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 Wow 그래픽노블
클라리벨 A. 오르테가 지음, 로즈 부삼라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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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w 그래픽 노블 ]



<곱슬곱슬 이대로가 좋아>



클라리벨 A.오르테가 글 | 로즈 부삼라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앞표지에도 뒤표지에도 마를린의 모습이 나와 있다. 앞표지의 마를린은 편안해 보이고 미소가 부드럽다. 뒤표지의 마를린은 미용실 의자에 앉아서 머리를 하며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있다. 입을 앙 다물고 팔짱까지 끼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있나보다.



둘은 같은 아이다. 마를린. 그림그리는 걸 좋아하고 활발하게 움직이며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소녀!

무엇이 이 소녀의 표정을 이리도 변하게 만들었을까?



타인에게 보여지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엄마. 곱슬거리고 부스스한 머리는 예쁘지 않다고 말하고는 일요일마다 마를린을 미용실에 대리고 간다. 마를린은 미용실이 너무 싫고 자신의 곱슬 머리를 고수하고 싶지만 엄마가 행복해 보여 차마 싫다고 말을 하지는 못한다.



"어느 날, 모든 게 변했다. 엄마는 내가 더 이상 어린 애가 아니라고 했고, 그때부터 미용실 악몽이 시작되었다." _p.61_



자신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는 마를린.



"밖에서 뛰돌던 그때 이후 처음으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있었다." _p.67_



이모의 도움으로 머리 손질하는 방법을 배우고 마음에 드는 머리로 학교에 간다. 부스스한 머리를 놀리던 친구들도 잘 어울리고 예쁘다고 칭찬을 해 준다.



마를린은 자신감이 생겨서 엄마에게도 솔직해 질 수 있었다. 엄마도 마음을 터 놓고 과거에 상처 받았던 이야기도 하고, 아빠가 그립다는 이야기도 한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진짜로 엄마와 마를린 둘이 하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네 아빠는 내 곱슬머리를 좋아했어. 늘 내게 머리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지.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예뻐 보인다고." _p.132_



좋다! 그림도 내용도 참 좋다.

배울게 많고 생각할 거리도 많다.



"넌 용감한 게 뭔지, 또 나다워져도 괜찮다는 것도 가르쳐 주었어. 네가 자랑스러워." _p.212_

자신에 대해 그리고 자존감에 대해,

외모에 대해 또 자신의 존재 가치에 대해

주변의 시선과 사랑에 대해

느끼지 못했던, 느끼지만 외면했던 차별에 대해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다른 감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누구나 완벽할 순 없지만 완벽의 기준이 남들과 다를 수 있다는 거 인정하기!

타인의 완벽이 나의 완벽은 아닐 수 있음을 기억하기!



덧,

1. 원서 제목이 Frizzy 여서 Curly와 어떤 차이가 있나 찾아봤더니, 둘다 곱슬머리를 나타내는 말이기는 하지만 Frizzy는 더 부스스한 곱슬을 나타내는 말이었다.

2. 클라리벨 작가님은 자신의 뿌리인 도미니카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 푸른책들 신간평가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흥미롭고 진지하게 읽은 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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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작 동화를 둘러싼 40년의 여행 - 걸작이 탄생한 환상의 장소들과 88세 할아버지의 반세기의 기록
이케다 마사요시 지음, 황진희 외 옮김 / ㅁ(미음)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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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작 동화를 둘러싼 40년의 여행>


- 걸작이 탄생한 환상의 장소들과 88세 할아버지의 반세기의 기록


이케다 마사요시 지음
황진희, 심수정 옮김 | 'ㅁ' | 메디치미디어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비밀의 화원, 나니아 연대기 등 걸작이 탄생한 세계 곳곳을 탐험하다! 창작의 근원을 파헤친, 40년의 세월이 담긴 탐구 에세이


- 20년간 약 1천 회 열린 사진 상영회로의 초대
- 40년 전 필름 사진을 포함한 211장 사진 한 권에 수록


나는 그림책과 동화책을 소설만큼이나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이유도 그림책과 동화책 덕분이었을거라 생각한다.


