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소 과학 세트 - 전4권 완소 과학 시리즈
손영운 지음, 원혜진 그림 / 글담출판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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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관련 도서를 읽다 보면 항상 느끼는 것은 과학이 너무 어렵다는 것과 우리가 너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편안하게 생활하는 모든 것의 원동력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끊임없는 과학의 발전과 힘 때문이라고 당연히 힘주어 답을 말할 것이다.

그런데도 왜 여전히 과학은 과학을 배워야 하는 학생이나 과학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되어서 저만치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보게 되는 것인지? ㅎㅎㅎ

 

그런 나에게 뿐만 아니라,

과학이란 과목을 학교에서 배우면서도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른 채 그냥 재미없이 교과서를 달달 외우는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도 이 책은 우리가 왜 과학에 관심을 갖고 탐구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어렴풋이 깨닫게 해 준다는 데 큰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하게 개념잡는 소문난 교과서 과학-화학>이란 제목처럼 내용은 중학교 1~3학년 과정 중에 나오는 화학의 개념과 원리를 어떻게 해서든지 일상생활과 결부시켜서 아이들에게 화학이 결코 어렵고 동떨어진 연구실의 학문이 아니란 걸 강조하는데 무던히도 애를 쓰고 있다.

 

전체적인 구성은 1부~7부까지 중학교 과학 교과 과정 중에서 화학과 관련된 단원을 체계적으로 담고 있다.

'어렵다', '재미없다'라는 아이들의 선입견을 없애려는 듯,

각 꼭지가 시작되는 제목 밑에는 어김없이 '만약에!'라는 기발한 생각을 3줄 정도의 단상으로 깨알같이 달아놓아 책을 읽는 동안 그 답을 생각해 보도록 호기심을 자극한다.

물론 그렇게 발동된 호기심은 바로 <생활 속 과학 이야기>에 제시된 질문에 의문을 가지면서 과학이, 화학이 우리의 일상 아주 가까이에 우리와 함께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한다.

'아이스크림은 왜 녹는 걸까요?', '고깃국을 식히면 왜 하얀 덩어리가 생기나요?', '설탕은 하얀데 설탕물은 왜 무색인가요?', '냉동실에서 얼린 얼음은 왜 투명하지 않나요?'라는 물음들이 그러한 예들인데, 이런 물음에 대한 설명이 초등학교 때처럼 두루뭉실하지 않고 화학 용어를 섞어서 아주 자세하게 설명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각 주제의 끝 부분에는 학교 시험에서 점점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서술형 문제에 대비해서 <미리 만나보는 과학 논술>로 과학 논술을 대비하는 길잡이까지 자처하고 있으니 그 알찬 구성에 입이 쩌억 벌어지게 된다.

 

물론 들려주는 입말의 형태가 아니라 딱딱한 설명식 어투가 조금 아쉬운 부분이긴 하다.

알찬 내용들을 보고 있자면 교과서의 내용을 쉽게 풀어쓴 참고 도서로써는 손색이 없지만,

어차피 어려운 화학을 재미있는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접근하려고 했다면 교과서나 참고서와는 약간 다른 문체로 다가가는 것이 훨씬 부드럽고 덜 경직된 전달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란 나의 욕심을 숨길 수가 없다.

다행히 다양한 사진과 이해를 돕는 도표  사이사이로 재미난 일러스트에 말주머니를 단 만화식 캐릭터들이 자신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서 시각적으로 흥미를 자극하고 있어서 참으로 고맙다.ㅎㅎㅎ

 

오늘날과 같은 첨단 과학의 시대에 화학이라는 이름을 달고서 연구실이라는 금고에만 갇혀 있다면,

화학은 위험한 존재로만 다가올 것이다.

화학 무기를 만드는지? 그 어떤 환경 재앙을 불러올 위험천만한 것을 만들고 있는지? 내가 먹고 생활하고 있는 것들이 안전한지? 등을 과학자들에게만 맡겨둔다면 결코 이런 의문은 풀리지 않고 마음의 스트레스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화학에 대한 우리의 가냘픈 관심에 비해, 화학은 이미 우리의 모든 생활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느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화학과 친해져야 하고,

화학자가 되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생활의 필수 요소이므로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게 된다.

 

모든 과학이 그렇겠지만, 특히 화학과 친해지려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보를 접하는 것에서부터 화학의 원리를 체험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직접 따라 해 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다소 엉뚱한 아이들의 '만약에~~'라는 발상에 제동을 걸어 상상력을 짓밟는 일부터 그만 두어야 함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뿐이고.^^

실생활과 연결해서 생각하는 버릇을 들인다면 화학도 아이들의 친한 친구가 되어 줄 것 같다.

