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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일하지만 외롭긴 싫으니까 - 따로 또 같이 유연하게 연결되는 법
정문정 외 지음 / 책장속북스 / 2026년 6월
평점 :
프리랜서 N년차 작가.
오늘도 ‘정글살롱’으로 출근합니다.
버지니아 울프는 말했다. 글 쓰는 여성들에게는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그런 의미에서 8인의 여성작가들이 모여서 만든 이 공동작업실 ‘정글살롱’은 작가에게 꼭 필요한 고독한 서재가 되어줄 뿐만 아니라 든든한 연대의 공간이 된다. ' 정글살롱' 은 정답게 글 쓰는 살롱을 줄인 말이라는데 뜻이 엄청 멋지다. 각자의 작업을 하면서도 느슨하게 연결되어 서로의 안부를 묻고 힘든 순간에는 어깨를 내어주는 동료들. 글쓰기는 본질적으로 고독한 작업이 맞지만, 정글살롱에 속한 이 8명의 작가들은 함께 외로움을 견디는 방법을 찾았다.
혼자 일하지만 완전히 혼자는 아닌 관계, 내 눈에는 그런 이들의 모습이 매우 충만하게 느껴져서 인상 깊었다.
내게 이 책이 위로가 되어준 이유는 바로 그동안 내내 품고 있던 고민이 그저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책 읽기를 세상 그 어느 것보다 좋아하고 서평을 쓰는 일 역시 조금 고되지만 사랑한다. 그러나 가끔은 그런 생각도 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진정 내 현실에 도움이 되는 일일까? 차라리 이 시간에 수업을 더 늘여서 돈을 버는 게 낫이 않을까? 내내 내 마음속을 떠돌았던 고민들이 마음을 짓누른다.
그런데 이 책 속의 전문 작가들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나는 가계와 경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글쓰기에 왜 이리도 매달리는 걸까? ”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깊은 공감을 했다. 결국 글쓰기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조차 같은 질문을 던진다는 사실이 나에게 묘한 위안이 되었다. 솔직히 말해서 글을 쓰는 것은 어떤 유용함이나 목적을 위해서 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작가로 태어난 사람들은 그저 자연스럽게, 내면의 이끌림에 의해서 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아이를 키우며 창작 활동을 이어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돌봄 노동과 예술 활동을 함께 해나가는 일이 어렵긴 해도 방법을 찾아내서 열심히 해나가는 선배들의 노련한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특정 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혼자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되도록 자유롭게 일하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기댈 언덕이 없어진다. 그리고 혼자 일하는 것은 좋지만 가끔은 깊은 고독이 스스로를 짓누른다. 요즘 그런 마음을 자주 느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도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은 사람들, 특히 글을 쓰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는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마음속에서 자꾸만 문장이 올라오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세상에 힘들지 않은 일이 어디 있겠냐만, 글쓰기는 조금은 독특한 면이 있다. 창작 활동은 사실 나만의 시간, 나만의 공간이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게 혼자서 일하는 가운데 고립되기가 쉬운 것도 사실. 그래서인지 더욱더 서로의 고민을 이해하고 온기를 나누는 ‘정글살롱’의 풍경이 멋지게 다가온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