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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은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가 - 복종 본능에서 깨어나 주체성을 회복하는 행동과학
수니타 사 지음, 이윤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5월
평점 :
의사 출신 조직심리학자가
순응의 심리를 해부하고 ‘진정한 나’로 사는 법을
알려준다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자주 자신의 의지로 “네”라고 말할까? 언뜻 생각하면 대부분의 선택이 자신의 의지로 이루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돌아보면 단체의 분위기를 깨기 싫거나, 상대를 실망시키기 싫어서 혹은 분란의 주체가 되기 싫어서 마지못해 동의한 적이 있을 것이다. 나도 역시 비싸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미용실에서 권하는 시술을 받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선물을 그냥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상당히 나에게 신선하고 유용하게 다가왔다.
저자 수니타 사 씨는 수련의이기도 하지만 경영 컨설턴트이자 심리학의 권위자라고 한다. 이 책이 쉽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본인의 체험을 많이 실어 놨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예를 들어서 학창 시절 매우 모범생이었던 저자는 친했던, 순종적이지 않은 친구를 따라 하다가 “저항 행동은 모방할 수 없다”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는 저자. 그리고 원하지도 않고 암을 유발할 수 있는 CT 스캔을 의사가 권유했을 때 거부하지 못한 일을 두고두고 곱씹은 그녀는 긴장을 무시하지 말고 경청해야 한다는 교훈도 얻는다.
저자는 여러 행동과학 연구나 실제 일어난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가 흔히 착각할 수 있는 개념을 파고든다. 그것은 바로 동의와 순응은 같지 않다는 점이다. 저자는 2004년 켄터키 주에서 일어난 끔찍한 성추행 사건을 예로 들면서 이러한 차이에 대해 설명하면서 “두려움이나 압박, 사회적 기대 때문에 마지못해 따르는 것은 동의가 아니고 순응이며 사실 우리는 순응을 하도록 태어난 사회적 존재라고” 이야기한다. 따라서 우리는 충분한 정보와 선택권을 가진 상태에서 진정으로 “네” 혹은 “아니오”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예의 바르고 착한 사람이 되라고 배우기에 그 과정에서 감정과 의견을 억누르는 법을 배운다. 특히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들은 갈등을 피하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침묵하게끔 훈련받는다. 이런 문화가 부당한 요구와 권위에 저항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러나 저자는 저항이란 천안문 광장의 탱크 앞에 섰던 청년이나 로자 파크스처럼 인권 운동에 뛰어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직장에서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거나 인간관계 속에서 자신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것도 중요한 저항일 수 있다고 한다. 저항이란 일상 속 작은 선택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저자는 무조건적인 반항을 말하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처한 환경이나 조건은 다를 수 있다. 경제적 압박이나 권력관계 그리고 사회적 차별 등으로 당장 목소리를 내기 힘든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저자는 충분히 인정한다. 따라서 그녀는 저항하지 못하는 사람을 마냥 비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스스로의 상황을 냉정히 판단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본인에게 충실한 선택을 하는 것을 지지한다.
책 <저항은 어떻게 삶을 변화시키는가>는 심리학, 행동과학, 사회학을 조합하여 인간이 왜 순응하게 되는지 분석하고 필요하면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내라고 설득한다. 무조건적인 반항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선하게 살기 위해서 스스로를 눌러왔고 자신의 진짜 목소리를 잃었다면 앞으로는 그렇게 살지 말라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순응보다는, 충분한 정보와 스스로 결정하는 선택권을 통해서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처럼 우유부단하고 단체 압력에 쉽게 굴복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좋은 책이었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