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6학년 2반
석혜원 지음, 한상언 그림 / 다섯수레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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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자신만의 독서 취향이 있다. 그렇지만 아이들 만큼은 골고루 독서를 하기를 바라게 된다. 창작동화나 소설류를 유난히 좋아하는 딸도 사회나 역사류 쪽으로는 젓가락이 가지 않는 것을 보면 슬슬 걱정이 올라온다.

  싫어하는 음식도 잘게 썰고 밀가루와 달걀에 빵가루를 입혀 먹이는 것이 엄마들이다. 경제라면 하품부터 먼저 나오는 아이지만 그 영양가를 생각한다면 어떻게든 떠 먹이고 싶던 내게 경제동화가 찾아왔다. 

  딸아이가 6학년이 될 것이라 아이도 친구 이야기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첫 술을 뜰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이 좋아했던 [검정연필 선생님]을 그렸던 선생님이 그림을 넣어 주셔서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일단 내가 먼저 읽으며 동화라는 형식에 경제의 주요 개념을 살살 넣어 버무린 경제이야기를 맛본다. 6학년 2반의 거울 왕자 진우의 꿈은 최고 경영자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야무지게도 학급의 특별활동시간을 통해 주식회사 6학년 2반을 만든다. 주식을 판매한 대금인 자본금으로 여러 개의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기게 된다. 사장인 진우와 부사장인 준영, 꼼꼼한 회계 보람, 판매와 기록을 담당하는 규철과 구슬은 직원이 되어 회사놀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출발하지만 진정 회사를 운영하는데 있어 필요한 경제 개념과 원리들을 자연스럽게 배워가게 된다.

  생활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는 용어들을 교과에서 만나면 공부와 현실은 별개라는 답답함에 부딪히며 재미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진우가 어떻게 회사를 만들고 어떻게 운영해 나가는지 스토리를 따라가다 보면 경제 개념이나 원리들이 자연스럽게 그들의 회사 놀이 속에 베어 있었음을 알게 된다.

  이야기 사이 사이에 등장하는 경제 상식들은 스토리에 등장했던 내용들을 짚어 보고 심화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라 뛰어 넘지 않고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CEO, 경제 활동에서 기업의 역할, 같은 물건인데 가격이 여러 개인 이유, 직업을 가지려면 필요한 준비, 기업간의 경쟁 종류, 내게 알맞은 통장, 분식회계, 주식 가격이 변하는 이유, 펀드, 기업들이 스포츠 대회를 후원하는 이유, 주식회사의 이익금은 분배 방법 등으로 나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어려운 내용들도 쉽게 설명이 되어 있어 차곡 차곡 상식을 쌓을 수 있다.

  전공자가 아니면 겁부터 나는 손글씨 꾹꾹 눌러쓴 대차대조표나 손익계산서를 보면서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어려운 것에도 도전해 보려는 마음이 자라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 책은 작가의 전문가적 경험을 자녀를 가르쳐 본 마음으로 만든 것 같이 따뜻한 엄마의 마음이 느껴진다. 한 번 읽은 것으로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더라도 경제가 무조건 어렵고 나와 멀리 떨어져 있는 교과서 속의 단원이 아니라 생활임을 배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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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요란 푸른아파트 문지아이들 96
김려령 지음, 신민재 그림 / 문학과지성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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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요란 푸른아파트

  완득이로 알게 된 김려령 작가의 어린이 책이 나왔다니 기대가 되었다. 선이 굵은 캐릭터와 현실적인 언어 감각에 시원시원하게 진행되는 속도감이 즐거웠었기 때문이다. 또한 작가만의 유머 감각이나 서민들에 눈높이를 맞춘 따뜻한 시선이 행복한 이유도 있었다.

  표지를 보며 막연히 푸른 아파트에서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진행될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런데 책 제목에 등장한 푸른 아파트는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의인화되어 등장한다. 지금은 지어진 지 40년이 넘어 재건축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금도 가고 문짝도 흔들리는 한물 간 아파트가 되버렸지만 40년의 세월 속에는 그들이 지켜준 사람들이 있다.

p65

 “집도 죽은 집이 있고, 살아 있는 집이 있어야. 요 아파트는 살아 있는 집이여. 한 번도 사람이 빈 적이 없었다니께. 집은 사람을 보듬어 주고, 사람은 집을 보듬어 주면서 같이 사는 거여.

