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집에서 죽을 수 있을까? - 정보·선택·용기로 완성하는 마지막 삶의 설계
박동자 지음 / 예미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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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병원에 안 가고, 집에서 죽게 방치했습니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존엄한 죽음에 대해서 자꾸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죽음으로 가기 이전, 노년이 되면 겪게 될 여러 과정들에 대해서도 걱정이 된다. 누구나 벗어날 수 없는 노년의 삶과 죽음에 대해 우리는 얼마만큼 준비가 되었을까? 개인들의 마음의 준비가 평소에 되어 있어야 하겠지만 사회 시스템도 그만큼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이 든다.

이 책 <나는 내 집에서 죽을 수 있을까?>는 사회보장기관에서 보험과 돌봄 관련 현장 업무를 35년간 담당한 박동자 씨의 저서이다. 그는 재직 중 1년간 독일의 건강보험, 수발보험 등 사회보장서비스 제공기관에서 인터십을 밟으면서 독일 사회보장 현장을 직접 경험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 책은 마냥 죽음에 대한 어두운 이야기를 펼치기 보다는 죽음, 건강, 관계, 경제라는 이 4가지 질문으로 완성되는 노년의 설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가정형 호스피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장기요양서비스, 치매 돌봄, 통합돌봄, 국민연금과 주택연금 등 다양한 제도가 소개된다.

그런데 단순히 제도의 명칭과 이용 방법만 나열하지 않고, 24명의 전문가와 당사자가 들려주는 경험을 통해 그 제도가 한 사람의 삶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준다. 독일의 사회보장제도와 한국의 현실을 나란히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딱딱한 제도에 대한 설명 뿐만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환자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집에서 세 딸의 돌봄을 받으며 세상을 떠난 췌장암 환자의 사례였다. 딸들은 어머니가 좋아하던 원피스를 입혀드리고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물론 가족과 환자 본인에게는 애틋하고 뜻깊은 작별의 시간이었지만 자택 사망 신고 후 출동한 경찰이 환자의 사망에 대해서 가족을 취조하는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 장면을 통해서 나는 자신이 살던 곳에서 존엄하게 생을 마치는 일이 개인의 바람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본인의 뜻은 물론이거니와 가족의 이해와 준비, 의료진의 도움, 행정제도와 사회적 인식까지 함께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좋은 제도를 만들고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널리 홍보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소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치매돌봄을 위한 ‘통합 돌봄’ 제도, 노년의 건강을 위한 건강 100세 운동교실, 그리고 건보료 폭탄을 피하는 방법이라든지 아주 쏠쏠하고 알찬 내용을 읽을 수 있었다. 나는 특히 사전연명의료의향서라는 부분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 남은 가족이 감당할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치료의 지속 여부는 미리 밝혀두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노후 준비”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우리는 노후 준비라고 하면 우선 경제적인 준비부터 떠올리는데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건강을 어떻게 관리할지, 도움이 필요할 때 어떤 제도를 이용할지, 누구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지, 마지막 순간 어떤 선택을 하고 싶은지를 미리 생각하고 계획을 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책을 읽고 나니 이 책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이야기하기 보다는 “노년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고 죽음을 존엄하게 맞이할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이 언제 찾아올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마지막 그날까지 나답게,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반드시 필요한 정보를 제시해주는 책 <나는 내 집에서 죽을 수 있을까?>를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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