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종류 미래의 고전 61
정민호 지음 / 푸른책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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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종류>

정민호 지금 | 푸른책들


이 책의 저자 정민호 작가님은 아빠가 된 이후 아이를 위해서 십여 년만에 동화를 다시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세상 사람들의 마음이 다 똑같은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이 상처를 덜 받고 살아갈 수 있기를, 나의 무언가가 조금이라도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있기를 바라는 마음.

<마음의 종류>에는 총 7 가지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6 가지는 아이들의 이야기이고, 마지막에는 전래 동화 같은 이야기로 구성 되어 있다. 큭큭 거리면서 웃기도 하고,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기도 하고, 그 마음을 응원하기도 하고, 어른의 모습을 본 받기도 하고, 밝은 미래를 희망하기도 하며 읽을 수 있었다.


📖

*️⃣ 친구들처럼 핸드폰이 갖고 싶지만 바쁜 부모님께는 말씀도 드리지 못하고 고민을 하는 연주에게 봉자여사의 메일이 도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봉자 여사의 메일)

*️⃣ 선한 영향력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이야기 (마음의 종류)

➡️ 5학년 4반 아이들의 일상이 올라오는 블로그에 어느 날부터 거짓 된 이야기들이 올라오면서 아이들은 싸우기 시작한다. 이에 마음이 불편했던 유지가 선생님에게 말씀을 드렸고, 그 이후로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선한 이야기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사람에게는 나쁜 마음이 있어. 그걸 악의라고 하지. 그건 누구나의 마음속에 있어. 여기 교무실에도 있어. 그래서 가끔 힘들기도 해. 그런데 착한 마음도 있어. 선의라고 부르지 그래서 여기에 있을 때 즐겁고 행복할 때가 있어. 너에게도,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그게 필요할 것 같다. 내가 그 선의를 좀 찾아야 할 것 같은데 네가 도와줄래?" _p.27_

*️⃣ 100m 달리기 선수가 되고 싶은 어린이 마라톤 유망주 나와 마라톤을 하고 싶지만 우리 학교에서 가장 잘 뛰는 단거리 선수인 준호의 이야기 (달리기)

"우리는 왜 달리는 걸까?" 준호가 물었다.

"즐거워지기 위해서." 나는 준호와 똑같은 자세를 잡으며 대답했다. (...) 규칙이 있는 길이지만 이곳에서 달리는 건 우리다. 전력 질주, 마라톤 스텝, 전력 질주, 마라톤 스텝을 반복하며 우리는 달렸다. 즐거워지기 위해서. _p.42-43_

✍ 하고 싶은 일과 잘 하는 일이 다를 때가 있다. 이럴 때에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 결정에 늘 망설여지는 것은 어른이되어서도 마찬가지이다.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잘 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터인데 그러기까지의 시간을 참고 인내하며 기다리는 것 또한 쉽지가 않다. 지켜보는 입장이라면 더욱 더 안타까운 것 같다. 하지만 우리 각자에게 인생은 한 번 밖에 없고, 지금 이 시간이 지나면 또 다시 돌아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달리기' 이야기 속의 준호와 나"처럼 즐거워지기 위해서 무언가를 했으면 좋겠다. 어른이든 아이든간에, 모두가 즐거워지는 세상을 꿈꿔본다.

*️⃣ 유치하다고 생각이 들지만 고무 이빨을 끼고나면 진심을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것 같다는 이야기 (고무 이빨이 필요한 순간)

*️⃣ 아이들에게 큰 소리를 치려다가 우연히 알게 된 외국인 노동자 탕구안과의 이야기 (과외 선생님 이름은 탕구안)

*️⃣ 앞머리가 없는 영수의 아빠가 학부모 수업을 진행하게 되면서 영수가 학부모 수업 날짜기 겪는 마음의 고뇌를 재미있게 풀어낸 이야기 (반짝 반짝 빛나는)

*️⃣ 사람의 마음까지 열 수 있는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느 열쇠공과 이에 관심이 생긴 공주의 뻔하지 않은 이야기 (공주와 열쇠공)