  엄마 아빠가 덜커덩 맡겨 놓고 간 기동이는 낯선 푸른 아파트에서의 삶이 그다지 반갑지 않다. 친구들보다 나이도 한 살 많아 학교생활도 녹녹치 않다. 폭력 학생으로 오해받는 어려움을 겪고 동네 아줌마들에게도 가정환경의 이유로 비뚤어진 시선을 받기도 한다.

  아파트 벽에 낙서만 하고 다니는 개구쟁이같지만 새끼를 가진 도둑 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줄 만큼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는 기동에게도 꿈이 있다. 귀신이 나온다는 4동의 미스테리 만화가 아저씨와 만나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변하는 모습을 보면 작가가 말하려는 따뜻한 메시지가 전해져 온다.

  힘들고 어려운 점이 많은 세상이 만화가 아저씨에겐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모험이 있고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가슴 따뜻한 만화를 그리겠다는 기동이의 꿈은 이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아저씨는 기동이로부터 힘을 얻고 있었고 기동이는 부모로부터는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랑을 할머니로부터 전해 받으며 또 푸른 아파트의 이웃 아저씨로부터 꿈을 키우게 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푸른 아파트도 결국 재건축 허가를 얻고 사람들을 모두 떠나 보내게 된다. 기동 할머니는 이사를 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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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끔 엄마 아빠를 버리고 싶어 미래아이문고 7
발레리 다이르 지음, 김이정 옮김, 이혜진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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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가끔 엄마 아빠를 버리고 싶어

  제목부터 강렬하다. 뜨끔하면서도 아이들에게도 그런 마음은 생길 수 있겠다는 공감이 든다. 그리고 아이들로부터 버림 받지 않는 착하고 이쁜 부모가 되려면 미리 미리 읽어 두는 센스로 미래를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책장을 두드린다.




  열 두 살의 릴리는 지금의 딸 아이와 나이가 같다. 그래서 프랑스라는 국적을 넘어서는 릴 리가 마치 딸처럼, 딸의 친구처럼 친근하다. 여름 휴가를 떠나게 된 릴리의 이야기는 그녀가 남긴 파란 일기장을 따라 읽으며 만나게 된다. 일기장의 내용을 프라이버시로 숨겨 두는 우리 아이처럼 릴리의 일기장엔 부모에 대한 나름대로의 의식이 깔린 날선 신선한 비판의식들이 있다.




  내 아이의 일기장이었다면 괘씸한 마음도 있었겠지만 한 다리 건너고 보니 아동에서 청소년으로 가는 성장이 보인다. 비판 의식이 자라는 것은 성숙과 독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그래서 부모라는 자리가 그냥 채워지는 것이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휴가를 떠나다 휴게소에서 버려진 릴리는 주인에게 버림 받은 개를 만나 휴게소에서의 생활을 시작하게 되며 그녀의 일기장엔 그녀가 다시 부모를 만나기까지의 모험 스토리가 모두 있다. 내용을 모두 말해 버리면 책 읽는 재미가 몇 배로 추락할 반전의 반전이 다소 비교육적인 제목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교육부 청소년 추천도서로 선정된 이유일 것이다.




  성장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은 고통 뒤의 결과가 성숙으로 이어짐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장통도 부모의 따뜻한 사랑 속에서 겪어야 그 아픔에 조금이라도 진통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아이를 키우면서 진짜 어른이 된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어린 아이의 입장과 나를 키운 부모의 입장을 한꺼번에 경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성장소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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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잡는 초등과학사전 지식과 정보가 있는 북오디세이 1
김현빈 외 지음, 신명환 그림, 손영운 추천 / 주니어김영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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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잡는 초등과학 사전

아이들이 과학을 좋아하게 되는 1단계는 신기하고 놀라운 실험의 경험이다. 이렇게 과학이 좋아진 아이들도 과학의 원리를 익히는 과정으로 들어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부딪히게 되는 것이 개념이다.

