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 웨딩
연소민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2월
평점 :
결혼도 연애도 하지 않는 시대라고 했건만
세상은 여전히 결혼을 꿈꾸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인생에 있어서 (거의) 1번 뿐인 결혼
세상의 모든 여자들은 평생 잊지 못할 화려하고
인상적인 결혼식을 꿈꾸지 않을까?
그러나 이 책 <노 웨딩>의 주인공 윤아는
‘결혼식을 하지 않는’ 결혼을 준비한다.
오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K장녀의 책임감으로
똘똘 뭉친 윤아. 그녀는 상당히 야무지고 인생에 있어서
주도적이다. 물론 여러 사정이 있긴 하나, 남들 다 하는
결혼식을 하지 않겠다고 당당히 선언하는 것부터가
남다른 그녀.
그러나 똑똑한 윤아도 엄마 앞에서는 무너진다.
아빠의 폭력은 견뎠으나 바람은 참지 못해서 결국 이혼을
선택한 엄마. 혼자 살고 있는 엄마는 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윤아에게 많이 의지를 해왔다.
그래서인지 아직 20대의 젊은 윤아의 결혼이라는
선택이 탐탁지 않은 엄마는 이런 저런 방법으로
윤아의 이른 결혼을 방해하고 나서는데...
어릴 적부터 고생한 엄마를 보고 자라서인지
나는 아직 20대의 윤아가 매우 성숙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단지 ‘결혼식’을 하지 않는다는 것일뿐
‘결혼’이라는 것이 품고 있는 그 의미에 대해서는
매우 진지한 그녀.
“해인과의 연애를 통해 깨달은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면, 타인을 통해 나의 유년을 보상받으려고
하면 안 된다는 것. (...) 나는 마고처럼 내 안의 빈틈을
누군가가 채워주길 바라지도 않고, 심지어 나 자신에게조차
기대하지 않는다.”
사랑은 개인과 개인의 만남이라 나름
순조로웠던 두 사람의 결합은 ‘결혼’이라는 어떤
제도에 들어서게 되면서 브레이크가 걸린다.
가족과 가족의 만남이 시작되면 그때부터 문화 차이
라던가 절차에 대한 다른 사고방식 등등 일이 복잡해지기
마련이다.
그 뿐 아니라 어쩌면 결혼이라는 것은 나와 상대의
무의식이 부딪히게 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는 점에서도
좀 복잡하다. 가난과 부모님의 이혼 등
다소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 자란 윤아와 그녀에 비해
안정된 가정에서 자란 해인의 유년기는 당연히 달랐을 것이고
그런 무의식적인 차이는 결혼 생활 내내 그들을 괴롭힐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나는 마치 주인공
윤아가 내 여동생이나 되는 것처럼 남자친구인 해인에게 감사하게
되었다. 어쩌면 안정적이라서 더 보수적일 수 있을
가족과 친척의 눈초리를 모두 감내하고 내 여자의
선택을 지지하는 그 모습이 좋아보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윤아의 결혼에 대해 일단 반대를
하고 보는 엄마의 마음이나 본 가족의 눈치도 봐야하고
윤아와 장모님이 서로 으르렁대는 것을 직관하는
해인의 마음... 어떤 이야기들이 쏟아져나올지 궁금했다.
결혼식은 어쩌면 모두에게 커플로서의 출발을 알리는
인사일지도 모르고,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꼭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책 속 윤아의 선택을 믿게 되었다.
책을 읽는 동안, 그녀와 해인 둘 다 ‘결혼의 의미’
그리고 ‘누군가와 평생 함께 하겠다는 약속의 무게’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혼식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결혼을 가볍게 생각하는게
아니다.. 라고 이야기하는 듯한 윤아와 해인의 이야기 <노 웨딩>
모두에게 추천한다.
*출판사에서 받은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