📗

이 책을 읽으면서 따스함이 느껴졌다. 어쩌면 어른의 눈으로 본 아이들의 세계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아이였을 때 생각했던 것들이 아직도 지금의 아이들에게도 남아 있지 않을까?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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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숍
레이철 조이스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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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숍>



레이첼 조이스 장편소설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언제부터인가 음악을 듣지 않았다. 길거리나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그냥 배경 음악에 불과했고, 내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아마도 사랑했던 사람을 홀로 먼 곳으로 떠나보내고 나서부터인 것 같다. 그 뒤로는 들리는 음악이 모두 내 이야기인 것만 같아서 그런 생각을 하는 내가 너무 궁상맞아 보여서 점점 더 듣고 싶지 않아졌다. 슬픔만이 차 오를 뿐이었다. 



✍ 시간이 한참 흘렀고 조용히, 고요히, 아무런 소리 없이 그냥 있는 것에 익숙해졌다. 가사가 많이 있거나 큰 소리가 들리거나 음악이 끊임없이 들려오면 머리가 아파온다. 그래도 간간히 클레식을 듣는다. 그러다가 가끔은 영화음악을 듣는다. 어쩌다가는 재즈를 듣는다. 



🎸 음악을 듣지 않는다고 음악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타를 치며 마음대로 노래를 부르고, 음표를 보며 그 아름다운 곡선에 감동한다. 음악과 관련된 미술 작품이나 책은 더 내 눈에 들어오고 나의 마음속에 울림을 준다. 아마도 귀로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을 다른 감각들이 (눈이나 가슴의 두근거림, 혹은 피부의 미세한 떨림) 받아들이고 부족한 것들을 채워주는 것 같다. 



<뮤직숍>은 표지의 그림으로, 악보의 곡선으로, 분홍과 초록의 어울림으로 그렇게 나에게 다가왔다. 



📖

"프랭크는 말을 속 시원하게 잘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다만 힘든 일을 겪은 사람은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진지하게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법이었다. 프랭크의 인내심 하나는 정말 대단했다." _p.18_



프랭크는 바닷가의 하얀 집에서 어린 시절부터 매일 엘피판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어머니 페그에게 그 음악에 관한 설명을 끊임없이 들었다. 음악이 곧 삶이 었던 그 시절. 평범하지 않았던 어머니. 엄마를 엄마라고도 부르지 못하고 음악 하나만을 물려받으며 자랐던 프랭크. 



페그가 말했다. "음악도 그래. 연주가 모두 끝나도 마음속에 영원히 남게 되지." _p.124_



"재즈는 음표 사이의 공백이 중요한 음악이다. 내면에서 울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 때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음악이다. 재즈는 간극과 틈이 포인트다. 추락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만이 진정한 삶이 펼쳐지듯이." _p.148_



"음악은 고통을 어루만져주고, 즐거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있게 해주지. 우리의 생이 힘겹게 느껴질 때 노래를 부르거나 음악을 들으면 용기를 얻을 수 있어." _p.223_ 



프랭크는 엘피판만을 판매하는 음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가게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그들에게 "필요한 음악"을 기가막히게 찾아준다. 같이 들으면 좋은 음악들까지 함께. 



엘피판만을 고집하는 프랭크의 음반 가게는 시디를 취급하는 세상의 변화에 압박을 받고, 프랭크의 가족과 다름없는 사람들과 그들의 샵들이 있는 유니티스트리트도 점점 노후화되고 있다.



"유니티스트리트의 가게 주인들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데 익숙해있었다. 다들 하나의 공동체처럼 서로 어우러져 살아왔지만 과연 언제까지 그런 축복을 누릴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날이 갈수록 손님들이 줄어들고 있었고, 먹고사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었다." _p.102_



이때 음반 가게 앞에서 갑자기 기절하면서 등장한 녹색 코트의 여인 일사.  