 

"엄마, 우리 냉동실 얼음도 뿌옇게 말고, 파는 얼음처럼 투명하게 얼려 봐요!"

라는 딸아이의 말에,

"귀찮게 뭘 그러니?"하며 싹뚝 호기심을 짓밟는 말과 함께 얼음통 가득 물을 채워 냉동실로 넣어버린 나의 행동이 설마 화학에 대한 관심을 회복할 수 없는 지경으로는 몰고 가지는 않았기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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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가 꼭 필요해 - 뿌리 튼튼 과학 02
이혜진 지음, 권현진 그림, 신나는과학을만드는사람들 감수 / 문공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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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것일수록 그냥 지나치기가 십상이다.

 

모래도 마찬가지다. 이 책은 바로 생활 여기저기에 유익하게 쓰이고 있는 모래의 쓰임새와 모래의 모든 것에 대해 다루고 있다.

풍화작용에 의해 깎이고 부서진 모래가 우리 아이들이 쉽사리 다치지 않도록 충격을 흡수해 주는 지킴이로 놀이터에 사용되기까지를 과학적인 원리와 개념으로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침식과 운반, 퇴적 등 자연 현상으로 인해 뭉쳐서 형성된 지층에 대한 설명만 보더라도

샌드위치 만들기를 예를 들어 그 단면을 지층에 비유하여 아이들이 실제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보면서 흥미롭게 지층이나 층리 등 과학 용어까지도 쉽게 이해하도록 해 놓았다.

 

특히 바위-자갈-모래-흙이 되는 모래의 족보가 자연적, 화학적 작용을 거쳐 긴 시간을 지나면서 그 지역의 특성에 따라 어떻게 석회 동굴이나 채석강, 화석 등의 신비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형되었는가를 알게 되면 지질학이나 건축학에 관심있는 아이들의 눈을 단번에 사로잡을 지도 모르겠다.^^

 

뿐만 아니라 무궁무진하게 쓰이는 모래의 쓰임을 알고는 입이 쩌억 벌어진다.

반짝반짝 유리, 첨단 기술의 집합체인 반도체, 모래찜질과 모래성 쌓기, 물과 불을 막는 모래 자루, 겨울날 눈길 빙판의 제설제, 모래를 이용한 스포츠, 모래 시계, 이집트의 피라미드 등 다양한 기능을 소개한다.

 

모래와 관련된 과학적 원리나 개념을 한 꼭지씩 설명할 때마다 어려운 단어는 색깔 형광펜으로 강조한 뒤 노트 필기하듯이 그 옆 여백에 뜻풀이를 해 두어 이해하기 쉽게 주를 달아 놓았다.

또 그 용어에 해당하는 재미난 사건이나 일화, 더 알리고 싶은 정보 등은 '모래가 톡톡'이란 작은 정보란과 '모래 플러스(+)'란 코너를 두어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사실 들에 키득거리기도 하고, 꼼꼼한 준비물과 상세한 실험과정이 소개된 실험관찰은 진지하고 흥미롭게 실험 도구를 챙겨서 직접 해보게 하는 유익함이 말 그대로 보너스이다.

게다가 책의 전체적인 내용도 그렇지만 '미니 과학 사전'에 실린 과학 용어들은 과학 교과와도 연계되는 것들이라 과학을 처음 접하는 초등학생들에겐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풍부한 사진과 재미난 일러스트는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모래의 정체를 파악하는데 일등공신이다.

 

하지만 비 오는 날에도 놀이터에 나가 상자 가득 모래를 떠 와서는 침식,운반, 퇴적 작용을 알아본다고 한바탕 난리법석을 떨었던 우리집 남매를 어찌하리오?

바가지에 물을 떠와서는 모래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부으면서 좋다고 깔깔대며 손뼉을 치고 펄쩍펄쩍 뛸 때마다 아이들 몸짓 따라 제멋대로 날아 떨어지며 발 아래서 밟히는 팔방미인 모래를 잠시 원망하게 되니 말이다.

아들아, 딸아!

제발 너희들 엉덩이가 무사하고 싶거든, 집 안으로는 모래 알갱이를 달고 들어오지 말아 달라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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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경제사전 - 경제신문과 함께 읽는
김은경 지음 / 황금나침반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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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도서 영역에서 유례없이 어린이 경제 동화인 '열 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면서,

한때 초등학생들이 주식에 큰 관심을 보인 적이 있다.

