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루팡
박상민 지음 / 서랍의날씨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약간의 편법을 통해 정의를 이룬다는 점에서는 <모범택시>를

약하고 힘없는 피해자들을 돕는다는 점에서는

<천 원짜리 변호사>를 닮은 듯한 소설 <닥터 루팡>

범죄 미스터리답게 감추어진 비밀을 밝히는 스릴감뿐 아니라

이야기 전반에 코믹함이 흐른다.



주인공 승재는 의료사고로 어머니를 잃었다. 제대로 된 보상은

커녕, 사과도 받지 못한 승재는 이제 의료 브로커로 변모했고

그동안 제법 경력이 쌓였다. 그런데 공무원 준비를 하다가

코인으로 전 재산을 말아먹은 여동생이 나타나 그의 조수로

일하겠다고 하는데....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이다.

특히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의료 브로커 세계에 입문한 여동생

승아는, 승재의 기대치가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끝내주는

순발력과 잔머리로 일을 아주 뚝딱 해낸다. 이뿐 아니라

흔히 남매들 사이에 펼쳐지는 디스전이 아주 코믹하다.



이뿐만 아니라 조폭과 경찰 사이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연기를 보이는 훈석과 야비한 얼굴에 ‘불법’이라는 느낌을

줄줄 흘리지만 정확한 정보만큼은 틀림없는 진영우까지..

악어와 악어새처럼 공생하는 이들 아재들과의 티키타카도

재미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온라인의 어느 게시판에 잠시 올라왔다가

순식간에 삭제된 한 게시물. 그것은 바로 한 종합병원에서 발생한

의문의 의료사고에 대한 제보였다. 과연 이것은 진짜로

발생한 것일까? 만일 그렇다면 감추려는 자는 누구인가?



“서울경찰청 의료 전담팀의 의뢰로 투입된 소마 대학교

병원에서 심상찮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마치 첩보 영화를 방불케하는 승재, 승아 남매의 활약이 펼쳐진다.

병원의 삼엄한 경비를 뚫고 머릿속엔 온갖 비번과 계정 정보를

채워 넣은 채 연기까지 하면서 사건의 진실과 병원의 비리를 밝히기 위한

미션에 나서는 그들..... 과연 이들은 임무를 성공하고 정의를

실천할 수 있을까?



자칫 분위기가 무거워질 수 있는, 의료 사고라는 심각한

상황을 소재로 삼고 있으나 등장인물들의 재치 있는 대화와

적절한 시점에서 튀어나오는 유머 덕분에 가볍고

재미있게 읽히는 소설이다. 아주 조마조마한 조사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하지만 든든한 정보력 덕분에 안심!



‘의료 사고’란 것은 어쩌면 대형 병원이라는 공룡과

피해자 개인이 싸워야 하는, 시작부터 지는 게임 일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가 가진 추하고 일그러진 모습을 좀 똑바로

바라보고 개선하자라고 권하는 듯한 이 책을 전정한 ‘사회파 미스터리’

라고 말하고 싶다.



의료사고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진지하게 이야기하면서도

범죄 미스터리 특유의 긴장감과 유쾌한 캐릭터들의

티키타카를 동시에 담아내는 작품 <닥터 루팡>을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