일사는 오랫동안 음악을 듣지 않았다고하며 프랭크에게 일주일에 한 번 씩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



🎶 책을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나는 음악을 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엘피판에 들어있는 음악들처럼 인물들의 이야기가 음악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그래서 나도 아레사 프랭클린의 1970년대 곡 "Oh No Not my Baby"를 시작으로 비발디의 "사계", 마일스 데이비스의 "카인드 오브 블루" 음반에 수록되어 있는 음악들까지 차례로 들으면서 책속 과거의 프랭크와 페그, 현재의 프랭크와 일사, 그리고 유니티스트리트 사람들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그들과 함께 흘러갔다. 정말로 사랑과 우정과 음악의 조화가 특별했다 ☺



✍ 음악을 소개해 주는 책이 아닌 소설이지만, 음악과 함께 함으로써 모든 감각을 더 예민하게 일깨워주는 소설이다. 그래서 음악을 연결해 주는 QR 코드가 각 장에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자주 듣지는 않지만 '영화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영화의 그 분위기를 차분히 다시 느낄 수 있어서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 책 <뮤직숍>은 '책 음악'이 필요하다. 이 책 속에 나와 있는 음악을 하나의 음반으로 엮어서 소설과 음악이 함께 하며 오감을 만족시키고 사람들 각자에게 필요한 평화로 이끌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 하지만, 천천히 엘피판이 돌아가며 음악을 들려주듯이 원하는 음악을 하나씩 생각하면서 찾아보고 또 그 음악을 들으면서 천천히 여유롭게 책을 읽는 것을 프랭크는 더 원할지도 모르겠다. 프랭크에게 맞춰야지!    



🍀 오랜만에 음악과 함께 할 수 있었다. 잔잔한 음악만이 아닌 쿵쿵거리거나 높은 소리가 나거나 유쾌한 음악도 많이 있었는데 전혀 머리가 아프지 않았다. 오히려 프랭크의 제안대로 하면서 들으니까 모든 것이 치유가 되는 것 같더라. 



😊 고마워요 프랭크! 프랭크에게 모든 것을 알려준 페그도 고마워요! 무엇보다도 그런 모든 것을 끌어낼 수 있도록 프랭크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했던 일사가 제일 고마워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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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한 조각
크리스티나 베이커 클라인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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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한 조각>



크리스티나 베이커 클라인 장편소설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내가 존재하고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이 곳, 단 하나인데 그 세상의 한 조각이라고 하면 어떤 부분을 나타내는 것일까?

❕ 어쩌면 수많은 '나'들의 '각자'라는 '조각'들이 모여서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 앤드루 와이어스의 작품

"크리스티나의 세계"를 처음 보았을 때, 제목 속 그 세계는 과연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가 궁금했다. 여인이 있는 이 황량한 벌판인가, 바퀴 자국이 나 있는 큰 집으로 통하는 길인가, 아니면 그 옆에 있는 작은 단층짜리 집인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아주 얇게 나와있는 저 뿌연 하늘인 것일까.


❔ 한 가지 더, 뒷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 여인이 크리스티나가 맞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이 여인은 어떤 세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누구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크리스티나의 세계'에 들어가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 여인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왜 이런 모습으로 이곳에 앉아 있는가, 절망의 뒷 모습인가, 욕망의 뒷 모습인가, 보이지 않는 그녀의 표정은 어떨까, 모든 것들이 나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녀의 팔은 너무나도 가늘었고 심지어 땅의 흙을 움켜쥐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 그래서 <세상의 한 조각> 이 책을 알게 되었을 때, '오! 역시 이 모든 궁금증은 나한테만 일어난게 아니었구나!'싶어서 반갑기도 했고, 작가의 이름이 크리스티나여서 혹시, 이 크리스티나가 저 크리스티나인가 의아해하며 작품의 년도를 찾아보기도 했다.


ℹ <세상의 한 조각>은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해서 대부분의 실존 인물과 실제 장소를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이다. 하지만 크리스티나 올슨의 자서전이 아닌 허구의 소설. 나의 궁금증은 작가에 의해서 풀렸다. 작가의 허구에 의해서 대부분을 상상할 수 있었다고 표현해야 옳을 것 이다.