모든 학문들이 그렇듯이 제 1단계는 낯선 용어와의 만남이다. 그 중에서도 과학은 정말이지 많은 용어들의 집합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용어에 질린 아이들은 단어를 몰라 문장으로 나가지 못하는 영어의 어려움을 똑같이 겪고 만다. 그러면서 부지불식간에 과학자의 꿈은 꺾이고 중학교쯤 되면 싫어하는 과목 몇 위쯤에 과학이 자리 잡히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그래서인지 과학 사전과의 만남이 유난히 반갑다. 그것도 대상을 과학과의 첫 만남을 잘 펼쳐 나가야 하는 초등학생들로 한정한 점도 고맙다. 영어사전 말고 백과사전 말고 개념만 송송 모아 놓은 과학 개념 사전으로 놀라움 속에 만난 과학이라는 이미지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비법의 상자를 채워갈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큰 아이의 기말고사 범위에 해당되었던 부분 중에서 [태양계]라는 단어를 찾으면 학년과 학기가 단어 옆에 표시되어 있다. 태양계를 포털사전에서 찾았을 때의 개념과 비교하면 딱딱하다는 사전의 고정 이미지에서 벗어난 점을 바로 느낄 수 있다. 초등학생들에게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이 보인다.

[태양계solar system(5-2) 태양과 태양 둘레를 공전하는 천체들

-태양과 행성, 위성, 소행성, 혜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태양계는 우리 은하의 중심에서 약 3만광년 떨어진 곳에 있어요. 태양계의 유일한 항성인 태양의 질량은 매우 커서 태양계 전체 질량의 99.85%를 차지해요.]

최근에 퇴출된 명왕성에 대한 정보가 한 컷의 만화로 소개되고 있으며 이어서 태양계의 식구들인 수성부터 해왕성까지 생생한 컬러 사진과 함께 특징이 소개되고 있다. 행성 말고도 소행성, 혜성, 위성, 유성의 사진과 특징까지 모두 만나니 미니 백과사전이라는 느낌도 들 정도로 풍성한 자료가 돋보인다.

이번 겨울 방학엔 6학년 1학기 과학 책을 들춰보면서 처음 만난 단어들에 형광펜을 입혀보려 한다. 그리고 “개념이”를 펼쳐 그 뜻들을 읽고 포스트잇에 꼼꼼히 기록해 두는 개념 선행 학습을 해보려고 한다. 포스트잇은 작은 수첩에 옮겨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나만의 개념북을 만들어 보는 홈스쿨링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

개념이 당당하게 서고 나면 과학 사랑하는 마음도 쭈욱 계속 될 것이라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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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도깨비 책귀신 1
이상배 글, 백명식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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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도깨비

도깨비 이야기라면 가리지 않고 덤벼들던 두 아이들 덕분인지 나도 도깨비 이야기라면 무조건 읽고 보는 마니아가 되었다. 표지의 도깨비는 무섭거나 우스꽝스러운 도깨비보다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가깝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도깨비가 손에 들고 있는 책은 도대체 제목이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책 속에 콕 박혀 있는 그 눈빛과 미소 띤 얼굴 때문일 것이다.




초등 저학년에서 중학년 정도의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을만한 책이 될 것 같다. 혹시라도 책 읽기를 싫어하고 책보다는 다른 것들에 흥미를 빼앗기고 있는 자녀를 두고 있다면 더욱 권하고 싶은 책이다. 왜냐하면 도깨비들의 모습 속엔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돈 냄새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고리짝 도깨비의 돈에 대한 집념은 실로 대단하다.




하지만 우리는 책을 읽으며 고리짝 도깨비의 변신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자신들이 살 집터를 사게 되는 한 학자와 팽팽하게 맞짱이라도 뜨려는 듯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학자가 제안한 것은 人不通古今이라는 질문이었다. 수수께끼같은 질문의 해답을 찾으려는 도깨비들과 하나가 되어 함께 답을 찾게 되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의 마음일 것이다. 처음에는 이기고 말겠다는 각오로 시작하지만 글자를 깨치고 책을 읽게 되면서 책이 밥보다 좋은 이유를 책이면 안 될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남이 가르쳐준 해답이 아니라 일자무식이던 고리짝 도깨비 스스로 찾은 답은 우리아이들의 마음을 더욱 시원하게 할 것이다. 애지중지하던 전재산은 책읽는 도깨비 도서관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된다. 돈이 있어서 하나가 행복하다면 여럿이 읽고 또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의 책들은 돌고 도는 수많은 행복을 나을 것이다.




즐거운 삽화와 판타지적 구성요소들이 어우러져 이야기에 빠져드는 속도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우리아이들도 고리짝 도깨비처럼 책 속에서 행복해지는 아이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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