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여자라면 힐러리처럼 - 세상 모든 딸들의 꿈을 응원하는 자기계발 동화
이지성 지음, 서지원 글, 임미란 그림 / 다산어린이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5학년이면 꿈꾸는 일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서야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딸 아이를 본다. 가치관도 조금씩 자리 잡으며 남과는 다른 자신을 만들어가야 할 때인 것도 같다. 한없이 어리게만 보이다가도 순간 순간 몸 뿐만 아니라 마음이 쑥쑥 올라오는 것을 보면 아이를 위한 준비들을 어떻게 해 주어야 할지 더욱 고민스러워진다.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는 설명이 먹히지도 않고 엄마의 힘만으로는 잘 끌려 오지도 않는다. 그래도 부모로서 배려를 몸에 담으면서도 당당하고 자신 있는 모습의 아이로 키워내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 내게 참 좋은 책이 왔다.

  부모가 하기 힘든 일도 책은 할 수 있으니 이 책은 내 딸에게 참 좋은 길잡이가 될 것 같다. 동화속의 주인공 고은비는 아이와 나이와 학년이 같다. 공감대를 느끼기에 딱일 것 같다. 힐러리라는 실존 인물과 힐러리의 딸인 첼시는 은비가 겪는 어려움들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다.

  공부를 잘하고 부모님 말씀에도 순종하는 전형적인 모범생인 은비의 언니 은별은 은비와는 대조적인 인물로 나온다. 유학을 왔지만 공부도 대충이고 자신감도 없는 은비였다. 그렇지만 힐러리라는 멘토를 통해 자신을 만들어가는 방법인 천재 독서법과 자신감을 키워주는 마법, 꿈의 설계도 작성하기를 통해서 은비는 변화를 맛보게 된다.

  날개가 있어도 몸집이 커서 날지 못했던 도도새가 멸종한 이유 중에는 천적이 없었던 탓에 사람들이 사냥하기 위해 등장했을 때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누구에게나 도도새는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도도새로서의 외로움이나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다.

  동화와 편지의 형식을 적절하게 배치하여 읽는 즐거움을 크게 하였으며 아기자기한 편집들도 이 나이 아이들에게 흥미를 줄 것이다. 오늘은 딸 아이 책상 위에 이 책을 올려 놓아야겠다.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은 묻어 두고 책을 통해 엄마의 마음을 전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태양의 딸, 평강 높은 학년 동화 15
정지원 지음, 김재홍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어린시절 내가 읽은 교과서 속의 평강공주는 울보공주였다. 울 때마다 내뱉은 예언 때문인지 바보온달과 결혼하게 되지만 평강은 바보온달을 온달장군으로 변모시켜 고구려를 지키게 한다는 줄거리가 아직도 선명한 것을 보면 평강공주의 이미지가 그만큼 강했기 때문이리라.




  그렇게 뼈대만 남아있는 나의 기억 속에 아름다운 이야기 한 편이 새롭게 펼쳐진다. 왜 평강이 울보공주였을 수 밖에 없었는지, 어떻게 온달과 만나게 되는지, 온달과 결혼까지 가게되는 이유는 무엇이었는지를 알게 되기 때문에 교과서 몇 페이지 속의 이야기들은 탄탄한 인과관계를 갖는 장편동화로 살이 붙고 두툼한 두께만큼 책을 읽는 재미도 커지게 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대중가요 가사를 쓰기도 했다는 정지원 작가의 글은 아름다움과 부드러움이 가득하며, 섬세하고 풍부한 감성으로 읽는 이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질감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속의 평강이 수동적이고 숙명적인 여인의 상이었다면 새롭게 탄생한 평강은 탄생부터 예사롭지 않은 태양의 딸이다. 보편적으로 태양은 남성성을 상징하는 점을 생각한다면 작가의 가치관과 상상력의 플러스로 평강은 강단 있는 진취적인 여성으로 재탄생된다.




 p26 "내가 태양의 기운을 받고 태어났다면 이 새처럼 살아 내야 할 것이다. 불길 속에서 타 죽을 듯이 고통스러워도 쓰러지지 않고 꼿꼿하게 걸어가겠다. 나는 결코 지지 않을 것이다. 나를 거꾸러뜨리려는 모든 것과 맞서 싸울 것이다.

 p102 '언제는 내게 길이 있었단 말이냐? 길이 없다면 내 온몸으로 뚫고 나가 길이 되겠다. 어디 끝까지 해보자.‘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여의고 새어머니의 시샘 속에서 자라는 평강이 온달을 만나는 장면은 영화속처럼 낭만적이다.

  p45 바람이 불자 솔숲에 피어난 산벚꽃들이 하르르 하르르 꿈결같이 연하고 보드라운 꽃잎들을 날렸습니다. 온 천지에 연분홍 꽃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평강의 검고 찰랑거리는 긴 머리카락에도, 온달의 어깨에도 꽃잎들이 나붓나붓 내려앉습니다.

