로운 사람들을 편견없이 만나서도, 오랜 기간 여행하는 여유가 부러운 것보다 난 그저 그렇게 놓을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부러웠다. 

사진 곳곳에 숨어있는 '놓음'의 흔적을 따라 다니다보면 정말 훌쩍 떠나고싶은 간절함이 묻어나온다.  

올 방학에는 그래, 무슨 일이 있어도 한 번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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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은희경 지음 / 창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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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다.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된다'는 건 기억이 남는다는 측면에서 보면 좋지만, 틀에 박힌 사람으로 남는다는 점에서는 여러모로 아쉽고 불공평하고, 불편하다. 

나에게 은희경의 소설이란 '무채색 속에 빛나던 파스텔' 정도의 색감이었는데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는 읽는 내내 비오는 날 덜마른 빨래 같은 느낌이 많이 난 '회색빛' 이었다. 

누군가에겐 이런 회색빛의 은희경 작가가 신선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왠지 모를 배신감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은희경'이라는 이름 석 자가 주었던 온화한 분위기를 기대하는 독자라면 예상치못한 공격을 받은 듯 순간 휘청할지도 모른다.  

평소 나는 장르에 대한 편식이 없는지라 이런저런 책을 많이 읽곤 하는데 그래도 역시나 좋아하는 작가에게서 다른 작가의 느낌을 받는 게 그리 기분 좋은 경험은 아닌 것 같다. 

거기다 간헐적으로 등장하는 말도 안되는 쌍자음도 참 불편하다. 

은희경의 아기자기하고 맑은 느낌의 글을 기대하고 이 책을 선택한다면 약간은 기대에 못 미치는 듯한 느낌을 받거나 반대로 너무 과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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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소울메이트
공병호 지음, 임헌우 디자인 / 흐름출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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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스스로 깨달아가는 것이 늘어난다. 

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이란 시작하게 되었을 때, 나는 내 주위에 좋은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내 일에 익숙해지고 난 후 주위를 둘러보니 정말 있을 사람만이 내 옆에 남아있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은 많아지고, 알음알이로 알게되는 사람도 많아지지만 내 속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정작 많지 않다는 사실에 가끔 내가 인생을 헛살고 있는건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어느 날은 휴대전화 가득 저장된 번호 중 어느 것 하나 쉽게 손이 가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과연 잘 살고 있는것일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지금 이 시간을 훌쩍 지내본 후에야 스스로에게 답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 답을 조금 더 일찍 알고 싶은 욕망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고 어떻게 해야 내가 좀 더 나답게 잘 살 수 있는지는 언제나 궁금하다. 

마땅히 그 누군가에게도 묻지 못했던 말들. 이 질문을 하면 내가 속물처럼 보일까 싶어 차마 못했던 말들. 그 중 몇가지는 이 책이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좀 더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조금 더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멘토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누군가의 소울메이트가 여기있다. 빨간 얼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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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사랑이 필요하다 - 행복한 사람 달라이 라마의 인생 수업
텐진 갸초(달라이 라마) 지음, 라지브 메호르트라 엮음, 진현종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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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내 속을 알 수 없는 복잡한 세상이다. 

진짜 '나'보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나'에 더 신경쓰느라 하루에 몇 번씩 한숨을 쉬고, 화를 내고, 우울해하고, 누군가를 미워하는 감정으로 스스로에게 지쳐간다.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받지 않기 위해 방어막을 세우고, 공격적인 사람이 되어간다는 사실이 새삼 서글프다. 

어찌보면 '너'도 '나'도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세상인데, '나'는 아직도 내가 가진 과자를 빼앗길까봐 가슴 졸이던 그 어린 날에 머물러 있는 듯한 느낌이다. 

달라이 라마의 글을 읽다보면 어쩌면 세상은 참 살만한 세상이겠다, 하는 생각이든다.  

언제부터 내가 이 세상을 '참으로 살기 힘든 세상'이라 생각하고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내가 세상을 싸워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었다는 느낌이 든다. 

내 스스로 나를 힘들게 하는 방식을 잘 알고 있었던 나에게 달라이 라마가 손을 내민다. 

너 스스로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고. 

쉽지는 않다. 책을 놓고 하루가 지나면 말끔히 또 사랑하는 방법을 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시작이 아닐까.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았으니 이제 실천하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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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조각들 - 타블로 소설집
타블로 지음 / 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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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뜻하지않게 '수필스러운 소설'을 만날 때가 있다. 

분명 작가의 상상력으로 결집된 소설인데도 왠지 작가가 스스로 그 작품 속 주인공으로 녹아들어가 있는 듯한 묘한 느낌. 

타블로의 소설 <당신의 조각들>의 '당신'이 왜 '타블로 그 자신'으로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읽는 내내 '이건 소설이지 타블로가 쓴 수필이 아니야'라고 몇 번을 마음을 다잡아야했다. 

타블로의 습작 소설 열 편을 모아둔 소설집 속 주인공들은 타블로와 참으로 많이 닮았다. 

조용하고, 음악을 좋아하며 피아노에 능숙하고, 다들 나름대로의 심각하고 깊은 고민과 번민에 쌓인 소년들이 이야기 곳곳에 등장한다. 

타블로가 쓴 영어소설을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타블로의 의도나 영어의 맛을 살리지 못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끝내 알아내지 못할 것 같다.  

그 아쉬움을 제외하고, 몇 편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타블로, 참 매력적인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소설가 타블로도 꽤나 진지하고 매력적인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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