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괴물
김정용 지음 / 델피노 / 2025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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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떠올리려 애써도

괴물과 싸우기 위해 괴물이 되어버린 기사가 나오는

동화의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다."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스케일이 큰 소설인 [장난감 괴물]. 특별한 한 개인의 삶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한국은 물론 전 세계 그리고 우주까지 아우르는 실로 엄청난 스케일의 소설이다. 그래서 그런지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펼쳐지는 스토리 구성이 다소 복잡하고 등장인물도 꽤나 많은 편이다. 그뿐 아니라 크고 작은 사건들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느낌이랄까? 이야기가 정말 숨 가쁘게 펼쳐진다.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엄청난 흡인력이 있는 소설이지만 나에게는 다소 산만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그러나 어쨌든 엄청나게 매력적이고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소설인 [장난감 괴물] 속으로 들어가 본다.

천재 소년이라 불리며 각종 매스컴에 등장해온 소년 서이준. 그는 현재 과학 영재 올림피아드 대회에 참가 중이다. 엄마의 강요에 못 이겨 여러 활동에 참여하고 있긴 하지만 사실 이준은 세상의 관심이 너무 귀찮아졌다. 일부러 시험을 망침으로써 천재의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세상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려고 했으나 충격적이게도 이준은 만점자로 발표가 된다. 집에 돌아온 후 이준의 의도를 알아차린 엄마에게 호되게 혼이 난 후 가출하기로 결심한 이준. 그런데 마침 돈을 노리고 자신을 납치하려 시도하는 남자를 만나게 된 이준은 그를 따라가게 되는데...

한편 민성후 형사에게 아들 민준의 생일이자 그들의 결혼기념일인 9월 17일은 평범한 날이 아닌 "모두의 날"이다. 저녁 7시 30분에 예약해 둔 레스토랑에서 가족들과 식사를 하기로 한 성후. 그러나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아내 정희는 병원 주차장으로 차를 몰았고 하필이면 그 시간 그 장소에 아들 민준이가 있었다. 급발진에 걸린 듯 미친 듯 가속도가 붙은 차는 그만 아들 민준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치고 만다. 그런데 그녀가 차로 아들을 치었던 시간은 7시 23분이었고, 바로 그 시각 지구 곳곳에는 지진과 해일 등등 동시다발적인 자연재해가 발생하게 된다. 그뿐 아니라 천재 소년 서이준의 엄마인 정하진이 그 시간에 자택에서 끔찍한 모습으로 살해당한 채 발견되는데....

[장난감 괴물]은 우리가 흔히 "카더라 통신"에서 듣게 되는 많은 음모이론들을 떠올리게 한다. 말하자면 마치 자연재해처럼 인간들에게 닥치는 비극이 사실은 어떤 조직이나 단체 혹은 나라에 의해서 치밀하게 계획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 실제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진 것은 약을 팔기 위한 제약회사의 음모라는 둥, 혹은 국제적인 비밀 단체가 인구를 통제하기 위해 벌인 일이라는 둥, 인터넷상으로 퍼진 이야기들이 많다. 소설 [장난감 괴물]도 결국 에너지 고갈, 환경 오염 그리고 기후 위기 등 위기에 빠진 지구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는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우리가 음모 이론에서 마주치는 매우 비인간적이고 끔찍한 진실을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소설 [장난감 괴물]은 굉장히 박진감 넘치고 스릴 있으면서도 동시에 공포스럽기도 하다. 우리는 언제나 인간 중심의 사고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지구에 끼치는 해악에 대해서 크게 고민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구의 주인이 과연 인간일까? 감정을 느끼는 평범한 인간들이라면 당연히 인간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겠지만, 이성이 주로 발달하고 엄청나게 효율적인 사고를 하는 천재 소년 서이준은 다른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이 세상이 단 한 명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거나 하지는 않지만 소위 천재적인 사고를 하면서 세계적인 사업에 뛰어든 사람들이 마치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기는 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은 평범한 사람들이 도무지 파악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일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현재 혼란의 도가니에 빠져있는 우리나라도 누군가의 계획 속에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소 정신없는 전개가 펼쳐지긴 했지만 실로 엄청난 스케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흥미진진한 책 [장난감 괴물]

*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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