  

 어리숙한 바보가 아니다. 온달이라는 이름은 반달이 아닌 꽉 찬 보름달을 뜻한다. 달의 여성적인 상징을 생각한다면 태양의 평강과 달의 온달은 틀림없는 천생연분이다. 달빛의 부드러움을 가진 그는 천한 신분의 서러움을 받으며 자랐지만 꿈을 잃지 않은 당당함을 가지고 있는 진짜 남자다. 인연인듯 그가 연주하는 피리는 평강의 어머니가 즐겨 불러주던 자장가와 일치한다. 이 자장가는 평강과 온달의 주제가가 되어도 좋을 듯 싶은 솔로몬의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는 명언과 같은 맥락이다. 초등 고학년이면 부모로부터 독립이 시작되는 시기다. 정신적으로 아픔과 슬픔을 이겨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할 것이다. 혹시라도 이 말이 평강의 마음을 위로한 것처럼 우리 아들 딸들이 위로 받기를 소망해 본다.

 p14 “세상이 아무리 슬퍼도 꽃이 피고 눈 내리듯 슬픔도 지나간다네. 세상이 아무리 기뻐도 꽃이 지고 바람이 불 듯 기쁨도 지나간다네. 모든 것은 꿈처럼 흘러간다네.”

  한 순간의 낭만과 운명같은 우연에 넘어갈 평강은 아니다. 그런 그녀가 온달을 선택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온달은 평강의 마음을 흔들어 놓을 만큼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 놓을 수 있는 멋진 사람이다. 그리고 사람을 해치지 않는 세상을 만들어 그런 세상에서 사람답게 사는 꿈을 가진 사람이다.

p111 "공주마마, 근심의 절반을 이곳에 묻고 가소서. 그리고 그럴 수만 있다면 그 고통을 제게 제게 나누어 주소서.“

“저는 숲에서 길을 잃었을 때 제일 먼저 두려움과 싸움을 합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겁니다. ‘이 숲이 아무리 울창해도 하늘에서 보면 그 길이 보인다. 하늘에서 보면 숲은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니까. 이제 나는 하늘의 눈으로 보리라’ 하고 말입니다.”

“예, 어두운 밤하늘에 별이 빛나는 것은 저 별들이 어떤 어둠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빛을 믿고 걸어가는 것이지요. 그래서 미리내는 하늘의 물길이 되는 것입니다.”

 평강과 온달의 이야기가 메인 스토리이지만 고구려의 역사나 역사적 인물들을 사이드 메뉴로 스치는 것도 아이들이 국사를 공부하는 데 충분하 동기 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구려에서 10월마다 지낸 동맹이라고 하는 제사와 유화부인과 추모대왕(주몽), 을지문덕을 익혀 둘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유화부인을 신격화하여 추앙하는 장면들은 남성중심의 역사관에 물들기 전인 초등 5학년 정도의 아이들에게는 특히 권장할 만한 부분으로 생각된다. 작가는 마치 보물 찾기 놀이를 하듯 평강과 온달이 가는 이야기 길마다 재미있는 장치들을 숨겨 둠으로써 보물을 발견할 때의 기쁨을 독자로 하여금 누리도록 하고 있다. 독자마다 발견하는 보물의 가지수와 종류는 모두 다르겠지만 오랜만에 참 좋은 책을 만나 여러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만의 단짝 파랑새 사과문고 65
이미애 지음, 이선민 그림 / 파랑새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5학년이 된 딸 아이에게서 가끔 여자가 느껴진다. 자기도 모르게 내뱉는 말엔 예전과는 다른 무조건적인 맞섬이 배어 나올 때도 있다. 예민한 나만 감각하는 성급함일지 모르겠지만 분명 내 딸이 변하고 있다. 친구랑 전화할 때는 어김 없이 자기 방 안에 들어가서 최대한 목소리를 낮춘다. 꼭 붙어 다니는 단짝이 놀러 오면 옛날처럼 놀잇감이 필요한 놀이가 아닌 자기들만의 수다 속으로 빠져드는 눈치다. 그런 변화를 맛보고 있는 요즈음이라 책 속의 유경이나 은비는 모두 내 딸 같기만 하다. 그리고 마치 내 아이의 일기장을 슬쩍 훔쳐 보는 듯한 스릴도 느껴진다. 그러면서 나는 잊고 있었던 나의 어린시절을 발견하는 뜻밖의 수확도 얻는다. 딸과 엄마가 함께 읽으면 엄마는 추억이라는 그리운 선물을 얻게 될 것이고, 딸은 단짝 친구를 얻는 법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함께하는 공감의 기쁨을 맛볼 터이니 열두살 엄마들과 딸들이여, 무조건 읽어보자.

