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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코인, 전쟁 - 다가올 기회를 읽는 사람들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
고승연.이동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7월
평점 :
우리가 주목해야 할 다음 시스템의 실체
민간이 만든 네트워크에 놓인 달러의 미래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사실 '스테이블 코인'이 뭔지, 앞으로 한국의 경제와 개인의 삶에 이 코인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 코인이 디지털 코인이고 달러와 같은 가치로 연동된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지, 그 이상은 전혀 몰랐다. 말하자면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정부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CBDC) 대신에 민간 기업이 발행하는 달러 기반 디지털 화폐라는 사실과 이를 위해 미국이 GENIUS Act에 서명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는 중앙은행이 디지털 달러를 발행할 경우에 생길 모든 규제를 피하고 스테이블 코인을 은행 수준의 규제 체계 안으로 편입시켰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었다.
<달러, 코인, 전쟁>은 우선 앞으로의 세계 경제 질서 재정립에 주목한다. 그것은 바로 미국과 중국을 주축으로 한 신 냉전과 패권 경쟁이다. 앞으로의 전쟁은 총과 미사일로 이루어지는 무력 전쟁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 결제망, 기술이 강력한 무기가 되는 시대가 된다고 한다. 여기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전 세계 사람들이 중국이 발행하는 디지털 코인이 아니라 USDC나 USDT를 사용하게 되면 발행사는 그만큼의 달러나 미국 국채를 보유해야 한다. 즉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의 영향력을 줄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디지털 세계로 확장시키는 새로운 통로가 된다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이 책은 국제 정치와 경제를 하나의 큰 흐름으로 연결시킨다. 미중 갈등, 관세 전쟁, AI와 반도체 경쟁, 공급망 재편처럼 독립적으로 보였던 뉴스는 사실 돈과 권력이라는 큰 틀 안에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앞으로는 경제 뉴스를 볼 때 환율이나 주가만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는지, 다른 나라들은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게 될 것 같았다.
나처럼 경제나 블록체인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라면 이 책이 다소 어렵게 다가올 수도 있다. 나 역시 생소한 용어를 검색하면서 읽었다. 그러나 이 책이 전달하려는 핵심은 의외로 단순하고 명료하다. 이제 세계는 달러와 결제망, 기술과 금융 등을 통해서 새로운 패권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며, 스테이블 코인이 바로 그 변화의 중심에 놓일 것이라는 거다. 이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의 경제를 읽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이 책이 아주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읽다 보니 궁금증이 생겼다. 스테이블 코인이 미국 달러의 영향력을 넓혀줄 수도 있지만, 동시에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의 새로운 위험이 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만약 국가가 보장하지 않고 민간이 주도하는 스테이블 코인 체제에 큰 문제가 생긴다면 그 부정적인 영향이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 위기 때문에 우리도 여러 번 위기를 겪었던 적이 있었기에 이 부분이 걱정이 되었다.
아직도 스테이블 코인이 뭔지 그 구조를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경제 뉴스를 볼 때 어디에 주목해야 하는지 알 수는 있을 것 같다. 코인이 경제적 자산으로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서 움직이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 그리고 세계 금융 질서의 변화 등으로 보인다는 말이다. <달러, 코인, 전쟁>은 스테이블 코인 자체를 설명하기보다는 돈을 둘러싼 세계의 권력 지도를 읽게 도와주는 책이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