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도서 영역에서 유례없이 어린이 경제 동화인 '열 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가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면서,
한때 초등학생들이 주식에 큰 관심을 보인 적이 있다.
이를 필두로 재미나고 알기 쉬운 경제 동화들이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부모된 입장에선 초등학교 4학년만 되면 사회 교과서에 버젓이 등장하는 어려운 경제 용어들을 어떻게 우리 생활과 연결시켜 이해시킬까가 고민인데, 이런 책들의 등장은 더없이 반갑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경제 교육이 중학교, 고등학교 교육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관심이 어느 정도 고조된 아이들이 어릴 때 가졌던 주식,금융시장에 대한 관심을 계속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학교교육에서도 경제 교과서와 금융교육을 체계적으로 이어나가 줘야 하는데 여전히 학교밖 교육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니 더욱 안타깝다.
그나마 KBS의 '경제 비타민'과 MBC의 '경제야 놀자' 같은 청소년들이 볼 수 있는 TV 경제 프로그램들은,
미미하게라도 학생들이 경제와 재테크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도록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오락성이 강해서 단편적인 금융상품 소개가 대부분이고 이를 보고 성급히 투자 결정을 내리는 청소년들도 적지 않다고 하니,
이것 또한 올바른 경제교육이라 하기엔 역부족이지만.ㅠㅠ
게다가 우리 아이들이 금융, 투자, 주식, 증권 이런 말만 어렴풋하게 접하고는,,,,
마치 이에 대한 투자가 자꾸 재물을 토해 내는'화수분'인양 생각하거나,
경제=돈이란 공식으로 생각하는 저자의 우려처럼 되는 것은 아닐까란 부정적 생각이 들면,
경제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참으로 중요하리란 생각에 마음이 다소 조급해진다.
원하는 특목고나 우수 대학에 진학한 아이들의 인터뷰가 실린 신문을 보면,
"신문으로 토론하고 시사감각을 익히고, 그것을 보며 자기의 생각을 정리했다."라는 학생들의 기사를 심심잖게 접할 수 있다.
그 때마다 부모들도 학생들도 "그래, 신문이야!"라고 생각하며 신문을 들춰보지만,
급변하는 세계 경제의 흐름과 어려운 경제 용어들을 접하는 순간 머리가 어질어질해지며 슬그머니 덮어버리기가 일쑤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 '경제 신문과 함께 읽는 청소년 경제사전'은 매일 보는 일간지 옆에 반드시 병행해야 할 책이지 싶다.
우선 경제학자인 김은경씨가 경제용어를 물어보는 조카와 그 또래 아이들이 경제를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막연해 하는 그 마음을 알고는아주 체계적이며 이해하기 쉽도록 용어를 정리해서 선물하기 위한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그 마음이 아니었다면 400여 개의 경제용어 키워드와 40개의 신문기사, 40가지 경제 상식 등을 우리 사회 이야기와 결부시키는 과정에서 자칫 또 어렵게 표현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말대로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기 위해서 경제를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좀 더 입체적으로 잘 이해하기 위해서 경제를 알아야 한다는 경제의 기본 원리가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기만 한다면 더 없이 좋을 것이고.ㅎㅎㅎ
경제와 시장, 우리집 경제, 기업과 경영, 금융과 증권 등의 돈, 국가와 경제 정책, 세계와 경제, 변화하는 경제와 사회 등
다루고 있는 내용도 광범위하다.
뿐만 아니라 가장 최근의 2007년 신문 내용 중에서 꼭 알아야 할 경제용어가 실린 기사를 회색 신문지가 연상되는 박스에 글씨 포인트를 작게 축소해서 함께 실어 놓음으로써, 그 용어가 결코 우리의 생활과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아이들이 인식하도록 배려해 놓았다.
이와 대조적으로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해 주는 경제상식은 파란색 박스에 눈에 띄게 담아놓아서,
자칫 지루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경제 용어들을 읽다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세계화로 경제 역시 세계시장으로 표현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학교 경제 교육에는 아이들이 경쟁력을 갖고 겸비해야 할 금융 교육 부문은 쏙 빠져있다고 하니
시대착오적이란 경제 전문가들의 지적이 우려만은 아닐 것이다.
동북아 금융 허브로 도약하자고 목소리만 높일 것이 아니라,
제도화된 금융 교육을 위해 우리 청소년들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경제 용어부터 하나씩 익혀나가면 어떨까?
청소년들이 경제 용어와 흐름을 익히는데 이 책을 적극 활용하도록 슬며시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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