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쇼펜하우어가 아니다 - 천재도 부자도 아닌 청춘에게 고독은 선택지가 아니다
Flat 4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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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청춘이 19세기 천재의 철학 앞에서

마주하는 오해들

나는 개인적으로 니체라는 철학자를 좋아한다. 그의 글을 읽고 있으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결심이 더 강해진다. 삶의 에너지를 얻는다고 할까? 그런데 생각해 보면 정작 내가 살아가는 방식은 니체보다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더 가까운 것 같다. 사람을 거의 만나지 않고 정해진 패턴 속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은 나. 그러나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면 늘 바빠서 외롭다거나 심심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나는 쇼펜하우어라는 철학자의 글은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 책 <우리는 쇼펜하우어가 아니다>를 통해서 오히려 그의 이론과 사상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이해하게 되었다. 이 책은 그의 철학에 대해서 그냥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여러 철학적 개념들을 반대의 근거를 들어서 비판한다. 자신의 경험이라던가 여러 주요 인물들의 삶 이야기가 많이 등장해서 꽤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역시 "고독한 천재"에 대한 이야기였다. 쇼펜하우어는 뛰어난 사람일수록 고독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봤지만 저자는 이에 의문을 제기한다. 역사적으로 위기의 순간에 사회를 지탱한 것은 결국 고독한 천재보다는 서로 협력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던 것. 또한 현실적으로 우리가 어떤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인간관계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때로는 스쳐 지나가는 인연도 도움이 된다.

쇼펜하우어의 행복론에 대한 비판도 흥미로웠다. 그는 욕망을 줄이고 작은 것에 만족하는 삶을 강조했으나 저자는 지나치게 소극적인 행복론은 성장 가능성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과 모험에는 위험이 따르긴 하지만 큰 보상 역시 존재하는 법. 우리 사회도 그렇다. 모두들 물질적 안정을 추구하고 가능하면 서울로 향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는 노릇 아닌가?

다른 무엇보다도 강력하게 다가온 것은 결국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이대별로 저자는 좀 다르게 접근한다. 40대와 50대는 고독을 즐겨도 되지만 20대는 솔직히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가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한다. 우리의 성격과 사회성 그리고 판단력은 25살까지도 성장하며 이러한 자질은 결국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사회생활과 대인관계가 부족했던 자신의 20대를 후회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더 이 글에 신뢰가 갔다.

책을 읽으며 여러 번 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지금의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고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고독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혼자 있는 능력과 사람들과 연결되는 능력은 서로 다른 문제이며, 어느 한쪽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한때 우리 사회에서 쇼펜하우어의 인기가 크게 치솟은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이해는 간다. 아주 경쟁이 심하고 서로 비교하기 바쁜 촘촘한 사회.. 모두들 인간관계로부터 숨을 좀 돌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 <우리는 쇼펜하우어가 아니다>는 이 철학자의 이론과 삶을 무조건 비판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동안 우리가 맹목적으로 받아들였던 부분에 대해서 한번 되짚고 넘어가자라고 말을 하는 듯한 책이다. 혼자 있는 것이 좋고 작은 행복에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쇼펜하우어의 철학이 더 맞을 지도 모르는 것 아닌가? 쇼펜하우어라는 철학자를 이해할 수도 있고 내가 지금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책 <우리는 쇼펜하우어가 아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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