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하는 고고학자 - 고대 인류 문명의 모습과 소리, 냄새, 맛을 재현하는 과학자들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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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문명이 실험으로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고고학이라고 하면 흔히들 붓으로 흙을 털어내면서 조심스럽게 유물을 발굴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그러나 샘 킨 저자의 <실험하는 고고학자>는 연구자들과 저자가 직접 유물을 사지고 몸으로 경험하고 검증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그 시대의 사람들처럼 직접 만들고, 먹고, 생활해 보는 것이야말로 진짜 고고학이라고 말하는 듯한 저자. 이 책은 기존의 틀을 깨면서 과거를 생생하게 재현하는 실험고고학에 대한 글이다.

저자는 선사시대 아프리카에서 시작하여 튀르키예, 이집트, 폴리네시아, 로마, 바이킹 시대의 유럽, 알래스카 북부, 중국과 멕시코까지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과거를 재현한다. 고대의 배를 만들어내고, 수천 년 전 조리법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전통 의약품을 복원하고 오래된 도구를 직접 사용해 보는 사람들.. 이들 덕분에 독자들은 실제로 이것들을 사용하면서 살아갔던 사람들의 숨결이 마치 가까이에서 느껴진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짚자면, 보통 고고학이 왕이나 귀족들의 유물이나 역사에 집중하는데 비해서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 주목했다는 점이다. 책을 읽는 평범한 다수처럼, 과거의 일반인들이 무엇을 먹었고, 어떻게 집을 지었으며, 어떤 기술로 추위를 견디고 병을 치료했을까? 를 보여준 저자. 이뿐만 아니라 저자와 연구진들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오늘날에는 낯설거나 심지어 충격적으로 느껴지는 생활 방식도 당시 사람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픽션과 논픽션을 적절히 섞어놓은 부분이었다. 각 장의 시작점에는 해당 시대를 살아갔을 가상의 인물이 등장하는 짧은 이야기가 펼쳐지고, 이어서 그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실제 연구와 실험이 소개된다. 마치 원시인들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 같아서 아주 흥미진진했다. 고대인들이 우리와 동떨어진 역사 속 인물이라기 보다는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살았던, 생활인으로 다가온 순간들!! 이러한 실험적 시도가 있어서 그런지 자칙 지루하고 고루하게 다가올 수 있는 고고학이 좀 더 생생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이런 식의 고고학 이야기는 처음이다. 저자 샘 킨은 좀 어려울 수 있는 고고학이라는 학문 분야를 아주 흥미롭게 풀어낸 것 같다. 이 분은 진짜로 호기심이 대단하고 유머감각도 탁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의 발걸음을 따라서 세계 곳곳의 연구 현장을 여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실험 고고학이란 것이 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과거를 좀 더 밀접하게 경험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실험 고고학”이라는 생각도 든다.

책 <실험하는 고고학자>는 과거를 설명하는 책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과거를 직접 체험하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박물관에 그저 덩그러니 놓여있던 유물들이 더 이상 그냥 전시품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유물들을 보는 순간, 그것을 이용해서 밥을 먹고, 사냥을 하고, 그 위에서 잠을 자는 과거의 사람들의 생활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질 것이다. 아주 유쾌하면서도 과거를 현재로 바로 끌어오는 재미있는 책 <실험하는 고고학자>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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