이를 필두로 재미나고 알기 쉬운 경제 동화들이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부모된 입장에선 초등학교 4학년만 되면 사회 교과서에 버젓이 등장하는 어려운 경제 용어들을 어떻게 우리 생활과 연결시켜 이해시킬까가 고민인데, 이런 책들의 등장은 더없이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경제 교육이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관심이 어느 정도 고조된 아이들이 어릴 때 가졌던 주식,금융시장에 대한 관심을 계속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학교교육에서도 경제 교과서와 금융교육을 체계적으로 이어나가 줘야 하는데 여전히 학교밖 교육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니 더욱 안타깝다.

 

그나마 KBS의 '경제 비타민'과 MBC의 '경제야 놀자' 같은 청소년들이 볼 수 있는 TV 경제 프로그램들은,

미미하게라도 학생들이 경제와 재테크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도록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오락성이 강해서 단편적인 금융상품 소개가 대부분이고 이를 보고 성급히 투자 결정을 내리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고 하니,

이것 또한 올바른 경제교육이라 하기엔 역부족이지만.ㅠㅠ

 

게다가 우리 아이들이 금융, 투자, 주식, 증권 이런 말만 어렴풋하게 접하고는,,,,

마치 이에 대한 투자가 자꾸 재물을 토해 내는'화수분'인양 생각하거나,

경제=돈이란 공식으로 생각하는 저자의 우려처럼 되는 것은 아닐까란 부정적 생각이 들면,

경제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참으로 중요하리란 생각에 마음이 다소 조급해진다.

 

원하는 특목고나 우수 대학에 진학한 아이들의 인터뷰가 실린 신문을 보면,

"신문으로 토론하고 시사감각을 익히고, 그것을 보며 자기의 생각을 정리했다."라는 학생들의 기사를 심심잖게 접할 수 있다.

그 때마다 부모들도 학생들도 "그래, 신문이야!"라고 생각하며 신문을 들춰보지만,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과 어려운 경제 용어들을 접하는 순간 머리가 어질어질해지며 슬그머니 덮어버리기가 일쑤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 '경제 신문과 함께 읽는 청소년 경제사전'은 매일 보는 일간지 옆에 반드시 병행해야 할 책이지 싶다.

우선 경제학자인 김은경씨가 경제용어를 물어보는 조카와 그 또래 아이들이 경제를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막연해 하는 그 마음을 알고는아주 체계적이며 이해하기 쉽도록 용어를 정리해서 선물하기 위한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그 마음이 아니었다면 400여 개의 경제용어 키워드와 40개의 신문기사, 40가지 경제 상식 등을 우리 사회 이야기와 결부시키는 과정에서 자칫 또 어렵게 표현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말대로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기 위해서 경제를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좀 더 입체적으로 잘 이해하기 위해서 경제를 알아야 한다는 경제의 기본 원리가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기만 한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고.ㅎㅎㅎ

 

경제와 시장, 우리집 경제, 기업과 경영, 금융과 증권 등의 돈, 국가와 경제 정책, 세계와 경제, 변화하는 경제와 사회 등

다루고 있는 내용도 광범위하다.

뿐만 아니라 가장 최근의 2007년 신문 내용 중에서 꼭 알아야 할 경제용어가 실린 기사를 회색 신문지가 연상되는 박스에 글씨 포인트를 작게 축소해서 함께 실어 놓음으로써, 그 용어가 결코 우리의 생활과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아이들이 인식하도록 배려해 놓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해 주는 경제상식은 파란색 박스에  눈에 띄게 담아놓아서,

자칫 지루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경제 용어들을 읽다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세계화로 경제 역시 세계시장으로 표현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학교 경제 교육에는 아이들이 경쟁력을 갖고 겸비해야 할 금융 교육 부문은 쏙 빠져있다고 하니

시대착오적이란 경제 전문가들의 지적이 우려만은 아닐 것이다.

동북아 금융 허브로 도약하자고 목소리만 높일 것이 아니라,

제도화된 금융 교육을 위해 우리 청소년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경제 용어부터 하나씩 익혀나가면 어떨까?

청소년들이 경제 용어와 흐름을 익히는데 이 책을 적극 활용하도록 슬며시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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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 소아정신과 최고 명의가 들려주는 아이들의 심리와 인성발달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1
노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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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저녁을 먹고 아이 둘과 모처럼 밤마실을 나간 적이 있다.