오래전 영국에 갔을 때, 런던은 둘러보지도 않고 바로 '베아트리스 포터'와 '피터 래빗'의 고장인 레이크 디스트릭트로 가서 한동안 머무른 적이 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동화 속 마을이나 동화의 배경이 되는 장소에 대한 자료는 많지가 않다. 이 책이 그때 있었다면 영국의 곳곳을 더 자세히 살피고 머물다 올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 조만간 또 갈 수 있기를 바라며!!


저자는 아동문학을 사랑해서 그곳들을 찾아다녔다. 동화 내용을 따라서, 문학 속 장소를 찾아서, 작가를 살피면서, 하나씩 연구해 나간 흔적이 이 책 속에 가득 담겨있다. 동화와 그 배경 이야기가 사진과 함께 나와 있고, 분석하고 추측한 내용까지 모두 다 이야기 해 주고 있다.


책을 읽고 있으면 할아버지가 손주들에게 조곤조곤 이야기해 주고 있는 것 같은 자상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을 무대로 한 작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피터 래빗 이야기>와 <곰돌이 푸>를 비롯하여 영국을 무대로 한 스무 편의 작품이 나온다. 중간중간 칼럼과 기고의 글도 섞여 있다. 또 영국을 지나서 북유럽을 무대로 한 <닐스의 신기한 모험>, <사자왕 형제의 모험>, <그림 없는 그림책>과 프랑스,스위스를 무대로 한 작품 <어린 왕자>, <하이디>도 뒤편에 스페셜 부록처럼 덧붙여 있다.


대부분은 알고 있는 동화여서 더 반갑고 더 좋고 더 궁금하고 더 방문하고 싶고 하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몇몇 모르는 작품들과 들어는 봤지만 아직 읽어보지 못했던 작품들은 이번에 꼭 읽어야지 하며서 메모를 해 두었다. 한국에 번역되지 않고 일본어 판만 있는 동화도 있어서 그게 참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성인들도 아동문학을 많이 접하면 좋겠다. 이 책을 읽고 이 안에 담긴 사진들을 본다면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까? 더불어 이 장소들로 책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면 그만큼 더 행복한 건 없을 듯하다.


#라라의책추천 #세계명작동화를둘러싼40년의여행_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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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
이주혜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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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 >


이주혜 소설집 | 창비


제목이 반짝이는 보라색이다.
표지도 은은한 은빛이 도는 종이로 만들었고 저 너머 실루엣으로 비치는 고양이의 뒷모습이 호기심을 자아낸다.

이름이 '길다'인 고양이가 나오는 소설일까, 아니면 고양이의 이름이 정말로 '길다'는 의미일까.

궁금증을 풀고자 그 소설을 먼저 읽어보려 했는데 그래도 소설집을 구성하는 첫번째 소설에는 그에 합당한 의미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오늘의 할 일]을 먼저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서는 중간을 펼 생각을 하지 못하고 차근히 또 천천히 차례대로 읽게 되었다지. 그만큼 소설이 한편 한편 모두가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문장으로 이런 소설을 쓰시는 작가님이라면 번역서에 원작자의 마음을 잘 표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은 다수의 책에 옮긴이로 이름이 올라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살펴보았는데 꽤 여러 권의 책에서 작가님의 소설을 읽은 흔적을 발견했다. 하지만 다른 책으로 이어 읽기를 하지 않은 걸 보면 이전에는 작가님의 소설이 내 마음을 끌지 않았었나보다. 요즘의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이 소설에 담겨있었고, 곰곰이 잠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역시 사람은 자신의 깜냥에 따라 또 당시의 상황에 따라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게 확연히 다르다.

평범하고 웃음이 날 듯이 따뜻해 보이지만 살펴보면 평범하지 않고 날카로운 구석도 있는 상황과 인물들이 나온다. 가슴이 아프고 신경도 쓰일망정 문장은 모나지 않았고 나를 편안해게 해 주었다.



[오늘의 할 일]

바람이 수양벚나무를 흔들자 꽃잎이 후드득 떨어졌다. 자매는 영화에서나 봤을 법한 장면을 눈앞에 두고 잠시 현실감각을 잃었다. 아름답구나. 봄이 말했다. 곧 사라질 아름다움이지. 여름이 대꾸했다. 두 언니는 가을의 대답을 기다리며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셋째의 입에서는 전혀 뜻밖의 말이 튀어나왔다. 본인조차 깜짝 놀랄 정도로.

