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등생 플러스 유형별 해법과학 3-2 - 2007
천재교육 편집부 엮음 / 천재교육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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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학년 2학기가 되면서 딸 아이의 학교는 학년마다 사용할 수 있는 과학 실험실의 사용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과학 실험실 사용에 맞춰 단원의 순서를 바꾸어 수업을 한다.

그래서 1단원부터가 아니라, 4단원 '여러 가지 가루 녹이기'를 먼저 배우고,

7단원 '섞여 있는 알맹이의 분리'를 배운 뒤 단원평가를 두 차례 실시했다.

 

그런데 연거푸 치러진 두 번의 과학 단원 평가를 딸은 모두 100점을 받았다.

반 아이들이 특히 7단원은 어려워 해서 100점이 혼자 뿐이란다.

과학을 좋아하는 평소 딸의 성향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단원 평가를 치기 전 [우등생 플러스 유형별 해법과학]을 풀어본 것이 적효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왜냐하면 학교 시험에서 많이 다룬 유형별 문제들을 다양한 형태로 많이 접해 보고, 문제 자체를 익히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의외로 3학년 아이들은 아직도 과학 문제에 익숙하지 않아서,

문제의 어휘만 약간 바꿔도 틀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걸 많이 연습해 볼 수 있어서 좋은 결과를 얻었지 싶다.

 

문제집이지만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재미난 꼭지도 있다.

각 단원이 시작될 때, 단 3컷의 만화지만 앞으로 그 단원에서 다룰 중요한 내용이 무엇인가를 압축적으로 재미있게 표현하면서 호기심을 증폭시킨 것이 그렇고,,,,,

단원이 끝날 때마다, 그 단원에서 배운 내용을 꼭 기억하도록 '단원 정리하기'를 딱딱한 요점정리가 아니라 만화로 각인시켜 주는 점이 독특하다.

뿐만 아니라 그 단원과 관련된 '생활 속 과학 이야기'를 곁들여 아이들이 교과서에서 배운 과학의 원리가 우리의 생활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 속에 그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한다.

예를 들면, 7단원 '섞여 있는 알갱이의 분리'에선 '자동 판매기는 어떻게 동전을 구분할까요?'란 생활 속 과학 이야기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동전의 크기와 지나가는 속도에 따라 구분됨을 배운 내용과 연결해서 알게 하는 식이다.

 

결코 두껍지 않은 교재지만 이렇게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학교 시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유형을 익히고 다져준 다양한 문제의 힘이 무엇보다 크다고 본다.

 

거기에 비하면 각 단원의 처음에서 중요한 내용만을 공책 필기하듯 정리해 준 '핵심정리'는 직접 쓴 손맛이 느껴지지 않고 너무 형광스러워서(?) 엄마 입장에선 사실 거부감이 든다.

너무 형형색색들이다보니 오히려 아이도 힐끗 쳐다만 보고 그냥 지나가 버리고 만다.

조금 깔끔하고 차분한 이미지로 정리가 되었음 오히려 더 보기가 쉽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드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집에 별 다섯의 평점을 잘 주지 않는 내가 과감히 다섯을 줄 수 있는 이유는,,,

아직도 문제집 맨 앞에 붙어있는 모의평가를 가위로 잘라서 풀어보지 않은 상태이니,

중가고사도 기말고사도 이것으로만 대비해도 충분히 될 것 같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시험 지원 사격자를 둔 것 마냥 마음이 든든해 짐을 숨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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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제 해법수학 3-나 - 실력문제은행, 2007
해법수학연구회.최용준 지음 / 천재교육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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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제 해법수학"의 명성은 주변 고학년 엄마들의 입소문을 통해 익히 잘 알고 있던 터였지만,

아이가 1,2학년 때는 문제집을 구지 구입해서 풀려봐야겠단 생각을 못했었다.

그런데 정말 운 좋게도 출판사에서 고객평가단이란 이름으로 고객들의 소리를 교재에 반영하고자 엄마들의 반응을 알아보는 적극적인 모임이 있어, 거기에 응모했다가 처음으로 접하게 되는 행운을 얻었다.