✍ 책을 읽으면서, 크리스티나 올슨의 삶을 통해서 내가 지금 존재하는 세상과 타인과 함께 하는 삶에 대한 생각도 곰곰이 해 볼 수 있었다. 나는 내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어. 하지만 이것만큼은 진실이란다, 크리스티나. 사랑을 하고 사랑을 받는 방식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는 거. 너희 아빠가 무슨 이유에서 이 집을 찾아왔는지 몰라도 이제는 여기가 그의 삶의 터전이지." _p.55_


"성격이 우리의 선택을 좌우하는 걸까, 아니면 우리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상황 때문에 이런 생활방식을 선택하게 되는 걸까? 어쩌면 이 둘은 한데 뒤엉킨 바위 위의 해초처럼 뿌리부터 하나로 연결된 거라 서로 분리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_p.298_


ℹ 작가 노트에는 와이어스가 삼십 년 가까이 자신의 뮤즈이자 영감이었던 크리스티나에 대해서 한 말들이 나온다.


"내 호기심을 자극한 부분은 그녀가 엉뚱한 곳, 엉뚱한 시점에 등장한다는 거였어요. (...) 크리스티나와 함께 있으면 많은 일이 벌어졌어요. (...) 그 인물의 외로움이 느껴졌어요. 내가 어렸을 때 느꼈던 것과 같은 감정일지 모르죠. 그건 그녀의 경험인 만큼 나의 경험이기도 했어요." _p.371-372_


✍ 와이어스는 크리스티나를 통해서 자기 자신을 보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세계를 표현해 주고 싶었던 것 같다.


"정신적으로 굴복하기를 거부하면 몸이 거기에 맞춰 적응하잖아요. ... 아주머니는 저랑 비슷하세요. 적응하며 지내고 계세요. 그래서 존경스러워요." _p.73-74_


📖

<세상의 한 조각>은 이제는 거동을 거의 할 수 없는 46세 크리스티나 올슨의 집에 17살이 된 벳시가 22살의 와이어스를 대려와서 이들이 처음 만나는 것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크리스티나의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어린시절부터 차근히 지금의 이야기와 번갈아 가면서 서술된다. 그녀의 삶은 평범하며 단조로운 것 같지만 그렇게 쉽지는 않고, 와이어스의 표현대로 많은 일들이 벌어진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현재형으로 서술된다. 이것이 특이하게 느껴졌고 원서를 직접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도 현재도 다 지금처럼, 지금의 미래형처럼 이야기가 되어서 더 생동감이 넘치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크리스티나, 그녀는 상당히 인간적이다. 그 완벽하지 않은 모습이 나의 삶을 되돌아보게 해 주었고,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도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게 해 주었다.


"그럼에도 나에게는 그가 짜증나리만치 단순하게 느껴진다. 내가 평소에는 감탄했던 부분들이 지금은 못난 부분처럼 느껴진다. 그의 충실함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에 다름 아니고, 예의가 바른 건 그냥 순진한 거고, 도덕관념은 고지식한 잣대질인 것이다. (관점만 살짝 비틀면 사람들의 장점이 얼마나 금세 단점으로 전락하는지!)" _p.193_


"하지만 한 꺼플만 들춰보면 내 심장이 다 벗겨져 건드리면 아플 것처럼 느껴진다.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이고 감탄하지만, 속으로는 소리 없이 울부짖으며 유령처럼 하루하루를 표류한다." _p.256_


"나는 그런 그가 안쓰럽지만 이해한다. 한때 즐거움을 주었던 것들을 향해 계속 희망을 품는 건 괴로운 일이다. 잊어버릴 방법을 찾아야한다." _p.274_

📕


🍀 자신과 이름이 같은 미술 작품 속 여성의 삶에 호기심을 느껴 소설을 쓸 수 밖에 없었던 작가를 통해서 이렇게 '크리스티나의 세계'가 <세상의 한 조각>으로 태어났다. <세상의 한 조각>의 표지 속 여인은 '크리스티나의 세계'를 확대 시켜 놓은 듯한 느낌이지만, 바로 앞에 살짝 보여지는 하얗고 노란 꽃에서 느껴지듯이 따뜻하고 보다 더 희망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다시 바라보는 '크리스티나의 세계'는 이 책 표지의 그 느낌과 정확히 일치하였다. 크리스티나의 삶이었던 이 곳이 세상의 한 부분에 불과하지만 그녀에게는 전부였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내 입가에는 슬며시 미소가 지어졌다.


