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매듭 1 - 문지방을 넘어온 것들
이자운 지음 / 부크크(bookk) / 2026년 7월
평점 :
<매듭1 : 문지방을 넘어온 것들>은 아주 독특한 소설이다. 기본적으로 오컬트 장르이지만 판타지와 무협의 분위기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불교에서 비롯된 비밀스러운 가문이자 퇴마 집단인 “장도송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들은 무학사라는 절에 머물며 평범한 귀신보다 한층 더 진화한, 위험한 사술을 쓰는 요괴들을 상대한다.
소설은 낚시를 하던 중 사람의 머리를 낚아 올리는 충격적인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여기서 등장하는 머리를 단순히 시신의 일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시작부터 독자들의 예상을 벗어나는 아주 기괴한 존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면서 앞으로 펼쳐질 세계가 평범하지 않음을 보여주며 강렬하게 시작한다.
시리즈인 이 책에서 주요 인물로 활약할 사람은 바로 금황과 은황 남매. 문제는 뛰어난 실력으로 가문의 인정을 받는 금황에 비해서 은황은 아무리 훈련을 받아도 부적을 다루는 실력이 좀처럼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을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게, 감춰진 사연도 있고 뭔가 반전을 예고하는 남매들이다.
장도송가 사람들이 사용하는 부적에는 각각 고유한 능력이 있다. ‘우산부’는 이름 그대로 우산처럼 비를 피하게 해주며, ‘색귀부’는 귀신이 남긴 흔적을 찾아낸다. 부적이 단순한 종잇조각이나 주술 도구에 머무르지 않고, 각자의 기능과 활용법을 가진 무기처럼 등장한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다양한 부적이 실제 전투와 조사 과정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지켜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장도송가를 이끄는 예주인 정은 ‘전역성소화사업’을 추진한다. 전국 각지에 존재하는 귀신과 요괴를 퇴치하려는 거대한 계획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은황은 심각한 위기에 처한다. 현장 조사에 동행했던 훈련생의 죽음을 막지 못한 것이다. 결국 실력 부족과 사건에 대한 책임을 이유로 은황은 장도송가에서 파문당한다.
<매듭 1 : 문지방을 넘어온 것들>을 읽는 동안 아주 재미있었다. 무엇보다도 내 취향에 딱 맞는 작품이었다. 이 소설에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귀신 종류가 아니라 능력 면에서 진화하고 여러 술법을 쓰는 기괴한 요괴들이 출몰한다. 진짜 상상하지 못했던 엄청난 형태로 등장하는 요괴들의 모습이 아주 섬뜩하고 소름 끼친다.
장도송가 혜공파 출신의 사생들은 오직 퇴마를 위해 훈련받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우리나라 무속인들도 퇴마 의식을 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작품의 인물들은 퇴마 자체를 전문적인 기술과 전투 체계로 익힌다. 그래서 이들을 수행자나 무속인이라기보다는 전문적인 ‘퇴마사’라고 부르는 편이 어울릴 것 같았다.
이 책에서 특히 매력적인 부분은 오컬트와 무협의 결합이다. 부적술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전투는 마치 무협 소설을 읽는 것처럼 역동적이다. 액션이 화려하고 볼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에 음산하고 무거운 분위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기괴한 요괴, 비밀스러운 퇴마 집단, 독특한 능력을 지닌 부적과 화려한 전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나는 한국적인 정서가 담긴 오컬트 장르를 좋아해서 영화 <파묘>나 <사바하> 등을 재미있게 봤는데, 이런 느낌의 소설은 또 처음이다. 뭔가 한국형 오컬트의 느낌에 판타지 무협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두 스푼 얹은 기분이랄까?
무엇보다 앞으로 은황이 보여줄 활약이 기대된다. 실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파문당했지만, 오히려 그 사건이 은황에게 새로운 시작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떤 분야에서든 조금 늦게 피는 꽃이 더욱 화려하게 피어날 때가 있다. 그리고 오빠인 금황이 감추고 있는 어떤 비밀... 이 부분이 나중에 어떻게 드러날지 매우 궁금하다.
아주 독특한 느낌의 책 <매듭1 : 문지방을 넘어온 것들> 요사스러운 한국형 요괴들, 거기에 맞서서 화려한 부적술을 쓰며 대적하는 비밀스러운 퇴마 집단의 이야기이다. 오컬트 장르를 좋아하면서 동시에 무협 소설에서처럼 화려한 액션을 추구한다면 반드시 한번은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 <매듭 시리즈>
.
#매듭시리즈 #매듭1문지방을넘어온것들 #이자운 #부크크출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