 

'3000제'란 교재의 이름이 무엇을 뜻하는지 몰라 처음엔 조금 의아했는데,

수학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문제가 많이 들어있어서 반복적으로 난이도 있는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가능하도록 구성해 놓았다는 것을 알고는 수록된 문제 수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물론 정확히 문제가 3000개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지만, 부록으로 제공된 문제은행CD까지 합하면 충분히 그만큼의 문제는 될 거란 생각이 든다.

 

일반적으로 아이들 학교에선 한 단원이 끝날 때마다 단원 평가를 치른다.

특히 수학은 초등학생들의 학습 기초를 잡아주는 가장 중요한 과목이고, 아이들이 매일 문제를 접하고 풀어서 학습 습관을 잡도록 해 주는 데도 크게 한몫을 하기에 빠뜨리지 않고 시험을 친다.

그래서 요즘은 어떤 식으로든 학년의 학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선행학습으로 기본 문제집 한 권 정도는 풀고 다음 학기를 준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현실적 상황을 감안해 본다면,

"3000제 해법수학"은 학교 단원평가와 기본 문제만으론 조금 부족했던 다양한 문제를 접할 수 있는 문제 보충용 교재로 실력 쌓기를 할 수 있는 적당한 교재임이 분명하다.

 

전체적인 구성은 만화로 공부할 단원을 흥미롭게 엿보게 한 뒤,

1단계로 '교과서 핵심유형 문제'를 통해 책에서 본 익숙한 유형의 문제를 다시 한 번 접하게 한다.

그리고는 2단계인 '실력에 달개달기'를 통해 수학익힘책의 문제를 다양하게 풀어보게 한다.

3단계 '단원 마무리 하기'에서 조금씩 난이도 있는 사고력 문제를 다뤄 주고 나면,

4단계 '우리 학교 기출문제'를 실어서 실제로 학교 시험에 나왔던 중요한 문제들을 실전처럼 풀게 한다.

그리고 5단계 '단원 뛰어넘기'로 아이들이 어려워 할 난이도 높은 응용력 문제와 '단원 서술형 뛰어넘기'와 '우등생 세미나실' 등 창의력을 요하는 유형의 문제들을 입맛 갖춰 고르게 싣고 있다.

 

그리고도 또 남아 있는 부록책 "핵심정리집+퍼즐 북"과 "서술형, 논술형 따라잡기"와 엄청난 수의 문제를 담고 있는 "문제은행 CD"까지......

그야말로 많은 문제를 익히게 해 주기엔 금상첨화이다.

 

한데 이런 장점이 또 오히려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기도 한다.

"3000제 해법수학"의 여러 구성 단계에서 이미 많은 문제를 풀어본 아이가 3개나 되는 부록책으로 눈을 돌려 또 풀기엔 부담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핵심 정리집'은 만화로 단원 엿보기를 한 뒤에 살짝 끼워 넣어서 개념의 원리를 잡게 해 주면 좋을 것 같고, '퍼즐'은 딱딱한 문제 유형 사이사이에 쉬어가는 코너처럼 각 단원에 하나씩 넣어주면 머리도 식혀주고 게임을 하는 즐거움도 느끼게 할 것이다.

또 '서술형.논술형 따라잡기' 역시 서술식 문제만 한 권에 부록으로 묶어 놓으니, 아이가 아예 거들떠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직 서술형에 익숙하지도 않을 뿐더러, 각 문제 단계의 끝에 한 두 개씩 나오는 서술형은 꼭 풀지만, 자꾸 연필로 꾹꾹 눌러 가며 힘들게 답을 써야 하는 문제를 계속 풀어야 하니,,,풀기도 전에 질려 버리는 것이다.

차라리 뒤에 실린 경시대회 대비 문제와 적절히 섞어서 '경시대회 대비 문제'라고 부록 이름을 바꿔 부르는 것이 아이들의 도전 의식을 더 자극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또 하나,,,,

지나치게 많이 사용된 원색의 색상들이 눈을 다소 어지럽고 혼란스럽게 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 유형도 많은데, 색깔과 박스로 분류해 놓은 것까지 이것저것 산만하게 들어오니 더 문제가 많게 느껴지는 단점이 있다.

흑백과 여백의 미를 조금은 살려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되는 부분이다.