"내 머릿속 저 깊은 곳에서 단어 하나가 떠오른다. 제유법. 전체를 상징하는 일부. 크리스티나의 세계. 사실 이곳은, 이 집과 이 들판과 이 하늘은 세상의 작은 일부분에 불과할지 모른다. 하지만 벳시의 말이 옳다. 이것은 내게 세상의 전부다." _p.362_


🍀 크리스티나, 당신의 삶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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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도서관 2
자넷 스케슬린 찰스 지음, 우진하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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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도서관 2>

자넷 스케슬린 찰스 장편소설

우진하 옮김 | 하빌리스


✍ 같은 시대에 같은 사건을 겪는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느냐에 따라서 생각하고 느끼고 반응하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

<파리의 도서관> 1권에서는 파리의 오딜과 미국의 릴리를 중심으로 오딜의 삶이 펼져졌다면, 2권에서는 전쟁의 한복판에서 그리고 전쟁 후 오딜과 그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도 함께 나온다.

또, 릴리가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인 오딜이 그렇게 사랑하는 파리와 파리에 있는 미국 도서관을 떠나서 왜 미국에서 이렇게 은둔하듯이 살게 되었는지에 대한 비밀도 밝혀진다.

[1941년 - 1944년 프랑스 파리, 오딜, 마거릿, 폴, 보리스]

✍ 전쟁이기에 모든 것에 다 예민해 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약간의 실수도 친구사이에서는 치명적이 되어버릴 수 있기에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누가 파리지앵 아니랄까 봐. 말돌리지 마요. 파리 사람들은 꼭 그렇게 예의 바른 척 가면을 쓰고 진짜 감정을 감추더라고요." _p.87_

"가끔 보리스의 어깨가 축 처지고 현재의 삶에 대한 절망감과 비통함에 힘들어 할 때도 있었다. 러시아 혁명을 피해 고국을 떠나왔건만 결국 더 큰 전쟁을 겪게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안나는 한결같은 모습으로 자신의 기운을 남편 보리스에게 나눠주곤 했다." _p.100_

💬 연합군이 진격을 해왔고 드디어 파리는 해방되었다. 하지만 해방 이후의 프랑스인들은 오히려 광폭해진다.

✍ 전쟁을 겪은 사람들은 더 자비로워지는 것이 아니고 그간의 힘듬을 누군가에게라도 쏟아 내야만 마음이 조금이라도 가라앉는것일까. 그들 속에 있어보지 못한 나는 그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전 후 상황을 읽는 나도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지금은 전쟁 중이잖아요. 우리 모두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는 말과 행동을 하고 있으니까요." _p.186_

[1986년 - 1988년 미국 몬태나주 프로이드, 릴리]

💬 오딜의 옷장에서 익명의 제보자가 보낸 편지를 발견한 릴리는 오딜의 정체가 무엇인지 오히려 화를 내듯이 묻고, 오딜은 이제 릴리를 알지 못했던 예전처럼 돌아가 다시 홀로 생활하게 된다.

"때로는 말이야. 아주 힘든 시간을 겪었거나 뼈아픈 배신을 당한 사람들은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과의 인연을 완전히 끊어버리는 게 아픔을 견디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거든." _p.172_

📗

✍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고통의 시간을 함께 겪었던 사람들이 서로의 진실된 마음을 알지 못한 채 어쩌면 오해를 한 채로 헤어지고 그 삶을 살아나갈 수 밖에 없었던 상황들.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마음으로 함께 한 사람들은 언제고 다시 만나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미국에서든지 파리에서든지 각자가 서로를 만나고 싶어하며 긴 세월을 보내고 있지 않을까?