 

유경이는 선머슴을 보는 듯하다. 치마 한 번 입지 않고 귀 밑으로 머리가 내려올라치면 참지 못하고 잘라버린 커트 머리에 야구모자 꾸욱 눌러쓰고 다니는 아들같은 딸이다. 외모는 그렇지만 욕심도 많아 엄마 아빠 사랑 뿐만 아니라 친구들에 선생님, 학원 선생님과 같은 학원 오빠의 사랑도 독차지하고 싶은 진짜 마음은 천상 여자다.

이런 유경의 삶에 느닷없이 끼어든 얄미운 엄마 친구 딸이 등장하는데 유경이하고는 완전 반대족이다. 한 눈에 여성스러움을 상징하듯 긴머리에 스커트와 블라우스를 고집하는 미모의 은비는 보는 이의 사랑을 독차지하므로 유경은 은비가 달갑지 않다.

 

전혀 다른 두 친구가 어쩔 수 없는 한방 쓰기를 시작하는데 그들이 마음을 두드리고 토닥이고 우정으로 키워가는 과정들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내게도 그런 시절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두 아이의 만남 이전에는 엄마들의 우정이 있었다. 멋도 모르고 쓴 블랙커피를 나누어 먹던 미술학도였던 유경엄마 정숙과 은비엄마 희숙은 같은 꿈을 꾸었지만 유경엄마가 동네 아줌마들을 모아 놓고 퀼트며 십자수를 무료로 가르쳐 주며 아기자기하게 집안을 꾸미고 살면서 행복을 느낀다면 은비엄마는 미대교수의 꿈을 이루지만 은비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남편을 잃는 아픔을 겪는다.

 

유경이와 은비가 서로의 가정을 바라보는 마음들은 둘의 모습이 다른 것처럼 동경이 깔려 있다. 하지만 어긋난 둘이 서로의 마음을 읽고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진짜 친구가 되어 가면서 엄마들에 대한 마음도 함께 활짝 열리게 된다. 다르게 표현되지만 모두 사랑의 방식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 이들이 지독한 성장통을 겪고 얻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유학을 다녀온 은비와 유경이가 중학생이 되어서 다시 만나 나누는 2편을 기다리게 된다.

 

딸 아이를 길러본 작가가 써낸 글 줄기들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닌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듯 사실성이 넘쳐나서 좋은 책이었다. 작가의 시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예쁜 글들은 여린 감성이 톡톡 터지는 그맘 때 아이들과 딱 맞아 떨어지는 즐거움을 주기에 또 다른 감상 포인트가 될 것이다. 직장맘인 이유때문인지 은비가 느끼는 외로움은 내 가슴을 짠하게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유경이 엄마처럼 따뜻하면서 멋진 엄마가 되고픈 또 하나의 꿈을 키우게 된다. 유경이 엄마의 멋진 멘트에 밑줄 좌악 그으면서 나만의 단짝친구에게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연락 한번 해야겠다.