 

그렇더라도,,,,

아이들에게 문제집 한 권으로 이렇게 알차게 다양한 문제를 풀려볼 수 있다는 것은

"3000제 해법수학"이 오랜동안 사랑 받으며 입소문을 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될 것이다.

 

오늘도 단원 평가 시험을 치르기 위해 아침까지 서술형 문제를 잡고 낑낑거리던 딸이

과연 좋은 결과로 함박 웃음을 짓고 올 지,,,은근히 기대가 된다.

"3000제" 한 권만 다 풀고 나면 어쩐지 100점을 받고 신나게 뛰어올 것만 같은지,,,,

딸은 자신감 백배로 화팅을 외치며 학교로 갔으니 말이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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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문학박물관 - 구지가에서 김소월까지 한 권으로 보는
장세현 지음, 경혜원 그림 / 국민출판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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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학시절,, 책 내용이 온통 한자어 투성이라, 한자 사전을 옆에 끼고서 조윤제 선생이 썼던 [한국문학사]를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교수님이 들려주시는 각 문학에 얽힌 재미난 얘기들은 고등학교 시절에 얼핏 들어서 제대로 맛보지 못했던 문학이란 것에 대해 상당히 흥미를 느끼도록 해 주었기에, 토를 달아가며  읽어야 했던 한자들마저도 전혀 밉지 않고 풋풋하게 다가왔었다.

 

그리고,,,너무나 많은 시간이 흘러 버린 지금.

'박물관'이란 이름을 달고서 그 때 만났던 상상력 넘치는 문학들이 고스란히 한자리에 모여 앉아서 어린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 한다.

감회가 새롭기 그지없다.

 

수많은 어린이책들이 화려한 겉표지와 현란하고 달달한 내용들로 아이들을 끌어당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과연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처럼 누룽지맛 나는 우리의 옛문학에 아이들이 눈길이나 돌릴까?'하는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소파에 편안하게 누워서 '어렵게 묘사된 문학의 흐름을 이리도 재미있게 쓸 수도 있구나!'란 생각이 미치자, 글쓴이 장세현씨가 큰일을 하나 해 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중.고교 국어책에서나 볼 수 있는 문학작품들을 아이들이 쉽게 맛볼 수 있도록 고전적이면서도 해학적인 삽화를 넣어서  시각적 이미지화 시킨 것부터가 아주 세련되다. 

그런데도 중,고교 교과서에서 처음 접하게 되면 정말이지 고리타분한 고전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경우가 많다.

한자로 씌어진 원문이나 딱딱한 한자어투는 흑백의 규격화된 교과서와 더불어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곁가지식 얘기들만 중구난방 흩어져서 머리 속에 남게 되니, 시대적 맥을 잡기란 사실상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 결국 재미난 입말에서 시작된 문학은 어느새 '지겨운 문학'으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또, 고대가요인 <구지가>부터 향가, 고려속요, 시조, 가사, 고전 소설,  근대 초기 문학인 <김소월의 시>까지를 시대적 흐름에 따라 역사 이야기를 섞어가며 맛깔스럽게도 풀어낸다.

어떤 시대적 배경 속에서 이런 이야기가 생겼으며, 우리 문학사에서 지니는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쉽게 이해하도록 꾸며놓은 것이다.

 

그래서 구성 또한 상당히 체계적이고 깊이가 있다.

문학 작품 하나하나는 초등학생들이 봐도 전혀 어렵지 않도록  재미있게 소개되고 있고, 

이야기가 끝나면 여운과 함께 그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숨은 내용을 <작품 속 이야기>란  카테고리로 묶어서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그리고 이어지는 <한 걸음 더>는 말 그대로 그 작품이 있게 된 시대적 배경과 사상, 그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 등으로 작품 내용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흥미로운 정보들을 제공한다.

문학상식을 풍부하게 넓혀 주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셈이다.

 

역사적 순서대로  이야기들을 풀어놓았기 때문인지,

가만히 이 책을 끝까지 읽다보면,  시대에 따라 그 특징이나 내용이 조금씩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비현실적이고 황당 무계한 내용이 많다가 점차 현실을 반영하는 작품들이 많이 나오면서 서민들의 생각을 대신 말해 주는 작품이 많이 창작되었다는 것이다.