밤마실이라 해봤자 초승달과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서 아파트의 베드민턴장에서 얼음땡과 그림자 밟기를 하고,

아파트 한 바퀴를 돌며 얘기 나눈 것이 전부이다.

한데 엄마 아빠의 '바빠!'라는 핑계가 그동안 얼마나 아이들을 목마르게 했었는지,

한 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을 정말 밤하늘이 쩌렁쩌렁하도록 깔깔거리고 웃으며 그림자를 밟으러 뛰어다니고,

아파트 동 사이사이를 마치 정글 탐험하듯 의기양양하게 앞장 서서 걸으며

아무 것도 모르는 엄마를 모셔가는 양 서로 말을 이어가며 신나서 떠들어대는 남매의 행복함이라니.ㅎㅎ

새삼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은 아이들과 짧은 시간이지만 즐겁게 보내는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마 이 책을 다 읽자마자, 아이들이 조르기도 전에,

다소 귀찮은-아이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목격하기 전까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밤의 산책을   먼저 제안한 것을 보면

마음 속에 동한 무엇인가가 분명 있었던 것 같다.

그 밤의 짧은 산책으로도 아이들의 행복 지수는 생각 이상으로 금세 쑥쑥 올라갔으니 말이다.

 

딸아이의 일기장엔 벤치에 누워 하늘의 별을 보며 나눈 이야기가,

아들의 일기장엔 처음으로 '밤 하늘의 별'이란 동시가

반짝반짝 빛나게 적혔으니 이런 나의 단언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뻐한다'는 속담처럼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

하지만 작가 노경선씨처럼 아이들의 심리와 인성발달을 꿰뚫고 있는 소아정신과 최고의 명의가 책의 서두부터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나는 어떤 부모인가?" 라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부모가 과연 몇이나 될까?

내 경험으로는 피곤하고 바쁜 일상에서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느라 아이들은 뒷전일 경우도 많은데.......ㅠㅠ

 

'사랑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다. 아이에 대한 사랑도 표현하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다.'는 말에 백 번 옳은 말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보모의 양육 패턴은 자식을 통해 대물림 된다.'는 어마어마한 말을 들으면 조금 버겁다는 생각이 든다.

의식적으로라도 아이들을 키우는데 주의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사명의식이 순간적으로 끓어올랐다가도,

하나하나 신경 써서 기르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가에 이르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 것 같은 허탈함이 동시에 들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이런 육아서를 읽으면서 참 많은 걸 배운다.

'내 부모를 알아야 아이를 제대로 키울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곰곰이 나의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고,

한동안 소홀했던 내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애틋함이 느껴져 내 둘레의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기쁨도 음미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전반에 걸쳐 아이의 인생을 결정짓는 데 가장 중요한 엄마의 역할.

즉 아이의 몸이 보이는 감정적 반응을 언어화시켜 주는 존재로서의 엄마로부터,

문제가 일어났을 때 이에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몸소 실천하여 아이들이 보고 배우게 하는 부모의 자세까지

긍정적인 경험을 심어주는 것이 심리학, 소아정신의학,두뇌과학적으로 봤을 때도 아주 중요하다고 설명한 것은

부모 된 나 스스로를 성찰해 보게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특히 3부에 실린 마음 편하고 성격 좋은 아이-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10가지 덕목은

이제껏 우리 부모가 아이들을 키워온 방식과는 사뭇 다른 내용도 섞여 있어 귀가 솔깃해지는 항목도 많다.

1.부모와 자녀는 무조건 친해야 한다.

2.가정에 민주주의를 도입하라.

3. 만 3세 이전에는 주 양육자를 바꾸지 마라.

4. 아이 때문에 화가 날 때는 '일단 멈춤'하라

5. 때려서는 아이의 나쁜 행동을 고칠 수 없다.

6. 가정에 재판 절차를 도입하라.

7. 학원에 보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8. 과잉보호는 아이의 정서적 성장을 방해한다.

9. 컴퓨터 하는 꼴은 봐야 한다.

10. 사춘기 자녀들은 부모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

 

여기에서 다룬 내용들은 처음 엄마가 된 사람들, 아이들과 씨름하면서 교육을 생각하는 사람들, 아이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든 부모들의 고민을 상당 부분 풀어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부모는 아이로 하여금 세상의 모든 일이 재미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재미있는 일을 하고, 그 재미를 진심으로 나누기만 하면 됩니다.