겨울이는 잘 살고 있을까? _p.20_



[아무도 없는 집]

여자는 첫 만남 때부터 인상적이었다. 네모라고 해. 악수를 청하는 네모에게 여자는 손을 내밀며 말했다. 원이야. 원? 넘버 원? 온리 원. 우리말로 원은 둥글다는 뜻이야. 하나이자 둥근 우주. 그게 내 이름이야. 원을 기억해줘. 어울리지 않게 진지한 여자의 자기소개에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네모는 입속으로 원, 하고 길게 발음해 보았다. 찰나라면 찰나이겠으나 또 하나의 우주가 생겨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_p.64-65_



[우리가 파주에 가면 꼭 날이 흐리지]

밤이다.
격리의 밤. 그리고 아마도 양성의 밤.
내일 날이 밖으면 보건소에 가 재검사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이렇게 부를 수 있다면
우리는 함께 이 병을 앓을 것이다. _p.122_



[그 고양이의 이름은 길다]

삼십대 중반부터는 그 시간을 조금 편안하게 보내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고 낯선 역에 내려 그 동네를 천천히 산택하다 마음을 끄는 식당에 들어가 동네 사람들 사이에 섞여 밥을 먹었다. 그리고 눈에 띄는 서점에 들어가 그림책을 한권 사서 역시 마음을 끄는 커피숍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 좁은 골목에 작은 집들이 다닥다닥 붙은 동네는 낯설면서도 어딘가 익숙했다. 오년 정도 그렇게 시간을 보냈을 때 카페 구루미를 발견했다. 고양이 한마리가 '구루미'라는 글자와 호두가 그려진 나무 입간판 옆에 엎드려 자고 있었다. _p.152_



[물속을 걷는 사람들]
대자보에 붙은 흑백사진 속 여학생의 말간 눈빛이 히읗을 주저앉혔다. 그 눈망울은 둥글고 부드러웠지만 전날 밤 히읗에게 날아왔던 무수한 말의 파편들보다 훨씬 더 아프게 당도했다. _p.190_



[꽃을 그려요]
여자의 거침없는 손짓이 소년의 집을 바꿔나갔다. 붉은 글씨가 남긴 얼룩이 사라져갔다. 소년은 여자가 할머니의 당부를 잊은 것 같아 걱정이 들면서도 이상하게 마음 한편이 후련해졌다. 여자의 막힘없는 몸짓과 손놀림이 시원시원했고 점점 무시무시해지는 그림은 통쾌했다. _p.197_


[봄의 왈츠]
미호씨, 선남씨, 리온씨. 전부 내 엄마야.
세 여자가 동시에 나를 보고 환하게 웃었다. 미소의 크기와 모양은 달랐지만 전부 '엄마 미소'였다. _p.218_



[그 시계는 밤새 한번 윙크한다]
온이 단박에 상처받은 얼굴을 했다. 눈치 빠른 율이 분위기 수습에 나섰을 때야 나는 또 아이한테 감정노동을 시켰구나,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 우리 셋은 주섬주섬 짐을 챙겨 들고 어색하게 호텔을 나와 오도리공원으로 걸어갔다. _p.261_



시간을 조금 지나 보내고 나서 다시 읽고 싶고, 다시 읽을 때에는 소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책이다.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일년 반 만에 이렇게 표지가 낡아 버려서 너무 속상해. 반납하면서 작가님의 다른 책도 빌려와야겠다. [ 이주혜 작가님 +1 ] 이어읽기 시작!!



덧붙여 최초의 우애이지 배신인 언니와 그의 고양이 호두 더 라떼 아로니아 바로네즈 3세에게 신나는 하이파이브를. _작가의 말_ p.303_



#그고양이의이름은길다_라라 #그고양이의이름은길다 #이주혜 #창비 #소설집 #고양이 #소설집추천 #여성 #가족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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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 에밀 졸라와 폴 세잔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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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로맨스. 워맨스 시리즈 ]


< 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
에밀 졸라와 폴 세잔 >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에밀 졸라와 폴 세잔, 이름만 들어도 찰떡인 조합이다. 브로맨스(Brother + Romance)라는 단어와도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이 두 사람!! (물론 여기서 말하는 로맨스는 남녀의 러브라인 로맨스의 느낌은 아님 주의, 형제애 이상의 진한 우정이라고 보면 좋겠다.)