즉, 좀더 인간다운 세상을 바랐다는 점이다.

그래서 지금 이 시대에도 이런 작품을 읽으며 분노하고, 웃고, 가슴 졸이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 아닐런지......

 

이 책을 읽으면서부터, 계속 예전에 깔깔거리며 읽었던 옛시조 한 수가 부쩍 마음을 끈다.

지금 읽어도 여전히 재미있다.

우리 아이들이 문학을 어렵고 딱딱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즐겁고 재미있는 것임을 한 방에 깨우쳐 줄 재치만점의 사설시조!

 

두꺼비 파리 한 마리 물고 두엄더미 위에 올라 앉아

건너산 바라보니 날쌘 송골매 한 마리가 떠 있거늘 기겁을

하고 놀라 펄쩍 뛰어내리다가 두엄더미 아래 굴러떨어졌구나.

두꺼비 일어서며 말하길, 휴우 다행히 몸이 재빠른 나였기에

망정이지 둔한 놈이었으면 다쳐서 멍이 들 뻔했구나!

 

해학 속에 숨은 날카로운 풍자가 아무리 봐도 일품이다.하하하~~~

이 책을 제대로 신나게 읽은 어린이라면 나처럼 큰소리로 웃게 되겠지? ^^

 

어두침침한 민속박물관에 처박혀 있을 뻔 했던 우리 옛문학을,,,,

어른과 아이들이 방학 체험학습 삼아 삐죽 쳐다 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 생각날 때면 언제든 신나게 볼 수 있는 밝은 어린이 도서관으로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옮겨 놓은 듯하다.

 

맨 뒤에 실린 '국문학사 연표'는 연대를 쭈욱 나열하고 소개된 작품이 국문학사에서 어디 위치에 있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한 것이지만, 차라리 없는 것이 낫지 싶다.

아이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시대명을 적어 구분을 해 주는 것도 아니고,

B.C(기원전)와 A.D(기원후)로 나눠 딱딱한 도표 속에 다른 친구들이 알지 못하는 풍부한 지식들을 갖게 해주려고 했다니.......

부담없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다고 박수치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내게는, 

숫자와 작품을 꿰맞춰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인지 영~ 끝맛을 쌉싸름하게 만드는 '옥의 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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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3
존 보인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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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은 뒤 밤잠을 설쳤다.

두근거리고 방망이질 치는 마음을 쉽게 가눌 수가 없어 새벽녘까지 브루노와 쉬미엘의 환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다.

유태인의 대학살을 다룬 많은 책과 영화를 예전에도 접했지만,

가슴 구석구석 이렇게까지 아픔이 많이 남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이제껏 봐왔던 대부분의 작품들은 피해자인 유태인이나 그들을 바라보는 제3의 객관자가 대부분 화자인 경우가 많았다.

한데 이 작품은 가해자인 나치군 장교의 천진난만한 아홉 살 아들의 시각에서 인류의 비극사인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그려낸 점이 신선한 충격과 아픔을 더해 준다.

 

베를린의 고급 주택에서 가정부 마리안이 자신이 보물처럼 아끼는 물건들을 상자 속에 넣으며 이삿짐을 꾸리자, "내 물건이니까 건드리지 마세요!"하고 당돌하게 말하던 개구쟁이 브루노를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앞으로의 얘기가 어떻게 전개될 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다.

이야기가 흘러 가는 상당 부분까지도 막연히 유태인 학살과 관련된 내용이겠거니 생각하며,

순진한 아홉 살 아이의 이사 후 적응기에 귀여움이 느껴져 히죽거리며 웃기까지 했다. 

중반이 훨씬 넘어서면서 차츰 브루노가 그렇게 존경하는 아빠가 수용소의 총사령관이라는 사실과 '퓨리'로 불리는 인물이 히틀러라는 것, 그리고 브루노가 계속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자신이 이사간 곳을 '아우비츠'로 발음했던 곳이 '아우슈비츠'수용소라는 실체가 드러나면서 나의 오감이 서서히 긴장되기 시작했다.

결국 브루노와 가족들이 새로운 곳으로 이사하게 되면서 겪는 그 모든 혼란과 낯선 상황들을 유발한 아버지의 승진이란 게 그런 거였어~라는 생각이 드니, 몸서리가 쳐졌다.