 

"열정을 갖는게 재능이야.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 좋아한다는 그 마음이 바로 재능이지."
"가진 걸 사랑하면 행복해진다. 난 내가 가진 것들을 사랑해. 난 그림 그리는 천품을 가지지 않았지만 내 생활을 아기자기하게 디자인할 줄 아는 감각을 가졌지. 난 그런 내 재능을 아끼고 사랑해. 그래서 행복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은 내게 특별한 사람입니다 -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는 48가지 행복이야기
이창우 엮음 / 황금여우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누군가로부터 특별한 사람일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내게 특별한 사람이 있다면 그도 틀림없이 행복할 것입니다. 나는 먼저 내게 특별한 사람들을 떠올려봅니다. 내 아이들과 부모님과 남편이 먼저 떠오릅니다.  나처럼 제 가족들도그렇게 저를 떠올리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입꼬리가 올라가고 가슴 속에서는 뭔가 잘 해내야야 한다는 강한 무엇이 꿈틀거립니다.

 

웹사이트 행복닷컴에서 공유된 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거기에 공감하며 달린 수많은 댓글들이 있었구요.  인터넷 덕분에 우리들은 참 쉽게 좋참 좋은 만남들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저는 종이를 넘겨 읽는 책이 좋습니다. 저와 같은  분들을 위해 뽑고 뽑아 새로 엮은 글이 이 책입니다.

 

마음을 여는 연습, 영원한 사랑 가족, 상식 속의 행복, 일상의 기쁨 그리고 행복, 마음으로 느끼는 평화, 함께 나누는 지혜, 배려와 감사, 믿음 소망 그리고 사랑이라는 여덟개의 테마로 나누어 이야기를 싣고 공감 댓글도 달아 행복닷컴에서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려고 한 듯 보입니다. 테마 속의 이야기들은 다른 곳에서 읽거나 들었던 내용들도 있지만 하나같이 우리들의 마음 속을 다시 한번 더 들여다 보고 우리가 바쁘게 걸어가는 길에 쉬어갈 수 있는 나무가 됩니다.

 

사이 사이 들어 있는 삽화나 사진들이나 길지 않은 이야기들은 책을 읽는 마음을 더 여유롭게 만들었습니다. 대신 한 편씩 읽고 많이 생각하며 읽는 것이 이 책을 진정 즐기는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 아침 시간 한 편씩 들려주려고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어린시절부터 참 바쁩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도 잘 모르면서 부모의 손에 이끌려 그렇게 바쁘게만 돌아갑니다. 그래서 진짜 느끼고 배우고 즐겨야 할 것들을 놓치고 어른이 되어버릴까 문득 두려워지기도 합니다. 잘못을 반성하는 반성문을 쓰는 대신 아이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골라 읽고 생각을 나누는 활동으로 대신해 보고 싶습니다.

 

눈물이 울컥하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단하고 지친 내 영혼을 살살 어루만져 주는 따뜻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행복 속에 빠져서 나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아우성쳤던 어리석음에서 나오게 해주는 지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가까이 두고 한 편씩 다시 읽기를 하면 자신을 돌아 볼 수 있을 것이며 내겐 특별한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가족이 아니지만 그들이 그곳에서 자신의 자리들을 빛내주는 덕분에 내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다면 저 또한 수 많은 사람들의 특별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래서 더 큰 힘을 얻고 더 행복한 오늘입니다.


학급운영에 활용하면 딱 좋은 책 관심도서

2008/07/06 15:37



복사 http://blog.naver.com/mombest/80053657364

이 포스트를 보낸곳 (1)











당신은 내게 특별한 사람입니다


이창우 지음
황금여우 2008.06.12
평점











누군가로부터 특별한 사람일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내게 특별한 사람이 있다면 그도 틀림없이 행복할 것입니다. 나는 먼저 내게 특별한 사람들을 떠올려봅니다. 내 아이들과 부모님과 남편이 먼저 떠오릅니다.  나처럼 제 가족들도그렇게 저를 떠올리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입꼬리가 올라가고 가슴 속에서는 뭔가 잘 해내야야 한다는 강한 무엇이 꿈틀거립니다.

 

웹사이트 행복닷컴에서 공유된 많은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거기에 공감하며 달린 수많은 댓글들이 있었구요.  인터넷 덕분에 우리들은 참 쉽게 좋참 좋은 만남들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저는 종이를 넘겨 읽는 책이 좋습니다. 저와 같은  분들을 위해 뽑고 뽑아 새로 엮은 글이 이 책입니다.

