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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조각들 - 타블로 소설집
타블로 지음 / 달 / 2008년 10월
평점 :
가끔 뜻하지않게 '수필스러운 소설'을 만날 때가 있다.
분명 작가의 상상력으로 결집된 소설인데도 왠지 작가가 스스로 그 작품 속 주인공으로 녹아들어가 있는 듯한 묘한 느낌.
타블로의 소설 <당신의 조각들>의 '당신'이 왜 '타블로 그 자신'으로 느껴졌는지 모르겠다.
읽는 내내 '이건 소설이지 타블로가 쓴 수필이 아니야'라고 몇 번을 마음을 다잡아야했다.
타블로의 습작 소설 열 편을 모아둔 소설집 속 주인공들은 타블로와 참으로 많이 닮았다.
조용하고, 음악을 좋아하며 피아노에 능숙하고, 다들 나름대로의 심각하고 깊은 고민과 번민에 쌓인 소년들이 이야기 곳곳에 등장한다.
타블로가 쓴 영어소설을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타블로의 의도나 영어의 맛을 살리지 못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끝내 알아내지 못할 것 같다.
그 아쉬움을 제외하고, 몇 편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타블로, 참 매력적인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소설가 타블로도 꽤나 진지하고 매력적인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