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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녀석 맛나겠다 - You are Umasou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평생 살면서 이렇게 대전에 비가 많이 오는 것을 본 것이 초등학교 이후에 처음인 것 같은데,
정말 폭풍비가 쏟아지고 아직도 내리는 중... 지난 한주동안 둘째가 너무 심하게 아파서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치던 중에, 솔 양이 광고에 나오는 '고녀석 맛나겠다'를 지금 당장 봐야한다고 하신다.
영화를 사랑하고 애니도 사랑하는 나이기에 연애시절부터 신랑을 붙잡고 꼭 애니를 보곤 했는데,나중에 보니 신랑은 애니는 관심이 하나도 없었다는 ㅠㅠ 그때... 객석에 앉아 있는 꼬마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크게 웃고 울고 이야기하는 그런 소음이 신경쓰였으나,이제 나는 그런 꼬마 관객을 대동하고 극장에 나들이를 가는 부모중에 한 사람이 되었다.
세살인가부터 뮤지컬을 한달에 한편씩 보러다녔고,4살부터는 극장에 드나들기 시작했기에 아이는 영화관람에 대해 두려움이 없다.이 또한 엄마의 끓는 피를 이어받았기 때문이겠지?
8개월 둘째를 대동하고 올 여름엔 휴가를 갈 자신이 없어서,여름방학에 개봉하는 많은 애니들이 더 없이 기다려지는 요즘.나 또한 보고 싶었던 '고녀석 맛나겠다'를 후다닥 예매하고,둘째는 신랑에게 부탁한채 폭풍 비를 뚫고 롯데시네마로 고고!!!
공룡시대. 모성애가 깊기로 소문이 자자한 마이아사우라 엄마는 어느날 굴러다니는 공룡알 하나를 줍게 된다.
자신의 알을 돌보면서 주워온 알고 아끼고 사랑하며 부화시키는데,그렇게 태어난 공룡은 바로 티라노사우르스인 '하트'다.초식 공룡인 마이아사우라 족은 아직 아기인 하트가 '육식공룡'일지 모른다며 죽이거나 버리기를 요구하고,엄마는 깊은 모성애때문에 아이 버리기를 포기하고 무리에서 떨어져나와 생활하는 위험을 감행한다.
그런 엄마의 사랑을 알았는지 라이트와 하트 형제는 세상에 둘도없는 형제애를 자랑하며 무럭무럭 자라고,하트의 특이한 식성때문에 고생을 하기는 하지만 그가 티라노사우르스라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지낸다.그러던 어느날 나무늘보를 쏘~옥 빼닮은 정체불명의 공룡에게서 무시무시한 티라노사우스의 노래를 듣게 되고,하트 자신이 그 티라노임을 알게 되면서 하트와 엄마와의 이별은 시작된다.
이미 티라노의 무리에도 속할 수 없던 하트는 독학으로 체력을 단련하면서 훌륭한 육식 공룡으로 성장하게 되고,그 과정에서 하트 또한 굴러다니는 알 하나를 발견한다.그 알에서 부화한 아기 공룡을 보고 침을 삼키며 '고녀석 맛나겠다'하고 내뱉는 동시에'아버지, 제 이름이 맛나예요?'하면서 귀여움을 떠는 이 녀석을 그는 아들도 받아들일 수 밖에..그렇게 엄마와 하트가 벌였던 기묘한 동거를,이제 집나온 하트와 맛나가 시작하게 된다.
어쩔 수 없이 시작한 불편한 동거였지만 하트는 점점 맛나에게 부성애를 느끼게 되고,그 또한 아기를 버리려고 노력했지만 절대 그럴 수 없음을 알게 된다.그렇게 하트는 맛나에게도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여러가지로 알려주게 되고,그 과정에서 오래전에 떠났던 엄마를 그리워하며 엄마를 찾게 된다.
화산이 폭발하기 직전인 어느날 그렇게 하트는 헤어졌던 엄마를 어렵게 찾아내고,자신에게 라이트 외에 새로운 동생들이 있음을 알게 된다.맛나를 통해 자신을 위해 무리에서 떨어져 힘든 생활을 했을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 하트.그는 과연 가족을 지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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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애니매이션이라고 하면 단연 미국의 작품들이 인기가 있었고 극장가를 점령했지만,지금은 누구라도 일본의 애니매이션 수준이 상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다.'고녀석 맛나겠다'는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공룡들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아이에겐 일단 점수를 얻게 되었다.
상영이 시작되면서 처음 느낀 점은 '선이 단조로운 그림'이라는 생각을 했는데,그러면서도 색채감이 너무 좋고 스토리도 짱짱해서 흡입력이 킹왕짱 대단했다는..특히 아이들과 함께한 부모들도 감동받을 만한 모성애와 부성애의 표현은 심지어 울컥함을 느끼게 할 만큼 표현이 잘 되어 있었다.
무리를 버리고 주워온 아이를 선택한 엄마.맛나를 통해 자신을 키운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 하트.그런 아버지를 따르며 몸도 마음도 성장해 가는 맛나.
맛나를 노리는 다른 티라노가 '너는 네 아버지의 진짜 아들이 아니다'라고 하자 "알고 있어. 나도 이제 다 컸다구. 하지만 아버지는 아버지야."를 당당히 외치던 꼬마 맛나와 "난 엄마 아이라서 행복했어요."를 외치며 짧은 재회이후 다시 엄마와의 이별을 선택하는 하트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어느 부모나 느끼고 있을 법한 아이에 대한 사랑.남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내 아이만을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짱짱한 스토리와 더불어 끊이지 않고 등장하는 코믹스러운 요소까지.그리고 귀엽고 친근하게 묘사 된 공룡의 모습 또한 모두가 매력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아이가 없는 사람이라도,기혼자가 아닌 미혼자라도,소중한 사람과 함께 두 손을 꼭 붙잡고 극장에 가서 보고 또 보기를 권하고 싶은 정말 대단한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