 

마음을 여는 연습, 영원한 사랑 가족, 상식 속의 행복, 일상의 기쁨 그리고 행복, 마음으로 느끼는 평화, 함께 나누는 지혜, 배려와 감사, 믿음 소망 그리고 사랑이라는 여덟개의 테마로 나누어 이야기를 싣고 공감 댓글도 달아 행복닷컴에서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려고 한 듯 보입니다. 테마 속의 이야기들은 다른 곳에서 읽거나 들었던 내용들도 있지만 하나같이 우리들의 마음 속을 다시 한번 더 들여다 보고 우리가 바쁘게 걸어가는 길에 쉬어갈 수 있는 나무가 됩니다.

 

사이 사이 들어 있는 삽화나 사진들이나 길지 않은 이야기들은 책을 읽는 마음을 더 여유롭게 만들었습니다. 대신 한 편씩 읽고 많이 생각하며 읽는 것이 이 책을 진정 즐기는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나는 우리 반 아이들에게 아침 시간 한 편씩 들려주려고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어린시절부터 참 바쁩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도 잘 모르면서 부모의 손에 이끌려 그렇게 바쁘게만 돌아갑니다. 그래서 진짜 느끼고 배우고 즐겨야 할 것들을 놓치고 어른이 되어버릴까 문득 두려워지기도 합니다. 잘못을 반성하는 반성문을 쓰는 대신 아이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하나씩 골라 읽고 생각을 나누는 활동으로 대신해 보고 싶습니다.

 

눈물이 울컥하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고단하고 지친 내 영혼을 살살 어루만져 주는 따뜻함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행복 속에 빠져서 나의 행복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아우성쳤던 어리석음에서 나오게 해주는 지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가까이 두고 한 편씩 다시 읽기를 하면 자신을 돌아 볼 수 있을 것이며 내겐 특별한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가족이 아니지만 그들이 그곳에서 자신의 자리들을 빛내주는 덕분에 내가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다면 저 또한 수 많은 사람들의 특별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래서 더 큰 힘을 얻고 더 행복한 오늘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승 벌타령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2
김기정 지음, 이형진 그림 / 책읽는곰 / 200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참 좋은 우리 그림책을 만나 오랜만에 아이들과 실컷 웃어 보았습니다. 우리 몸 속을 흐르는 우리 것에 대한 '땡김현상'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우리 옛이야기들은 전래동화를 중심으로 그림책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들이 대부분이지요. 그런데 이 이야기는 옛이야기 형식을 하고 있는 창작동화라고 해야 하겠네요. 물론 그 아이템은 판소리 [가루지기 타령]에서 얻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린시절부터 장승 앞을 지나기만 해도 오줌이 마려웠다는 어린 감성이 생생히 살아있는 추억에서 탄생하였으니 장승들의 무시무시함이 어떤 상상력으로 펼쳐질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오랜만에 다 큰 아이들을 데리고 그림책을 읽어 줍니다. 슬쩍 읽어보니 팔도 사투리가 등장하는데 아무래도 저희집에서는 제가 사투리 구사능력이 가장 뛰어날 것이라는 잘난척 정신이 발동했습니다. 읽어주는 맛이 뚝뚝 떨어지는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밥만 먹고 잠만 자는 게으름뱅이가 살았어.

이름은 가로진이인데, 아침 먹고 뒹굴, 점심 먹고 빈둥, 저녁 먹고 드렁 했지.

 

우리의 주인공 가로진이는 정말 게을러 옷도 바지만 겨우 입고 얼마나 먹고 자기만 했는지 얼굴이 돼지같군요. 엄마도 더 이상은 참지 못하고 아들에게 물벼락을 줍니다. 글을 모르는 친구들이 그림을 본다면 엄마가 얼마나 화가 많이 나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을 거에요. 그림을 보니 가을이 깊어지는 시골마을 초가집 한 채가 정겹습니다. 저 너머로 이 모든 일들을 다 내려다 보고 있는 듯 장승 하나가 보이구요, 가로진이 물벼락 사건이 재미있는지 마당의 닭과 병아리 모두 웃는 표정입니다. 무슨일인지 궁금해진 지붕이의 고양이 표정도 호김심 가득하구요. 그러고 보니 역시나 그림책의 매력은 그림입니다. 글이 다 담지 못한 것들을 여기 저기 멋지게 담아내니 말이에요.

 

나무 한 짐 해와야 밥도 주고 잠도 재워 준다니 가로진이도 지게를 지고 산을 오릅니다. 하지만 가로진이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지게는 팽개치고 발라당 눕기부터 합니다.

 

개떡 먹는 소리 꿀떡꿀떡, 코 고는 소리 드렁드렁.