어린 시절, 책에 나오는 미술 작품은 고흐 - 고갱 - 세잔 순으로 다가가지 않았나 싶다. 고흐와 고갱보다는 덜하지만 세잔도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마네, 드가 등등과 함께) 익숙하다. 세잔의 그림을 유심히 보던 날도 있었다. 반면에 에밀 졸라는 늦게 알았다. <목로주점>이 워낙 유명하여 (<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 에밀 졸라와 폴 세잔> 이 책의 저자는 에밀 졸라의 소설을 <목로주점>이라 번역하지 않고 원단어의 의미를 충분히 살려 사람들의 이해를 더 잘 돕기 위해 <싸구려 술집>으로 새롭게 번역하여 칭하고 있다.) 그 저자 정도로 알고 있었고,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의 원작 소설이 <테레즈 라캥>이라는 것도 한참 뒤에 알게 되었다.

세잔을 알아가면서 분명히 졸라를 여러 차례 들어 보았겠지만 에밀 졸라의 존재를 잘 모르고 있던 터라 그냥 흘겨 넘겼던 것 같다.


몇 년 전, 우연히 읽게 된 <목로주점>을 시작으로 에밀 졸라에 흥미가 생겨 <루공-마카르 총서>에 대해 약간의 공부(?)를 하고 이어서 <제르미날> <나나> <돈> <꿈> 등등을 읽었다. 출간순보다는 주인공들이 연결되어 있는 그 얽힌 궁금증을 풀기 위해 순서를 조금 달리 해서 읽었는데, 그래서 <작품>을 <루공- 마카르 총서> 이외의 다른 소설들도 읽고 나서 더 나중에 읽게 되었다. 앞의 소설들도 다 재미있었지만 <작품>은 내 흥미를 유독 끌었다. 그 이유는 소설가와 예술가의 이야기였기 때문. 이때 에밀 졸라와 폴 세잔의 관계를 깊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들이 결별하여 죽을 때까지 다시 만나지 않았던 사실과 사건도 이 책을 통해서 더 잘 이해했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에밀 졸라와 폴 세잔의 결별설에 문제점을 제시한다. 그리고 하나씩 파고든다.


<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 에밀 졸라와 폴 세잔> 이 책, 참 재미있다. 에밀 졸라에 대해서, 폴 세잔에 대해서 그들의 삶과 작품에 대해서 자세하게 나와 있다. 애정을 가지고 많이 연구한 결과물로 보인다. 관련 서적이 많이 동원되었고, 그 책들에서 인용한 세세한 구절들이 졸라와 세잔의 삶을 구체적으로 전달해 주고 있고 저자의 의견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다양한 책을 읽은 듯한 느낌이다. 방대한 양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해하기에 딱 필요한 만큼이어서 적당했다.


각 시기별로 졸라와 세잔에 대해서 말해주는 책은 많을 것이다. 이 책은 그에 더하여 졸라와 세잔의 작품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그 안에서 이들이 서로에게 어떻게 작용했는지를 알려주어 흥미롭다. 특히 내가 읽은 책들의 내용이 이들의 삶에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를 보여주니 이보다 더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결별설의 원인이 에밀 졸라의 소설 <작품>에 있다는 세간의 주장을 문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그 해석이 잘못되었다는 이유에 대해서 자주 언급이 된다. 나는 그에 대해서 정확히 어떤 주장이 옳은지 정확히 판단할 능력은 지니고 있지 않지만, 다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이런 해석도 가능하고 세세한 부분을 살펴보며 다르게 주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 + 예술사의 흐름도 알 수 있고 결별의 주요 사건으로 저자가 언급하고 있는 드레퓌스 사건을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음!!)


에밀 졸라의 글에 관심이 있으신 분! (나는 소설만 읽었는데 우리나라에 번역되지 않은 소설 이외의 글이 엄청나더라!!)
폴 세잔을 좋아하신 분! (세잔의 삶을 통한 작품의 발화!!)
에밀 졸라와 폴 세잔의 브로맨스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싶은 분!


