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사라진 세계
모리타 아오 지음, 김윤경 옮김 / 모모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잔잔한 감동이 밀려오는 로맨스 소설을

읽었다. 동시에 슬픔을 가득 안고 있는 소설이라 읽는 내내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러나 이 책은 슬픔보다는 희망을 안겨주는

쪽이다. 책 <네가 사라진 세계>는 사랑했던 이를 떠나보내며 

상실감을 견디는 사람들이 또 다른 사랑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 아야카는 학창 시절을 함께 수놓았던

가장 친했던 친구 하루나를 병으로 떠나보낸다.

이후 하루나의 남자 친구였던 하야사카를 좋아

했지만 그도 또한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그녀는 마치 가슴이 뻥 뚫린 듯한 상실감과 공허감에

시달리게 된다.



그들을 잊지 못해서 회색빛 하루를 살아가던

아야카는 우연히 ‘그리프 카페 오노데라’라는

곳을 알게 되고 이곳이 상실감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모여서 상처를 치유받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이곳에서 마치

운명처럼 아내를 잃은 가시와기 료를 만나게

되는데....



인생을 채 다 누리지 못하고 세상을 일찍 떠나버린

하루나와 하야사카의 이야기는 너무 안타깝다.

그러나 이 책은 ‘남은 자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너무나 사랑했고 모든 것을 줄 수

있었던 이들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외로움과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깊었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까지 상처 속에서 절망하고

고독에 갇힌 채 살아갈 수는 없다. 카페에 모여드는

사람들의 상처는 다양했다. 가족과의 사별부터

반려동물의 죽음 그리고 연인과의 이별까지..

경중을 따질 수 없는 상처를 가진 사람들은 이곳에서

아픔을 고백한 후 후련한 마음으로 돌아간다.



아야카도 친구들을 잃은 상처를 치유하는 동시에

미묘하게 하야사카의 차분함을 닮은 가시와기에게

자신도 모르게 끌리게 된다. 하지만 아직도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는 듯한 그의 모습과 외조부모가

현재 딸인 린을 키우고 있다고 말하는 가시와기.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있는 마음의 장벽 앞에서

가시와기와 아야카 둘 다 머뭇거리게 되는데...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들 자신의 방식으로

타인을 배려한다. 학창 시절, 아야카는 무신경한

남학생 때문에 하루나가 마음을 다치지 않을까 전전긍긍

했고 가시와기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아야카가

힘들어할까 봐 감히 그녀에게 손을 내밀지 못한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배려의 주인공은 바로

가시와기의 전 부인이었다. 그녀는 죽기 전에 모든 사람을

위해서 편지를 남겼고 앞으로 혼자가 될 남편이 만날

사람을 위한 편지도 남기게 된다. 아내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것을 느껴 주춤했던 아야카는 그녀가

남긴 편지를 읽고는 깊은 감동을 받는데....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람이 살아온 모든

시간을 함께 끌어안는 일이다.”



현실은 소설처럼 아름답지 않을 수도 있다. 아야카가

두려워하는 것처럼 가시와기의 마음엔 평생 전 부인을

향한 그리움이 남아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상처를

그대로 안고 살아가면서도 다시 웃을 수 있고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



슬픔은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슬픔과 함께 어떻게

살아나갈지를 생각하는 게 더 중요하다던 카페 사장이자

상담가인 오노데라 씨의 말이 크게 마음에 남았던 소설

<네가 사라진 세계> 상실의 아픔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더욱 깊이 공감할 수 있을 이 소설을 추천한다.






*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