하품 한번 길게 하고 나니, 벌써 어둑어둑 해가 지네.

 

어미 불호령이 걱정인 가로진이는 급한 맘에 도끼질 하지도 않아도 될 나무 하나를 뽑아 지고 집으로 내려갑니다. 그런데 그 나무가 그냥 나무가 아니고 장승이었으니 어미는 걱정이 태산입니다. 한편 억울하게 뽑혀온 장승은 구슬프게 울어댔고 그 소리에 팔도 장승들이 모두 모여듭니다.

 

"아이고, 아이고, 이게 웬 날벼락인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두 눈 부릅뜨고, 마을 사람 보살피고, 나쁜 귀신 물리치고, 몹쓸 병 막아주고, 도적놈 혼내 주고, 나그네 길 가르쳐 주고, 두루두루 좋은 일만 하였는데, 웬 날도적 같은 놈이 요리도 착한 나를 땔감으로 쓴다네. 아이고 분하도다!"

 

무시무시하게 생긴 팔도 장승들이 모두 가로진이네 앞마당에 다 모였더니 팔만하고도 서너 장승이었답니다. 그리고 어떤 벌로 가로진이를 혼내 줄지 회의를 시작합니다. 처음엔 분노에 차 있던 장승들도 벌 잔치를 벌이겠다는 생각에 신이 납니다. 어떤 벌이냐구요?

 

팔다리 한짝씩 잡고 쫙 늘어뜨리랑께

터럭 하나 안남기고 다 뽑드래요.

홀딱 벗겨서 옻나무 삼 년, 가시나무 삼 년 매다능 건 워뗘?

아녀, 여우 꼬리털로 살살 간질러도 참 죽을 맛일겨.

뭐 할라꼬, 고마 뒷간에 칵 거꿀로 처박으시더.

간장, 된장, 고추장 발라서 펄펄 끓는 가마솥에 튀길까?

아니, 모닥불에 살살 그슬리면 워뜰고?

홀딱 벗기고 꿀 발라서 벌통 앞에 놉세이.

 

정말 무시무시한 벌들입니다. 그런데도 구수한 팔도사투리와 어울려 읽고 있는 우리들은 자꾸만 웃음이 납니다. 마침내 장승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터럭하나 구멍하나 빠짐없이 가로진이의 온몸에 병을 칠하는 벌을 줍니다. 다음날 다 죽게 된 가로진이를 본 어미는 약이란 약은 다 써 보지만 도통 낫지를 않습니다. 게으른 아들의 버릇을 고쳐 보려던 엄마의 대사를 살짝 떠올려 볼까요?

"아들아, 아들아 , 징글 징글 미운 내새끼야!"

그랬던 엄마가 병져 누운 가로진이 앞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들아, 아들아, 내 살붙이 예쁜 아들아! 어쩜 좋으니?" 저는 어쩜 이렇게 엄마 마음을 살뜰하게 잘 표현했을까 신기했습니다. 가슴이 저리저리 해졌습니다.

 

엄마는 물어 물어 우두머리 장승을 찾아 빌고 또 빕니다. 그리고 뽑아온 장승을 털고 닦고, 참나무를 깎아 예쁜 짝을 지어 줍니다. 덕분에 가로진이는 조금씩 병이 나았는데 팔만가지 병이 나으면서 게으름 병도 나았는지 가로진이는 부지런한 모습입니다. 결혼도 했는지 이쁜 부인과 가로진이 돼지코를 쏙 빼어 닮은 아들도 둘이나 되는 행복한 얼굴이네요.

 

[똥벼락]이라는 그림책을 읽으며 참 즐겁고 행복하고 웃고 울었던 생각이 났습니다. [장승 벌타령] 또한 거기에 버금가는 매력들이 가득합니다. 읽는 재미에 이야기를 몇 배로 살려주는 감칠 맛나는 그림이 멋지게 어우러졌습니다. 지금은 장승을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별로 없고, 장승을 만나는 일도 많지 않지만 우리 조상들의 삶 속에서 장승은 이정표로서, 마을을 지켜주는 신으로서, 액막이로서 든든한 지킴이였습니다. 오늘같은 세상에서 장승을 아는 일은 우리의 조상들의 따뜻한 마음을 배우는 일이며 우리들의 과거를 아는 일은 우리 아이들 또한 따뜻한 정이 가득한 아이로 키우는 길이 될 것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