<반항과 창조의 브로맨스 에밀 졸라와 폴 세잔> 이 책으로 졸라와 세잔에게 편안히 다가가면 좋겠다.


무엇보다 에밀 졸라의 소설을, 특히 <작품>을 흥미롭게 읽은 이라면 이 책을 펼치자마자 눈을 반짝이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덧,
책 속의 사진과 그림이 다 흑백이어서 너무 아쉬웠다. 물론 사진과 그림보다는 내용이 더 중요한 책인 거는 인정!!


** 틈새의시간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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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너 없는 동안
이은정 지음 / 이정서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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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너 없는 동안>


이은정 장편소설 | 이정서재


4월에 읽었는데, 그 뒤로 종종 떠오르는 책이다. 생각이 많아서 무슨 말을 해야할까 고민스러워 완독 리뷰는 그동안 올리지 않게 되었다는 변명 같은 것도 해 볼 수 있겠다.


주전자 주둥이에서 액체 괴물 슬라임처럼 슬금슬금 나온 분홍 물체, 지니!


소재가 상당히 참신했다. 램프의 요정 지니.<지니, 너 없는 동안> 책 제목도 그 의미를 생각해보니 너무 좋다. 주인공 이름이 동안이었는데 읽으면서 제목과 전혀 연결 짓지를 못 했었다. 다 읽고 나니까 지니라는 램프의 요정, 그리고 동안이라는 지니의 주인. '지니가 없는 동안'에서 '동안'은 기간을 나타낼 수도 있고 그러니까 지니를 만나기 전 그리고 지니와 바이바이하고 난 그 후 기간인 동안을 나타낼 수도 있는 거고, 또 다른 해석으로 지니가 램프 안에 있었던 지니가 없는 그 시간을 나타내며 동안이라는 주인공에 초점을 맞춰서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익숙하고 별거 아닌 것 같은 제목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참신한 제목이어서 좋았다.


사실 시작은 흥미로웠는데 읽으면서 조금 집중이 안 되었다. 중간과 중간 이후부터는 읽으면서 속도가 붙었고 몰입도도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불행만 들어준다는 것이 조금 걸렸지만, 어차피 누군가가 행복해지려면 누군가는 불행해져야 하지 않을까.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불행만 들어준다는 것은 누군가의 행복을 들어준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말인 것 같다. _p.30-31_


내용도 행복이나, 좋아하는 거, 원하는 소원을 소망을 이뤄주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불행을 기원한다는 것이 참신했다. 중간중간에 아이들의 에피소드와 등장 인물의 설정 - 엄마 아빠와 연결된 첫사랑이라든지 아니면 트로트를 좋아하고 열성적으로 부르는 할머니 손에 큰 베프라든지 아니면 아주 부유한 집에 서 자라고 있지만 엄마 아빠가 서로 외도를 하고 있는 그런 가정의 철학적인 사고를 가진 아이라든지 - 이 마음에 들었고 충분히 있을 법한 그런 청소년들로 보였다.


작가님은 어른들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어른들에게도 물론 재밌겠지만 청소년 소설에 더 가까운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주인공이 청소년 일 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생각하는 그런 사고 과정과 아이들이 생각하는 그 사고 과정에 있어서는 조금 더 청소년에게 아무래도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 그럼에도 성인 소설 청소년 소설을 가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느 시기에 읽는가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타인의 불행도 기꺼이 욕망하는 인간의 잔인함을 자신에게서 보았다. 그런 욕망의 유혹을 떨치기 위해 가져야 하는 마음이 경각심이라는 건데, 그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인내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어느순간 경각심을 잃었을 때 벌어지는 일들과 뒤늦게 찾아오는 죄책감의 고통은 끔찍했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은 한 사람의 인생만 바꾸는 게 아니었다. 행복이든 불행이든 오봇이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줄 알았는데, 그런 것들은 봄바람이나 안개와 비슷했다. 주변 인물에게서로 서서히 번지는. _p.183-184_


읽으면서도 읽고 나서도 생각이 많았다. 우리 인간의 최대 관심사라고 해도 무방할 행복과 행운과 불행, 그런 거에 대한 생각 + 나의 행복이 남의 불행인가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인가 이런 거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됐다. 곰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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