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섹스/라이프 2
BB 이스턴 지음, 김보라 옮김 / 파피펍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남선녀가 등장해서 아름다운, 그러나 다소 비현실적인 이야기, 뻔한 줄거리가 예상되는 로맨스 소설을 기대하셨다면, 음.. 이 책은 조금 충격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색다른 재미를 찾고 있는 독자라면, 예를 들어 성이나 마약 등등과 같은 예민한 주제를 다루긴 하지만 적재적소에서 유머를 빵빵 터트려주는 그런 로맨스 소설을 찾는 독자라면, 이 책을 꼭! 꼭! 읽어야 한다고 당부하고 싶다. BB 이스턴이라는 작가는 정말 독보적인 필력을 가진 작가인 듯 하다.

이 책 [ 스피드 ] 는 [ 4남자에 대한 44장의 일기 ] 의 일종의 스핀오프인데 첫번째 책에 등장했던 비비의 모든 전 남자친구들은 어딘가 약간 이상하다. 외모에서부터 행동까지. 다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치명적인 단점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서 2편 – 스킨 – 에 나왔던 전 남자친구 나이트는 언제나 분노에 차 있고, 주인공 BB 이스턴을 사귀는 내내 공포에 질리도록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여전히 그를 사랑하고 있다는 건? 참 이상한 일이지만, 그녀가 어떤 부류의 남자에게 특히 끌리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하겠다.

세번째 책인 이 [ 스피드 ] 에 등장하는 다른 유형의 전 남자친구인 할리는 금발의 파란 눈동자를 가진 바람둥이에, 부드러운 태도를 가진 완벽에 가까운 섹시남이다. 어쩌면 할리와의 만남으로 비비는 나이트라는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을 듯? 하지만 첫 번째 책에서 나왔듯, 그는 보기 끔찍스러운 문신을 몸에 가지고 있다. ( 문신은 과학이라는 말도 있다 ) 한심할 정도로 고약했던 그 문신. 이 [ 스피드 ] 에서 그의 문신에 대한 사연들이 구구절절 등장한다. ( 그가 조금 망가져있다는 걸 보여줌 )

그 외 재미있는 포인트는, 그가 수상쩍은 거래 – 마약이나 무기 등등 – 거래를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비비를 레이디라고 부르고 치명적인 외모의 할리가 마약상? 그러게, 사람을 외모로 판단해서는 안될 일이다.

청소년 이야기인데, 성인물처럼 느껴진다... 하... 어쨌건 이 책은 주류를 약간 벗어나있는 아웃사이더 청소년들이 ( 비비포함 ) 인생이라는 험한 파도를 헤쳐나가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냥 로맨스물과는 약간 성격이 다르다. 나도 학창 시절 주류가 아니었기에 충분히 그들의 인생에 공감이 갔다. 실수하면서 배워가는게 삶이 아닐까? 느닷없이 해병대에 입대해버리고는 비비에게 안녕을 고한 전 남친 나이트 때문에 아직도 상처에서 극복하지 못한 비비. 이별의 후폭풍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그러나 그녀는 몸에 섹시함을 치덕치덕 바른 듯한 남자, 치명적인 섹시남 할리 제임스를 만났고 곧 이어 그녀의 귀에 종소리가 울리게 되는데...

자존감도 낮아서 스스로를 계속 깎아내리는 비비 - 가는 팔다리에 가슴은 납작하다고 불평.. 그러나 그녀에게 끌리는 저 치명적인 매력의 남자들을 보라. 비비는 스스로는 모르는 미스터리한 매력을 가진 여자인 듯! 하지만 그녀는 아직 청소년에 불과하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누구를 믿어야 할지 아직 모르는 게 투성인 영역에 놓여있다. 우울증에 빠지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의 애정과 관심에 목말라 있는 그녀. 이 책은 90년대 미국 청소년 문화를 날 것 그대로 보여준다. 그래서 재미있었고 중간 중간 괴짜같은 비비의 유머 덕분에 더욱 재미있었다. 다소 거칠지만 인간적이고 현실적이지만 괴짜같은 로맨스 소설을 읽고 싶다면? 이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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