아이와 마주 웃어주고 몸으로 신나게 놀아주는 이 모든 놀이가 아이의 감정 반응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길이며,

아이의 뇌를 건강하게 발달시키는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137~138쪽)

라는 전문가의 말이 가장 마음 깊은 자락에 와서 꽂히는 것은,

내 아이들의 기뻐하며 감동받는 모습을 아파트 산책길에서 이미 맛보았고,

그 순간을 즐거운 추억으로 떠올리는 것은 이미 아이들의 뇌가 건강해지기 시작했다는 걸 기분좋게 알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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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 아이를 위해서라면 꼭 읽어야할 필독서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0-22 17:11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 - 노경선 지음/예담Friend 아들을 데리고 백병원 소아정신과에 상담 받으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에 담당 의사가 꼭 읽어라고 권해줬던 책이었지요. 이 책을 읽고 나름 내 방식대로의 교육이라는 저의 무지에서 비롯된 착각이 초래한 결과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반성하면서 책을 두번 꼽씹어서 읽었습니다. 아시는 분 아시겠지만 저는 책 다시 읽거나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도 너무 좋은 내용이 많아서 다시 봤던 거지요. 부모라면..
 
 
 
색연필화 쉽게 하기 - 일반 색연필 기법
김충원 지음 / 진선아트북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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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 쉽게하기-기초 드로잉 편>을 보고 한동안 스케치 기법을 열심히 따라하던 딸이,

이번엔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는 데 푹 빠졌다.

2개 있는 연필깎이 중 하나를 깨끗이 닦더니, 하나는 색연필 깎이용으로 사용해야겠단다.

또 아끼던 새 지우개를 과감하게 세모꼴로 두 조각 내서는 색연필로 그린 그림을 지울 때 사용한단다.

그리곤 바로 집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그릴 대상을 정했는지 갑자기 조용해진다.

 

                                                        거실의 화분을 그리기 시작하는 초3 딸아이.^^





 


 
  TV옆에 놓인 화분의 실제 모습.

 

딸아이의 손을 거쳐 색연필화로 색다르게 탄생하는 모습을 담아본다.^^

딸의 말로는 작은 점들을 찍어 그림을 그리는 기법인 '점묘법'을 최대한 응용한 그림이란다.ㅎㅎㅎ


 





 





 



누나가 그림을 그리는 사이,

초1 동생도 옆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책을 보며 그림 연습을 한다.ㅋㅋ

부록의 색연필은 누나의 서슬 퍼런 한 마디에 만지지도 못하고,

자신이 쓰던 색연필로 신나게 선의 굵기를 유동적으로 변하게 그리는 내추럴 스트로크 연습 중!

더워서 집에 있을 땐 저렇게 반나체족 생활을 하지만,

그라데이션과 스트로크,색깔 더하기 연습을 하는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점점 그림의 전체적인 윤곽이 드러나더니,,,,,,


 




                                                                      드디어, 완성!!!!!!!

                                                                 정말 색연필을 잡자마자 그리더니,

                                                     눈 한 번 떼지 않고 단숨에 작품 하나를 뚝딱 완성해 냈다~~~^^

 

<스케치 쉽게하기>도 마찬가지였지만, <색연필화 쉽게하기>같은 이런 실용책들은

관심있는 아이들이 책을 읽고, 또는 보면서 참고해서 바로 따라할 수 있다면 그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좋은 책이라 여겨진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읽고 그걸로 끝나버린다면,

그건 어떤 실용서나 기법을 다룬 책으로써의 기능을 상실한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낯설고 멀게만 생각되던 그림 그리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감상하는 미술이 아닌 스스로 즐기고 표현하는 새로운 미술의 세계로 안내해 준다.'는 소개글이

전혀 과장이 아님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책이다.

 

색연필을 뾰족하게 직접 깎고,

그 색연필을 조그만 손에 꽉 쥐고는 쓱쓱싹싹 조금씩 윤곽이 드러나도록 정성껏 그려내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과 대조적으로,

좋아하는 색연필을 얼마나 한참 놓고 살았는지,,,,

아이들의 재촉에 못이겨 얼떨결에 그리게 된 벽시계 하나도 제대로 드로잉해 내지 못하는 내 손의 게으름을 원망하게 된다.

 

아주 잠깐이라도 자주 그려 보는 것이 좋다는 김충원 선생님의 충고는

내가 너무 오랜동안을 시간의 흐름에 타협해서 손의 근육을 방치했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좋다~~~~

책에 소개된 많은 예시 그림들을 참고해서  '내 멋'대로,

저~어기 우리 딸이 그린 화분부터 다시 시도해 봐야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그림 그리는 사람의 가장 소중한 덕목이라지 않는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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