 

물론 이야기 속 브루노,,,, 아홉 살 남자 아이 브루노는,,,,

내가 이 모든 상황을 알고는 손에 땀을 쥐고 잔뜩 긴장해서 책을 읽는 동안에도,

계속 그 모든 일들에 대해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하는 호기심 많은 개구쟁이 남자 아이로 여전히 남아 있었다.

오히려  브루노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특별한 만남이 즐거운 생활의 일상이 되어 그를 점점 기쁘게 할 뿐....

 

탐험 놀이를 즐기던 브루노가 집 주변에 쳐진 철조망 너머에 앉아있는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쉬미엘을 발견하고 스스럼없이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은 가해자인 독일 나치의 아이와 피해자인 유태인 아이의 마주침이라는 역사적 비극이 숨어 있음에도 그저 따뜻하고 아름답고 가슴 찡하다.

철조망을 사이에 두고 있음에도 어른들의 전쟁에 대해 어떤 말도 하지 않고, 오로지 아홉 살 자신들의 꿈과 삶에 대해서만 이야기 나누면서 서로 공감대와 우정을 쌓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철조망 건너편의 쉬미엘이 자신의 아버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걱정하자 탐험하기 좋아하는 브루노는 친구의 아버지를 함께 찾아주기 위해 줄무늬 파자마를 입고 철조망 안으로 들어간다.

브루노가 머리에 줄무늬 모자를 쓰고 줄무늬 파자마를 입었을 때,,,,

쉬미엘은 눈을 깜박거리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브루노는 철조망 안에 사는 자신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브루노는 철조망 밖에서 생활하고, 쉬미엘 자신은 안에서 생활해야 할까?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은 곧 '브루노이면서 쉬미엘'이란 상징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아버지를 찾아 헤매다가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뜻모를 행진 대열에 끼어 밀폐된 방으로 들어갈 때까지도 두 소년은 "네 아빠를 찾아 주지 못해 미안해.", "오늘 제대로 놀지 못한 게 아쉽다."라며  두 손을 맞잡고 서로를 위로한다.

나의 숨이 턱~하고 목줄기 끝까지 치밀어 올라 눈이 빨개질 때쯤,,,

사람들로 꽉 찬 출입문이 쾅하고 닫히며 암흑같은 어둠 속에서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아우성을 친다.

그 후로,,,브루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헉,,,,,,,,ㅠㅠ

 

반전이 있을 줄 알았다.

어린 아이들이라, 이렇게 예쁘고 착한 우정을 가진 아이들이라 뭔가 따뜻한 결말을 기대했다.

충격으로 턱까지 치밀고 올라온 숨을 잠시 쉴 수 없었다.

잠 자고 있는 내 아이들의 얼굴이 겹쳐지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두 소년이 전쟁의 대학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도 나에게 찐한 눈물을 솟구치게 했던 것처럼,

어떤 말로도 홀로코스트를 들먹일 수가 없다.

그저 이런 가슴아픈 우정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 -_-;;

 

이젠 줄무늬만 봐도 가슴이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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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소 과학 세트 - 전4권 완소 과학 시리즈
손영운 지음, 원혜진 그림 / 글담출판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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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관련 도서를 읽다 보면 항상 느끼는 것은 과학이 너무 어렵다는 것과 우리가 너무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편안하게 생활하는 모든 것의 원동력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끊임없는 과학의 발전과 힘 때문이라고 당연히 힘주어 답을 말할 것이다.

그런데도 왜 여전히 과학은 과학을 배워야 하는 학생이나 과학자들의 전유물이라고 생각되어서 저만치 한 걸음 뒤에서 바라보게 되는 것인지? ㅎㅎㅎ

 

그런 나에게 뿐만 아니라,

과학이란 과목을 학교에서 배우면서도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른 채 그냥 재미없이 교과서를 달달 외우는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도 이 책은 우리가 왜 과학에 관심을 갖고 탐구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어렴풋이 깨닫게 해 준다는 데 큰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하게 개념잡는 소문난 교과서 과학-화학>이란 제목처럼 내용은 중학교 1~3학년 과정 중에 나오는 화학의 개념과 원리를 어떻게 해서든지 일상생활과 결부시켜서 아이들에게 화학이 결코 어렵고 동떨어진 연구실의 학문이 아니란 걸 강조하는데 무던히도 애를 쓰고 있다.

