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다른 식구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33
조혜린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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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식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같이 수제비를 먹은 후,

내게 미지의 것들을 남겨 두고서.



겉으로는 퉁명스럽고 싸가지 없어 보이지만 사실 고등학생 채윤은 

누구보다도 일찍 철이 들어버렸다. 부모님의 이혼과 아버지의 이른 죽음으로 

채윤은 할머니와 살면서 불행을 견디는 것에, 슬픔을 묵묵히 다스리는 것에 

익숙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생활비에 보탬을 하기 위해 시작한 식당

배달 알바는 채윤에게 생각지도 못한 인연을 불러온다,

수요일마다 야식을 주문하는 최경식 할아버지는 채윤에게

들어와서 함께 식사를 하자고 권하고 회복탄력성이니 뭐니

하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할아버지가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따뜻하고 맛있는 식사를 매주 함께 하는 와중에 채윤과

할아버지는 둘 사이의 거리를 조금씩 좁혀가게 되고

어느덧 서로의 깊은 외로움과 상처를 이해하게 되는데....



중학교 때 있었던 도난 사건의 주동자로 몰린 것 때문에

세상과의 벽을 쌓으며 그렇게 친구도 없이 살아온 채윤

그리고 돈만 바라는 자식들과 거리를 둔 채 홀로 살아온

최경식 할아버지. 인간이기에 이들이 느낄 깊은 고독감을

알 수 있었고 한동안 계속 마음이 먹먹했다.



키만 크지 아직은 청소년인 채윤의 어깨가 무거워 보였고

가족들에게 등을 진 할아버지의 뒷모습은 유난히 구부정해

보였다. 특히 자식들에게 외면당하며 살아온 할아버지의

깊게 드리운 외로움의 그림자가 너무나 크게 보였다.



세대 갈등이라는 말이 요즘 흔하게 보인다. 가족들끼리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보다는 비난하는 게 더 쉬워졌고

마음은 점점 더 멀어진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이 독자들에게 살짝 

제안을 하는 것처럼 느꼈다.



“오늘 하루. 멀어졌던 가족들과 저녁을 같이 하면서 

그동안 못 나눴던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마도 키만 껑충하고 삐쩍 마른 채 일하는 채윤을 집 안으로

들여서 저녁을 먹였던 할아버지의 마음과 바쁜 배달 와중에도

그 요청을 마다하지 않았던 채윤의 다정함은 아마도 비슷한

색깔을 가진 마음이었지 않았을까?



그 순간의 선택들이 쌓여서 서로를 향한 마음이 열리고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결국 나는 느끼게 되었다.

결국 사람은 타인의 온기를 통해 치유하게 된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는 서로에게서 살아갈 힘을 얻는다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남다른 식구>를 읽는 내내 마음이 짠하고 먹먹했다. 

스스로 왕따를 자처한 듯한 채윤의 마음과 자식들에게 거리 두기를 한 

할아버지의 상처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함께 밥을 나누는 

동안 조금씩 상처가 치유되는 모습에 안심이 되었다. 밥 한 끼의 힘이 

이렇게 크다. 그리고 거기에 담긴 마음의 힘은 더 크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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