"아주 끔찍한 짓을 저질렀어요."

"음, 나한테는 끔찍한 일일지라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해할 만한 일인 경우도 많답니다." _p.230_

🍀 이 책에서 가장 오래고 기억에 남는 문장이었다. 나한테는 끔찍한 일일지라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이해할 만한 일인 경우도 많다는 이 말.

💬 자신이 저지른 일이 끔찍하다고 생각하는 오딜은 돌이킬 수 없는 그때를 늘 기억한다. 그래서 릴리가 자신 처럼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더 도와주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 서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ℹ 맨 뒤에 나와있는 작가의 말을 읽어보고 깜짝 놀랐다! 극적인 장면들도 많이 나왔는데, 리더관장이나 보리스, 헬렌과 피터, 훅스 박사 등 많은 인물들이 실존 인물이었다. 그리고 이 인물들의 과거와 전쟁 후의 이야기도 함께 나와 있어서 정말 신기했다.

*️⃣ 책을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도서관을 지키고 싶어했고 끝까지 도서관 회원들을 도와주었던 사람들의 이야기. 각자가 그 삶 안에서 최선을 다 해서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

🍀 코로나가 종식되고 여행이 가능하게 된다면, 파리로 여행을 가고싶다. 그리고 "파리의 미국 도서관"에서 여유롭게 책을 읽으며 그 느낌을 온전히 누리며 하루종일 머무를거다! 그런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희망해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꼼꼼히, 진지하면서도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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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 간 훌리안 - 2022 어린이도서연구회 추천도서 I LOVE 그림책
제시카 러브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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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 간 훌리안>


제시카 러브 지음 |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인어가 되고 싶은 소년의 이야기를 그렸던 그림책 작가이자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제시카 러브가 이번에는 <결혼식에 간 훌리안>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전작은 원서로 읽었는데 제목이 <Julian is a Mermaid>였다. 이번 작품은 원서 제목이 <Julian at the Wedding>. 같은 주인공의 이야기이다.


제시카 러브의 그림은 생동감이 넘친다. 인물들이 살아있고, 배경도 색상도 화려하다. 그림책의 처음, 표지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가 없다. 볼거리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다. 그리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며 고정관념을 많이 가지고 있는 우리들에게 그것에서 벗어나라는 신호를 보내주는 것 같다. 그녀의 그림책을 보고 읽으며 불편하지 않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서 오히려 그 변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ㅡㅡㅡ

훌리안과 마리솔은 결혼식에서 신부들의 반려견 글로리아와 들러리를 선다.


"결혼은 사랑을 위한 파티야."


모두가 기쁘게 결혼식 파티에 참석하고 있다. 훌리안과 마리솔은 근처에서 재미있게 놀고 있다. 마리솔의 화관은 어느 새 훌리안의 머리위에 얹어있다. 글로리아와 놀다가 옷이 더러워진 마리솔은 훌리안의 재치로 날개를 달게 된다.


훌리안과 마리솔은 조금 더 편안해졌다. 캡모자를 쓰고 있고 화관을 쓰고 있는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할머니들이 있기에 이 아이들은 자유롭게 자라날 수 있을 것 같다.


신부들과 그녀들의 결혼식에 온 모든 사람들은 행복한 모습으로 함께 춤을 춘다.

ㅡㅡㅡ

정말로 행복한 표정이다. 이들은 음악에 몸을 맡기고 자유롭게 잔디밭 위에서 춤을 추는데, 어떤이들은 맨발이어서 더 자유로워보인다. 지금 내 머릿속에서는 음악이 흐르고 있다. 나도 이 곳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글씨가 많지 않은 그림책이다.

그림 하나하나를 자세히 살펴보게 되는 그림책이다.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에게 자유를 선사해 주는 그림책이다.


이 그림책을 통해서 모두가 지금보다 더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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