 

전체적인 구성은 1부~7부까지 중학교 과학 교과 과정 중에서 화학과 관련된 단원을 체계적으로 담고 있다.

'어렵다', '재미없다'라는 아이들의 선입견을 없애려는 듯,

각 꼭지가 시작되는 제목 밑에는 어김없이 '만약에!'라는 기발한 생각을 3줄 정도의 단상으로 깨알같이 달아놓아 책을 읽는 동안 그 답을 생각해 보도록 호기심을 자극한다.

물론 그렇게 발동된 호기심은 바로 <생활 속 과학 이야기>에 제시된 질문에 의문을 가지면서 과학이, 화학이 우리의 일상 아주 가까이에 우리와 함께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한다.

'아이스크림은 왜 녹는 걸까요?', '고깃국을 식히면 왜 하얀 덩어리가 생기나요?', '설탕은 하얀데 설탕물은 왜 무색인가요?', '냉동실에서 얼린 얼음은 왜 투명하지 않나요?'라는 물음들이 그러한 예들인데, 이런 물음에 대한 설명이 초등학교 때처럼 두루뭉실하지 않고 화학 용어를 섞어서 아주 자세하게 설명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각 주제의 끝 부분에는 학교 시험에서 점점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서술형 문제에 대비해서 <미리 만나보는 과학 논술>로 과학 논술을 대비하는 길잡이까지 자처하고 있으니 그 알찬 구성에 입이 쩌억 벌어지게 된다.

 

물론 들려주는 입말의 형태가 아니라 딱딱한 설명식 어투가 조금 아쉬운 부분이긴 하다.

알찬 내용들을 보고 있자면 교과서의 내용을 쉽게 풀어쓴 참고 도서로써는 손색이 없지만,

어차피 어려운 화학을 재미있는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접근하려고 했다면 교과서나 참고서와는 약간 다른 문체로 다가가는 것이 훨씬 부드럽고 덜 경직된 전달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란 나의 욕심을 숨길 수가 없다.

다행히 다양한 사진과 이해를 돕는 도표  사이사이로 재미난 일러스트에 말주머니를 단 만화식 캐릭터들이 자신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해서 시각적으로 흥미를 자극하고 있어서 참으로 고맙다.ㅎㅎㅎ

 

오늘날과 같은 첨단 과학의 시대에 화학이라는 이름을 달고서 연구실이라는 금고에만 갇혀 있다면,

화학은 위험한 존재로만 다가올 것이다.

화학 무기를 만드는지? 그 어떤 환경 재앙을 불러올 위험천만한 것을 만들고 있는지? 내가 먹고 생활하고 있는 것들이 안전한지? 등을 과학자들에게만 맡겨둔다면 결코 이런 의문은 풀리지 않고 마음의 스트레스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다 보니, 화학에 대한 우리의 가냘픈 관심에 비해, 화학은 이미 우리의 모든 생활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느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화학과 친해져야 하고,

화학자가 되기 위해서 알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생활의 필수 요소이므로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게 된다.

 

모든 과학이 그렇겠지만, 특히 화학과 친해지려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정보를 접하는 것에서부터 화학의 원리를 체험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직접 따라 해 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다소 엉뚱한 아이들의 '만약에~~'라는 발상에 제동을 걸어 상상력을 짓밟는 일부터 그만 두어야 함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뿐이고.^^

실생활과 연결해서 생각하는 버릇을 들인다면 화학도 아이들의 친한 친구가 되어 줄 것 같다.

 

"엄마, 우리 냉동실 얼음도 뿌옇게 말고, 파는 얼음처럼 투명하게 얼려 봐요!"

라는 딸아이의 말에,

"귀찮게 뭘 그러니?"하며 싹뚝 호기심을 짓밟는 말과 함께 얼음통 가득 물을 채워 냉동실로 넣어버린 나의 행동이 설마 화학에 대한 관심을 회복할 수 없는 지경으로는 몰고 가지는 않았기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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